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52

장자일기/ 바다새의 행, 불행

바다새의 행·불행 (공자가 말했습니다.) "너는 들어 보지 못했느냐? 옛날 바다새가 노나라 서울 밖에 날아와 앉았다. 노후가 이 새를 친히 종묘 안으로 데리고 와 술을 권하고 구소(九韶)의 음악을 연주해 주고, 소와 돼지, 양을 잡아 대접했다. 그러나 새는 어리둥절해 하고 슬퍼할 뿐, 고기 한 점 먹지 않고 술도 한잔 마시지 않은 채, 사흘 만에 죽어버리고 말았다." - 술취한 사람이 수레에서 "대개 술취한 사람은 빨리 달리는 수레에서 떨어져도 죽지는 않는다. 그 뼈마디나 관절은 다른 사람들과 같은데 다침이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은 그 의식이 온전했기 때문이지. 타고 있는 줄도 모르고, 떨어지는 줄도 모르니 죽고 사는 데 대한 두려움이 마음 속에 들어갈 리 없지. 따라서 사물을 대하는 데 두려움이 없네. ..

[노는 엄마, 노는 딸] 그라나다, 생각보다 별로였던 알함브라

10월 18일 목요일, 그라나다로. 역시나 아침부터 바쁜 하루. 호스탈에서 나와 배낭 매고 짐 끌고(배낭을 캐리어로 만들어주는 휴대용 간이 바퀴손잡이 정말 유용했음) 터미널로. 커피 한 잔, 주스와 식빵으로 아침 때우고 고속버스 타고 그라나다로 이동. 하마터면 목적지 놓치고 버스에서 못 내릴 뻔 했으나, 버스에 올라온 어떤 아가씨가 자리 내놓으라 하는 통에 그라나다임을 깨닫고 후다닥 내림. 터미널에서 33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이틀간 묵을 그라나다에서의 숙소는 호스탈 베네치아라는 쪼마난 여관이다. 하지만 앞길에 우리 호스탈 알려주는 표지판도 있음. 무슨 가이드북에도 소개됐다고 하네. 올라가 보니 주인 안 계심. 어딘가에 갔던 주인 할아버지가 잠시 뒤 오심. 우리에게 이것저것 주의사항을 얘기해주시고 다시..

장자일기/ 진흙 속에 꼬리를- 혜자와 장자

진흙 속에 꼬리를 장자가 복수(濮水)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초나라 임금이 대부 두 사람을 보내 자신의 뜻을 전했습니다. "원컨대 나랏일을 맡아 주시기 바랍니다."장자는 낚싯대를 진 채 돌아보지도 않고 대답했습니다. "내가 듣자 하니 초나라에는 죽은 지 삼천 년이나 된 신령한 거북이가 있는데, 왕께서 그것을 비단으로 싸서 상자에 넣고 사당 위에 잘 모셔 두었다 하더군요. 이 거북이 죽어서 뼈를 남겨 귀히 여겨지기를 바랐을까요, 살아서 진흙에 꼬리를 끌고 다니고 싶었을까요?"두 대부가 말했습니다. "물론 살아서 진흙에 꼬리를 끌고 다니고 싶었겠지요."장자가 말했습니다. "돌아가십시오. 나도 진흙에 꼬리를 끌고 다니겠소." 원추와 올빼미 혜자가 양나라 재상으로 있을 때, 장자가 찾아가 만나려 했습니다..

[노는 엄마, 노는 딸] 발렌시아 찍고 알리칸테, 지중해에서 수영!

10월 16일 화요일. 숙소에서 짐 빼들고 개선문 들렀다가 Barcelona Nord 터미널로. 10시에 버스타고 4시간 달려 오후 2시에 발렌시아 도착. 발렌시아는 내게 ‘아이마르가 뛰던 팀이 있는 도시’, 그리고 오렌지와 바다가 있는 도시- 모두 TV에서 본 이미지들이다. 그런데 현실은? 바다... 그것이 어드메뇨. 터미널에서 친절한 시민님들의 도움을 받아 8번 버스 타고 Reina 광장으로 향했다. 발렌시아의 숙소는 미리 잡아놓지 않은 탓에, 일단 방 얻는 것부터 시작. 광장 골목에서 맛없는 빠에야 15유로에 먹고, Hostel El Cid에 방을 얻었다. 짐 들고 돌아다니기 귀찮아서 가장 먼저 눈에 띈 호스텔에 그냥 눌러앉았다. 1박에 35유로. 더 깎을 걸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암튼 겉보기엔 ..

장자일기/ 우물 안의 개구리, 쿠파만두카

하백과 북해약 가을에 큰물이 나서 여러 강물이 황하로 흘러들었습니다. 그 흐름이 너무나 커서 강가 양쪽이나 모래톱에서 보면 소와 말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되자 황하의 신 하백이 흐뭇해 하며 자기가 세상의 모든 훌륭함을 독차지했다고 기뻐했습니다. 하백이 물결을 타고 동쪽으로 내려가다가 북해에 이르렀습니다. 거기서 동쪽을 보니 물의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얼굴을 돌려 북해의 신 약(若)을 보고 한숨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옛말에 '도'에 대해 백번을 들으면 저보다 나은 이가 없는 줄 안다'고 한 말이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이군요." 하백은 고구려 시조 주몽의 외할아버지인데... 저런 분(?)이었구낭. 우물 안의 개구리 북해약이 대답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바다 이야기를 ..

