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55

노근리, 아프간, 이라크... '미군 때문에'

노근리에서 한국전쟁중 미군이 방어선을 넘어 남하하는 한국 피난민들에게 총격을 가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다는 당시 주한 미국대사의 서한이 공개돼 노근리 학살사건을 둘러싼 새로운 논란이 예상된다. AP통신은 29일 한국전 당시 존 무초 주한미국대사가 미 국무부 딘 러스크 차관보에 보고한 `미군의 피난민 총격허용 방침'에 관한 편지를 찾아내 공개했다. 무초대사는 이 서한에서 "미군이 방어선에 접근하는 피난민에게 경고사격을 하고 이후 계속 남하할 경우 총격을 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노근리사건 당일 서한발송=AP통신은 무초 대사의 서한 날짜가 바로 노근리 학살이 터진 그날이었다며 이 문서는 미군 방어선을 넘어서는 피난민에 대한 미군의 발포 방침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이자 미 정부의 고..

다시 시작되는 아프간 전쟁

아프가니스탄이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 2001년11월 미국의 공격이 시작된 뒤 전황은 순식간에 정리되고 새 국가 출범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지는 것 같더니, 최근 들어 탈레반 세력의 반격이 재개되면서 오히려 전쟁이 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라크전쟁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미국은 2개의 전쟁을 치러야 할 판이 됐다. 탈레반의 총공세 탈레반이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춘계 공세에 나서면서 미군이 아프간에 병력을 증파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8일 탈레반이 아프간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6주 전부터 총공세를 펼치고 있으며, 미군이 충격을 표시할 정도로 공세의 강도가 높다고 전했다. 탈레반의 공세로 아프간전 개시 이래 가장 치열한 교전이 벌어져 지난달 이래 250명 이상이 ..

에탄올 시대

고유가 시대를 맞아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바이오에너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식물성 기름을 자동차에 쓸 수 있게 만든 ‘바이오 디젤’, 폐기물로 메탄가스를 발생시켜 만드는 ‘바이오매스’ 에너지, 곡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에탄올’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바이오에너지들이다. 특히 에탄올은 가솔린을 대신할 물류의 동력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각국에서 선풍적이라 해도 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 농무부는 올해 미국 곡물수확량의 20%가 에탄올 산업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고, 일본 정부도 바이오에탄올 주행시험을 시작하기로 하는 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탄올 연료의 선두주자인 브라질은 현재 운행중인 차량의 70%가 에탄올 연료 하이브리드 차량일 정도로 앞서 있다. 한국 정부도 바이오에탄올 유통시스..

라이스, 럼즈펠드, 정원식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의 고위인사들이 잇달아 대중들의 야유와 시위에 부딪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이라크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전쟁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대중들의 역공에 부딪치게 된 것. 특히 졸업시즌을 맞아 축사연사로 초청됐던 당정 지도자들은 학생은 물론 교직원들로부터 유례없는 수모를 잇달아 당하고 있다. 이런 항의시위 때문에 공화당 내에서는 `청중 경계령'까지 나올 판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라이스 장관은 22일 보스턴대학에서 명예학위를 받고 축사를 하기 위해 졸업식에 참석했다. 장관이 소개되자 참석자 2만명에게서 기립박수가 터져 나오는 듯했다. 그러나 명예학위가 수여되는 순간, 평화를 상징하는 흰 팔찌를 한 교..

인물로 본 금주의 외신

미국 여배우 조디 포스터가 펜실베이니아 대학 학위수여식에 연사로 등단, 조지 W 부시행정부에 비판을 퍼부었다. 포스터는 "미국과 세계는 4년 전보다 나빠졌다"면서 부시행정부가 9·11 테러 뒤 미국이 받았던 세계의 호의와 동정을 `탕진해 버렸다'고 비판했다. 올초 포스터가 졸업식 연사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졸업생들은 이날 연설에 열렬한 기립박수를 보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에서 "개인용 컴퓨터 (PC)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PC 시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의 끝'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저널은 최근 `PC 시대 끝'이라는 기사를 실었는데, 두 사람은 이 기사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PC는..

