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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퀘이크, 마스퀘이크

화성탐사선 인사이트가 무사히 안착했다고. 미 항공우주국(NASA)의 미션 웹사이트 들어가보니 이번에 간 인사이트는 움직여 다니는 로버가 아니고 한 자리에 머무는 랜더인데, 로버를 풀어놓는 그동안의 랜더나 오로지 고정돼 있는 것들과 다르게 본체에 연결된 지진계와 탐침을 땅 위로 내려놓는 모양이다. 가운데 흰 색깔 팔이 'arm'이다. 어깨, 팔꿈치, 손목으로 이어진 똑똑한 팔인데 길이가 1.8m라고 함. 손가락은 5개. 짜식... 테스트할 때의 사진을 보면 이 팔로 지진계랑 시추장비를 내려놓는 모양. 동그란 솥뚜껑같은 지진계의 꼭지를 손가락으로 쥐고 들어올려 살포시 내려놓는 듯. NASA에서 '화성의 맥박을 잰다'고 소개를 했는데, 화성의 지진은 earthquake가 아닌 Marsquake라고 친절히도 써..

2018년 10월, 도쿄 가을여행

나무늘보랑 10월 말 도쿄 여행.어차피 도쿄는 여러 번 가본 곳이라 슬슬 놀멘놀멘 돌아다녔다. 단기연수 와 있는 유학생네 짐 풀고, 둘이 전철 타고 키치조지로.이노카시라 공원과 '미타카의 숲' 산책.알고 보니 우리 요니는 엄청 잘 걷는 거였어.요니와 함께 여행다닐 때에는 무지무지 많이 걸어다녔는데나무늘보는 두어시간 걸으면 지친다는 사실을 발견. 둘째 날, 본격적인 '관광'.목적지는 가마쿠라. 언제나 참 좋아하는 곳.가마쿠라 역에 내려서 기노쿠니야 수퍼에 들렀다.수퍼 앞 꽃가게를 일본스럽게, 이쁘게도 꾸며놨다. 나무늘보는 에노덴을 처음 타본다 하여.가마쿠라고교앞 역에 한번 하차해주고.이날 날씨가 큰일 했다. 정말정말 좋았다!더위혐오 유학생은 왜 여름이 끝나지 않느냐며 투덜투덜.낮 기온 20도를 넘겼음. 딱..

[구정은의 세상] 맘들의 분노, 맘들을 향한 분노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아이들에게 써야 할 돈을 멋대로 빼내 물건을 사고, 월급도 수당도 마음대로 정해 보너스를 챙기고 아들딸에게까지 줬단다. 엄마들이 충분히 분노할만한 일이다. 경기 김포에선 아이 엄마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아동학대를 했다는 소문이 돌아 학대교사로 지목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생각 없는 젊은 엄마들, 제 아이만 귀한 줄 알고 헛소문에 휘둘려 ‘신상털기’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람에 대한 분노가 쏟아졌다. ‘맘카페’는 온라인 적폐로 지목됐다. 엄마들의 분노, 엄마들을 향한 분노. 비난과 손가락질의 강도를 보면 후자가 훨씬 더 센 것같다. 근래 여론의 바로미터처럼 돼버린 청와대 청원을 보면 사립유치원 비리를 뿌리 뽑고 처벌을 강화하라는 청원에는 8000여명, 아동..

캐런 앨리엇 하우스, '사우디아라비아'

중동에 대한 책들은 꽤 많이 나와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를 주로 다룬 책은 거의 읽어보지 못했다. 2년 전쯤 메디치출판사에서 나온 캐런 앨리엇 하우스의 (방진영 옮김)라는 책을 '선물'받았다. 이 '선물'이 몹시 고마웠던 이유가 있다. 당시 국제부에 있었기 때문에 업무에 도움이 될 책이었을뿐 아니라, 편집자가 포스트잇에 곱게 적은 메모가 속지에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편집국에서 약 3년을 '학생'으로 일하다 편집자로 일하게 됐어요." 책을 만들고 보내준 편집자는 우리 회사에서 '알바'로 일하던 이였다. 그러니 반갑지 않을 수가 없었다. 메모에는 '천천히 읽어주세요'라고 써 있었고, 그래서 ^^;; 천천히 읽었다. 이제서야 읽었으니. 그 사이에 사우디 내부 상황이나 사우디를 둘러싼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

딸기네 책방 2018.10.17

[구정은의 세상] 평화상 뒤의 실력자(?), 노벨위원회의 토르뵤른 야글란트

올해 노벨평화상은 드니 무퀘게와 나디아 무라드에게 돌아갔군요. 논란 많았던 근 10년의 수상자 선정에 비춰 보면, 올해에는 '받을 만한 사람' '줄곧 거론되던 사람'에게 줬다는 느낌을 받게 되네요. 전쟁 중 성폭력에 대한 경고라는 점에서 의미도 있고요. 잘 알려진 대로, 노벨상은 스웨덴 한림원에서 대개 정하지만 유독 평화상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서 결정합니다.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그렇게 됐다는데 (사실 노르웨이가 스웨덴으로부터 독립한 지는 100년 밖에 안 됐어요;;) 왜 그렇게 정한 것인지는 노벨이 직접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물음표로 남아 있습니다. 노벨 평화상의 명성이 워낙 대단하다 보니 무언가 '공신력 있는 기관'이 객관적인 평가를 거쳐서 수상자를 정할 것 같지만, 사실 딱히 그렇지는 않습..

