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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다시 반전!

딸기21 2006. 7. 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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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선 정국이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다가 표본투표에서 우파 후보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던 좌파 후보가, 재개표에서는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선거부정 시비 속에 재집계가 실시되면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가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고 5일 보도했다.




멕시코시티의 선관위 직원이 재집계를 하기 위해 투표함을 옮기고 있다.  /AFP


현지 언론들은 좌파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가 우파 펠리페 칼데론 후보를 2% 정도의 지지율 차이로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전국 13만여개 투표소 중 80%의 투표소에서 나온 결과를 집계했을 때 36.69%의 득표율을 보이며 칼데론 후보의 34.67%를 앞서고 있다.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직후 7200여개 투표소에서 표본을 추출, 표본개표를 1차로 실시하고 이후 전체 13만788개 투표소에서 일정 비율의 표를 뽑아 예비개표를 2차로 실시한다. 전체 투표용지에 대한 개표는 1, 2차 개표에서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을 때에만 실시한다. 1, 2차 개표에서는 모두 칼데론 후보가 1% 정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 측은 집계 과정에서 300만표 가량이 누락되는 등 부정투표 의혹이 있다며 재집계와 전면 재개표를 요구했다. 선관위는 1, 2차 개표에서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종 당선자 발표는 미뤄놓고 있는 상태다.




그것봐, 수상하다고 했잖아! 승리를 다짐하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 /로이터


선관위는 문제가 된 300만표의 경우 기표 방법에 오류가 있어 표본 개표에서 제외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300만표만 개표했을 때에도 우파 후보와 좌파 후보간 격차는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13만788개 투표소의 예비개표 보고서를 다시 검토해보니 좌파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반전됐다. 좌파 진영은 1만8000여개 투표소에서 선관위가 발표한 투표용지 지급 개수보다 더 많은 투표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예 전면 수작업 개표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표본개표 뒤 먼저 승리를 선언했던 칼데론 후보는 "내가 집권하면 국가의 분열을 막기 위해 내각에 좌파 각료들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지만 좌파는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선거캠페인에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선풍을 일으켰다. 전국민의 40%가 빈곤선 이하에 살고 있는 멕시코에서는 서민, 빈민층 중심으로 FTA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오는 2008년부터 허용키로 한 미국산 옥수수 등 주곡작물 수입 조항을 재협상하겠다고 나서 호응을 얻었다. 그가 당선될 경우 비센테 폭스 현대통령의 시장중심 경제정책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멕시코 증시는 5일 하향곡선을 그렸다.




멕시코시티 중앙광장에 모인 좌파 지지자들이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로이터


선관위는 당초 예상됐던 결과가 반전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1, 2위 득표자들 간 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며 각 정치세력에 섣부른 대응을 자제토록 요청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도 "현재 정국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호엘 몬토야라는 유권자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대통령이 선거 뒤 곧바로 승리자를 발표했었다"면서 "이렇게 엎치락뒤치락하는 선거는 처음이라 많이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좌파 지지자들은 현재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가 앞서가고는 있지만 선거 과정에서 석연찮은 일이 많이 발생했다며 여전히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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