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의 핵심. Heart of Darkness 조셉 콘래드. 이상옥 옮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그 말뚝 위에 놓인 얼굴들이 집 쪽을 향하고 있지 않았던들 더 충격적인 인상을 주었을 거야. 그 중의 하나만이 내 쪽을 향하고 있었는데 그건 내가 처음 분간해 낸 것이었어. 나는 자네들이 지금 생각하는 것만큼 충격을 받지는 않았어. 내가 머리를 뒤로 젖힌 것도 실은 놀람의 동작에 불과했던 거야. 나는 애당초 거기서 나무로 다듬은 덩어리를 보게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던 거야. 나는 처음 보았던 그 얼굴 쪽으로 일부러 망원경을 되돌려보았어. 그 말뚝 위의 검은 얼굴은 눈을 감은 채 말라서 오그라들었고 마치 그 기둥 꼭대기에서 잠이 든 머리처럼 보였지. 그리고 입술은 말라서 줄어든 채 하얀 이빨을 좁게 드러내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