결국 멕시코 국경에 군대 투입 하겠다고.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불법입국자들을 막기 위해 미-멕시코 국경에 주방위군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이어 ‘불법입국자와의 전쟁’을 벌일 태세다. 대테러전쟁과 마찬가지로, 이번 ‘새로운 전쟁’에서도 최대 수혜자는 백악관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군수산업체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 미국이 멕시코 국경 감시용으로 최첨단 장비들을 구입하는데에 20억달러(약 1조9000억원)의 엄청난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21일 보도했다. 부시 행정부는 ‘국경안전구상(SBI)'을 내세워 국경 지대에 첨단 군사장비들을 배치할 예정이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은 향후 3~6년 간 군수산업체들과 국경에 배치될 장비의 구매계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계약..

21세기 新장벽, 세계를 가른다

동·서 독일을 가르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세계는 환호했다. 경제는 글로벌화되고 이데올로기 대립은 사라져 미국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주장처럼 `세계는 평평하다'는 가치관이 대세가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1세기를 맞아 구시대의 유물로 여겨졌던 장벽들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 선진국들이 빈국 출신 이민자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벽에서 더 나아가 국경에 물리적인 장벽을 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자본의 이동은 허용하되 사람의 이동은 막는다는, 신자유주의의 이율배반을 보여주는 유·무형의 장벽들이 늘고 있다. ◆ 미국, 멕시코 국경지대 600km 장벽 세운다 미국이 멕시코와의 국경지대에 콘크리트 장벽을 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상원은 17일 멕시코 국경에 약..

미국-베네수엘라 무기판매 놓고 또 대립

지구촌 최대 앙숙으로 떠오른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해 15일 무기금수조치를 내리자, 다음날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정부는 "미국산 전투기를 제3국에 팔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미국이 전투기 부품공급을 중단하면 이란 같은 `불량국가'에 무기를 넘기겠다는 것이다. 영 재섭단 말야... AP통신은 16일 베네수엘라 군 고위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베네수엘라가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16 전투기들을 제3국에 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3국'은 이란을 비롯해 미국에 밉보여 미국산 무기 구입길이 막혀있던 나라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베스 대통령의 수석보좌관인 알베르토 뮐러 장군은 AP 인터뷰에서 "미국의 무기 금수조치에 대..

가나에서 만난 '팔려간 아이들'

아프리카 가나 중동부 볼타 호수 근방에 있는 아베이메 마을. 26일 마을 광장에서는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흰 티셔츠를 맞춰 입은 어린아이들이 색색깔 고무 슬리퍼를 신고 나란히 앉아서 어른들의 춤을 지켜본다. 정오를 넘긴 시각, 햇살은 따갑고 아카시아 그늘에는 습기를 머금은 더운 바람이 오갔다. 아이들의 티셔츠에는 "어린이들을 자유롭게 하라(Free The Children, Let Them Go)"는 문구가 쓰여 있다. 국제이주기구(IOM) 재활센터에서 심리치료와 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이다. 이제 대여섯 살 쯤 돼 보이는 작은 아이들도 있고, 열서너 살 먹었음직한 큰 아이들도 있다. 이날은 IOM의 `예지(Yeji) 매매아동 구조프로젝트'에 ..

시에라리온의 난민촌

그러니까 난민생활도 좀 나은 곳에서 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하면 너무 매정한 것일까. 가나에 있는 라이베리아 난민촌과 시에라리온에 있는 라이베리아 난민촌을 다녀왔다. 가나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그래도 사람사는 곳 같긴 했는데 시에라리온 프리타운 외곽 그라프톤에 있는 난민촌은 대체 뭘 먹고 사나 걱정스러운 몰골이었다. 유엔 난민기구(UNHCR) 협조로 차를 타고 난민촌에 들어가면서 본 마을 모습. 난민촌의 학교 시에라리온은 영국 식민지였다. 이 난민촌은 2차 대전 때 영국군 기지로 쓰였다는데, 활주로 흔적이 저렇게 남아 있다. 마틸다라는 이 아이는,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내 손을 붙잡고 따라다녔다. 때가 꼬질꼬질한 손을 입에 넣었다가, 내 손을 잡았다가. 나도 너같은 딸이 있단다. 데려올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