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49

21세기 新장벽, 세계를 가른다

동·서 독일을 가르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세계는 환호했다. 경제는 글로벌화되고 이데올로기 대립은 사라져 미국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의 주장처럼 `세계는 평평하다'는 가치관이 대세가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1세기를 맞아 구시대의 유물로 여겨졌던 장벽들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 선진국들이 빈국 출신 이민자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벽에서 더 나아가 국경에 물리적인 장벽을 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자본의 이동은 허용하되 사람의 이동은 막는다는, 신자유주의의 이율배반을 보여주는 유·무형의 장벽들이 늘고 있다. ◆ 미국, 멕시코 국경지대 600km 장벽 세운다 미국이 멕시코와의 국경지대에 콘크리트 장벽을 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상원은 17일 멕시코 국경에 약..

미국-베네수엘라 무기판매 놓고 또 대립

지구촌 최대 앙숙으로 떠오른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해 15일 무기금수조치를 내리자, 다음날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정부는 "미국산 전투기를 제3국에 팔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미국이 전투기 부품공급을 중단하면 이란 같은 `불량국가'에 무기를 넘기겠다는 것이다. 영 재섭단 말야... AP통신은 16일 베네수엘라 군 고위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베네수엘라가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16 전투기들을 제3국에 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3국'은 이란을 비롯해 미국에 밉보여 미국산 무기 구입길이 막혀있던 나라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베스 대통령의 수석보좌관인 알베르토 뮐러 장군은 AP 인터뷰에서 "미국의 무기 금수조치에 대..

가나에서 만난 '팔려간 아이들'

아프리카 가나 중동부 볼타 호수 근방에 있는 아베이메 마을. 26일 마을 광장에서는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들이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흰 티셔츠를 맞춰 입은 어린아이들이 색색깔 고무 슬리퍼를 신고 나란히 앉아서 어른들의 춤을 지켜본다. 정오를 넘긴 시각, 햇살은 따갑고 아카시아 그늘에는 습기를 머금은 더운 바람이 오갔다. 아이들의 티셔츠에는 "어린이들을 자유롭게 하라(Free The Children, Let Them Go)"는 문구가 쓰여 있다. 국제이주기구(IOM) 재활센터에서 심리치료와 교육을 받고 있는 아이들이다. 이제 대여섯 살 쯤 돼 보이는 작은 아이들도 있고, 열서너 살 먹었음직한 큰 아이들도 있다. 이날은 IOM의 `예지(Yeji) 매매아동 구조프로젝트'에 ..

시에라리온의 난민촌

그러니까 난민생활도 좀 나은 곳에서 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하면 너무 매정한 것일까. 가나에 있는 라이베리아 난민촌과 시에라리온에 있는 라이베리아 난민촌을 다녀왔다. 가나에는 사람이 바글바글, 그래도 사람사는 곳 같긴 했는데 시에라리온 프리타운 외곽 그라프톤에 있는 난민촌은 대체 뭘 먹고 사나 걱정스러운 몰골이었다. 유엔 난민기구(UNHCR) 협조로 차를 타고 난민촌에 들어가면서 본 마을 모습. 난민촌의 학교 시에라리온은 영국 식민지였다. 이 난민촌은 2차 대전 때 영국군 기지로 쓰였다는데, 활주로 흔적이 저렇게 남아 있다. 마틸다라는 이 아이는,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내 손을 붙잡고 따라다녔다. 때가 꼬질꼬질한 손을 입에 넣었다가, 내 손을 잡았다가. 나도 너같은 딸이 있단다. 데려올 수만 있다면..

가나의 라이베리아 난민촌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부두부람의 라이베리아 난민촌. 27일 유엔난민기구(UNHCR) 직원들과 함께 부두부람 캠프를 찾아갔다. 아크라 시가지를 벗어나 노점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교외로 나가니 구릉 위에 판잣집들이 세워진 난민촌이 나타났다. 캠프 입구 파란색 컨테이너 모양의 귀환사무소 앞에서는 라이베리아 귀환을 원하는 이들이 고향의 가족들과 연락할 길을 찾기 위해 상담실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부두부람 캠프는 1990년 라이베리아 내전 때 도망쳐온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난민촌이다. 4만2000명이 거주하는 이 곳은 57만㎡(약 17만평) 면적에 병원 1곳과 45개의 학교, 교회가 있고 독립적인 신문도 있다. 자치단체 격인 복지위원회가 치안, 여성-아동, 보건, 영양 등..

