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를 뒤져서 10년전 독서노트를 찾아냈다. 컴퓨터 의존증이 없었던 시절, 파란 펜글씨가 어지럽게 널려있는 작은 공책. 실은 연말부터 이 노트를 꼭 다시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오래전 어느 친구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10년 뒤에는 무얼 읽을까'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그 글을 다시 읽어보고, 10년 뒤가 아닌 10년 전을 생각했다. 1995년, 사회생활 시작하고 정신없었던 반년, 그리고 아주 잠깐 '느슨한' 일을 하면서 줄기차게 책을 읽었던 반년. 책 읽기에 매진하기엔 엉덩이가 너무 가벼운 나에게는, 1995년과 2004년이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해였다. 그 때의 독서노트에 들어있는 책들. 최영미, 서른 잔치는 끝났다 (정말 재미있었던 시집. 당대를 풍미했던 이 시집을 펴낸 뒤 저 시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