라틴아메리카에 관한 책들

중동과 아프리카에 이어, 이번엔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책들 중에 제가 재미있게 읽은 것 몇 권을 추천해봅니다. 사실 중남미에 관한 책을 적잖게 읽기는 했는데 너무 오래전에 나와 절판된 것들이 많고... 최근 책들은 많이 들춰보지는 못했어요. 이 지역 전문가들이 보시면 비웃으실지도. ㅠㅠ 제일 먼저 추천하고 싶은 것은 박정훈의 (개마고원)입니다. 국내 저자가 쓴 책들 중에 손꼽고 싶은 책. 대륙 전체의 역사는 아니고, 최근 일들을 중심으로 나라마다 테마를 잡아 사정을 들여다볼 수 있게 정리했어요. 대체 중남미에선 요즘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한 분들에게는 강추. 남미 대륙 전체의 역사를 다룬 개론서로 국내에 출간된 것들 중에는 까치에서 나온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는 표지를 보아하니 오래 전에 읽은 책인..

[경남 함양] 한옥마을의 가을 풍경

1박 2일 짧은 여행에서 담은 여운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스마트폰 갤러리에 남아 있는 화사하고 소박하면서도 맑고 깨끗하고 청명한 ^^;; 풍경들 몇 장. 사실 이 날을 빛내준 것은 8할이 하늘. 동네 자체도 너무 이뻤고. 돌담 밑에 빨갛게 말라가는(?) 고추들. 그리고, 문 사진들이 몇 장 있다. 어디를 가든 참 좋아하는 것, 문. 위의 것들은 일두고택의 문, 아래는 지나가다 본 마을의 어느 집 문.

가브리엘 포페스쿠 '국가 경계 질서'

고등학생이었던 나에게, 경계의 모습은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경계 경관 하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어떤 물리적 분리의 표식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내 시야가 닿는 곳에는 그 어떤 국경 펜스나 감시탑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결국 강을 건너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소련도 공산주의 국가였기 때문에 그곳으로 넘어갈 이유가 없었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강을 건너지 못했던 이유가 그것이 경계라는 것을 알고, 넘어가면 앞으로 삶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임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하천 중간에는 어떤 장벽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경계가 나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6-7쪽) 8월에 읽은 책인데 책상 위에 쌓아두고 있다가 이제서야 정리한다. 가브리엘 포페스쿠의 (이영민 외 옮김..

딸기네 책방 2018.09.28

[경남 함양]솔송주와 정씨고가, 종갓집 외손녀의 고퀄 북카페

일두고택을 나오면 이런 돌담길. 정면에 보이는 담을 따라 걸으면 대문 안으로 이쁜 마당이 보이는 집이 있다. 너무 예뻐서 그냥 막 들어갔다. 문 열려 있으니 들어가도 되겠거니 하면서. 들어가는 순간 바로 옆 건물 마루 밑으로 뱀 한 마리가 쏜살같이 스르르~사진을 찍으려는 내 동작에 비해 너무 빨라서 못 찍었다. 간판에서 보이듯, 전통주인 '솔송주'를 파는 곳이다.문재인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모두모두 다녀갔다고. 사진도 있다. 뽀리는 술을 샀다. 다음날 가서 또 샀다. 뽀리네 집들이 할 때 마시기로 했다. 마을 구경을 하면서 그 다음에 들른 집은 정씨고가. 1박 2일 한옥마을 한 번 다녀와서 뭘 이렇게 자꾸 올리냐고?왜냐면... 난 한옥마을 처음이니까. 히히. 다른 포스팅도 더 남아 있음. 실은 이 동..

[경남 함양] 개평 한옥마을에서 보낸 하루

추석 연휴 첫날, 모처럼의 나들이. 오래도록 어울리며 지내왔지만 여행은 처음 가는 멤버들. 애리언니와 뽀리와 나. 현미도 왔으면 '완전체'였겠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집으로... 날씨는 정말 좋았다.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토요일 오전 8시 20분 버스를 타고 함양으로. 대학 동기인 지인의 외가에서 을 찍었다는 얘기를 듣고, 사진을 한번 보고, 그 드라마 한번도 본 적 없는 처지에 충동적으로(!) 버스표 끊고 '고택스테이' 예약한 뒤 두근두근 기다렸던 여행이었다. 함양 버스터미널 내려서 옛날식 짜장면으로 점심 때우고, 택시 타고 개평한옥마을로. 택시요금 1만원. 마침 기사 아저씨 집도 개평마을이라고. 내리면서 아저씨 명함 받아놓고, 담날 터미널 나갈 때 또 이용함. 진짜진짜 너무나 좋았던 곳. 돌담길 따라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