장자일기/ 혼돈에 일곱 구멍

11. 이름에 매이지 말고꾀의 창고 되지 말고쓸데없는 일 떠맡지 말고앎의 주인 되지 마십시오. 무궁한 도를 체득하고 없음의 경지에 노니십시오. 하늘에서 받은 바를 완전히 하고, 터득한 것을 드러내려 하지 마십시오. 역시 비움뿐입니다. 지인(至人)의 마음씀은 거울과 같아 일부러 보내지도 않고 일부러 맞아들이지도 않습니다. 그대로 응할 뿐 갈무리해 두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물을 이기고 상함을 받지 않습니다. 뭐야 이건... 왜 장자는 자꾸만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이렇게 어떻게 살아, 이건 '존재'가 아닌 거잖아. 혼돈에 일곱 구멍 12. 남쪽 바다의 임금을 숙(儵)이라 하고, 북쪽 바다의 임금을 홀(忽)이라 하였고, 그 중앙의 임금을 혼돈(混沌)이라 하였습니다. 숙과 홀이 때때로 혼돈의 땅에서 만..

로버트 카파 사진전

우리 회사에서 하는 사업이라서가 아니라, 정말로 한달 남은 이 전시회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당연한 소리지만 꼭 보고 싶어서. 내게 카파는 고야의 이미지다. 스페인 때문에? 고야의 붓터치를 연상케 하는 사진 때문에? 이유는 잘 모르겠다. 올초에 도쿄 에비스 사진미술관에서 쪼꼬만 카파 사진집 하나 사가지고 왔는데 싼 걸로 사려니;; 너무 작아서(정말 손바닥만한 문고판) 사진이 잘 보이지가 않아요... 답답해 ㅠ.ㅠ 에비스 사진미술관 외벽을 장식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사진 그러나 카파라면 역시 이 사진 요니 손잡고 같이 가서 보리라! 카파에 대해 좀더 알고 싶다면 이 글을... 로버트 카파 "우리는 전쟁 사진을 말할 때 로버트 카파를 빼놓고는 말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다. 카파 이전에도 많은 전쟁 ..

장자일기/ 무당 계함과 열자와 그의 스승 호자

5. 정나라에 계함이라는 신통한 무당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 살아 남고 죽게 되는 것, 화나 복을 받는 것, 오래 살고 일찍 죽는 것 등을 다 알 수 있었습니다. 연월일까지 알아맞히는 것이 꼭 귀신같았습니다. 정나라 사람들은 그를 보면 모두 도망을 갔습니다. 열자만은 계함을 만나 보고 심취하여 돌아와서 스승 호자에게 아뢰었습니다. "제가 처음에는 선생님의 도(道)가 지극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지금 보니 그보다 더한 도가 있습니다."호자가 말했습니다. "나는 너에게 도의 껍데기만 가르치고 아직 그 알맹이는 가르치지 않았다. 그런데도 너는 내가 가르치는 도를 다 터득했다고 생각했단 말인가? 암탉이 많아도 수탉이 없으면 어떤 달걀이 나오겠느냐? 너는 그 (알맹이도 없는) 도를 가지고 세상과 겨루..

[노는 엄마, 노는 딸] 바르셀로나의 빛깔은 '찬란함'

아무 감동 없던 가우디, 감동적인 하늘과 바다 아침은 호스탈 주변 식당에서 빵과 커피, 주스로. 8.7유로. 조낸 비싸다. 오전에 가우디의 까사 바요(바요라는 부자의 부탁을 받아 가우디가 지어준 저택) 거액주고 구경. 37유로, 거의 6만원 돈인데 예쁘고 재미있긴 했지만 솔직히 그 돈 주고 본 건 살짝 아까웠다. 카메라 배터리가 떨어져 숙소로 다시 들어갔다. (으으 이번 여행에서 카메라 증말 느무 속썩였다;; 결국 이 카메라 나중에 사막에서 잃어버려서 찍으나 마나 소용도 없어졌지만. 카메라 배터리 충전하려고 멀티꽂이까지 굳이 샀는데...) 호스탈 돌아간 김에, 근처에 있는 Open Cor 마트에서 빵과 햄과 치즈와 우유와 주스를 다 합해 8.8유로에 사서, 호스탈 부엌에서 차려먹었다. 이거 완전 좋잖아...

무인기(드론)로 피자 배달

대테러전을 계속하고 있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접경한 파키스탄에서 ‘드론(무인공격기)’을 이용, 민간인 피해를 계속 내 비난을 받아왔다. 미국민들을 대상으로도 드론을 운용할 수 있다는 오바마 정부의 방침 때문에 워싱턴에서 드론 논란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엔 색다른 드론이 등장했다. 도미노피자 영국 본사에서 6km 떨어진 곳에 있는 손님에게 드론으로 라지 사이즈 피자 2판을 배달한 것. 배달 시간은 10분 남짓 소요됐다. 물론 상시적인 배달 시스템은 아니고, 소형 상용 무인기를 개발하는 에어로사이트 사에서 만든 제품을 이용해 T+비스킷이라는 이벤트회사가 시범 배달을 해본 것이다. T+비스킷 측은 “최소한 사람이 가져다주는 것보다는 빨랐으며 조종하기도 생각보다 쉬웠다”고 이번 실험에 만족감을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