북한산 위조담배

일본 해상보안청이 필로폰 등 마약류 밀매에 이용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 선박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북한산 가짜 일제 담배가 발견됐다. 북한이 각성제류 밀거래와 함께 위조 외국담배 판매에 나섰다는 소문은 2년여 전부터 있었지만 위조담배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 대만에서 적발된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위조 일본담배 도쿄(東京)신문은 14일 일본 해상보안청이 북한 선박인 두루봉1호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일본제 마일드세븐과 세븐스타, 미국제 말보로 등 외국 담배를 위조해 만든 담배들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 담배들이 대만과 한국 등지로 팔려나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본 정부가 각국 관계당국과 북한산 위조담배 수사를 위한 정보교환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발견된 담배들은 포장만 다를 뿐 모두 한 곳에..

브라질 상파울루 조폭 PCC 폭동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사흘간 폭력조직들의 경찰서 습격이 이어져 63명이 숨졌다. 브라질에서는 걸핏하면 교도소 폭동에 폭력조직간 시내 총격전이 벌어지는 등 치안부재 상황이 계속돼 왔지만 다이너마이트까지 동원된 이번 공격 사건은 국가권력에 대한 특히 심각한 정면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폭들, ‘경찰과의 전쟁’ 인구 2000만 명으로 남미 최대도시인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범죄조직인 ‘제1도시군사령부(PCC)’ 조직원들이 폭동을 일으켰다고 현지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PCC 조직원들은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100여차례에 걸쳐 경찰서를 공격했으며 상파울루 주 내 70곳 이상의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PCC 조직원들이 주도하는 폭동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청원경찰, 교도관 35명과 폭력조직원 14명 등..

'인권국가 미국' 왜 이러는지

미국은 인권 국가...라고 해도 믿는 사람 이젠 많지 않겠지만. 세계를 상대로 ‘인권’을 외쳐온 미국에서 또다시 인권 문제가 불거져나왔다. 지난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게 만들었던 ‘감청 파문’에 이어, 미 정보당국이 대형 통신회사들의 자료를 건네받아 국민 수천만명의 전화통화 기록을 조사한 사실이 폭로된 것. 또 말 많았던 테러용의자 고문 수사 문제에서도 정부가 광범위한 고문을 허용하는 쪽으로 관련조항을 개정한 사실이 들통나 ‘인권국가 미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됐다. 감청파문 ‘2라운드’ 일간 USA투데이는 지난 10일 국가안보위원회(NSA)가 2001년 9.11 테러 뒤 AT&T와 버라이즌, 벨사우스 등 3대 통신회사로부터 미국인 수천만명의 전화통화기록을 넘겨받아 조사했다고 폭..

만화 속 영웅들도 '문명의 충돌'

“이 살인자, 너를 없애버리겠다!” 근육질의 여성 전사가 매처럼 날아와 악당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검은 머리를 휘날리며 악의 무리에 맞서 싸우는 이 여성은 만화 속의 주인공이다. 원더우먼 같은 미국 만화 주인공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이 여전사는 이집트 출판사 AK코믹스가 내놓는 만화잡지 ‘스페이스 툰 타운’의 인기캐릭터 ‘잘릴라(Jalila)’다. 이집트 AK코믹스가 내놓은 '잘릴라'의 여주인공 잘릴라는 아랍을 공격하는 악의 무리에 맞서 싸우는 여성 전사 캐릭터다. 잘릴라는 2004년 첫선을 보인 이래 아랍-이슬람권의 여성 영웅으로 떠올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퍼맨, 배트맨 등 미국 만화에서 시작된 코믹 수퍼히어로(만화 속 초인적 영웅)들 사이에 문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중동-이슬람권을 중심으..

하나만 해도 끔찍한데.... '부시 대통령' 또 나온다고?

"내 동생은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동생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를 한껏 띄웠다. 부시대통령은 10일 플로리다 지역 언론과 회견을 가지면서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젭 부시 주지사가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의 이 발언을 일제히 보도, `3부자 대통령' 탄생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 너네 둘이 대통령 하면 가문에는 영광이겠지만 60억명이 싫어하겠다 부시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피터스버그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동생이 정치를 계속해 나중에 대선에 출마하길 바란다"면서 "당선되면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른다"고 덧붙이면서 "아마 동생 자신도 아직은 (자신이 출마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