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이웃동네, 일본

젊은 구렁이

딸기21 2006. 6. 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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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후임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51·사진) 관방장관이 `대세'를 굳혀가고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집권 자민당 당원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베 장관이 라이벌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69) 전 관방장관의 2배가 넘는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이 지난 23~25일 자민당원 7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경향 조사에서 "다음 총리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인물"을 묻는 질문에 아베 장관이라고 답한 사람이 56.5%로 절반을 넘어섰다. 후쿠다 전장관은 23.9%를 얻는데 그쳤다.


자민당 총재선거가 사실상 다음번 총리를 뽑는 선거나 다름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베 장관이 한때 맹렬한 추격전을 벌였던 후쿠다 전장관을 제치고 `포스트 고이즈미'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셈이다. 일본 언론들은 두 맞수 사이에서 다음번 총리가 판가름 날 것으로 내다보면서 자민당 내 열띤 총재 경쟁을 `아베-후쿠다 대결(安福對決)'이라 부르고 있다.

당 일각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가 있었지만 유권자 조사나 당원 조사 모두에서 아베-후쿠다 대결을 바라는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민당 총재는 중의원·참의원 의원 403명(중의원장과 참의원장은 제외), 전국 당원 선거인단 300명 등 총 703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망언 파동으로 유명한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이나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楨一) 재무상은 경쟁에서 밀려나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두 사람은 각기 2.3%와 1.8%의 지지를 얻어, 아베-후쿠다 양강(兩强) 구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앞서 24일 산케이(産經)신문이 실시한 유권자 조사에서는 아베 장관 44% 후쿠다 전장관 24%였고, 요미우리신문 17~18일 유권자 조사에서는 44%-19%였다.


아베 장관은 정치·외교적으로는 우파이지만 후쿠다 전장관보다 상대적으로 젊은데다 고이즈미 개혁노선의 충실한 추종자라는 점에서 일본 내에서는 오히려 개혁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친근감과 개혁성 쪽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반면 아시아 외교를 중시하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반대해온 후쿠다 전장관은 `안정감' 측면에서 지지를 얻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분석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후광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아베 장관은 첨예한 이슈에 대해서는 고이즈미 총리의 입장을 되풀이하거나,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피해가고 있다. 특히 한국, 중국과의 외교관계가 걸린 야스쿠니 문제 등이 총재선거에서 부각되지 않기를 바라는 기색이 역력하다. 27일 야스쿠니 신사를 종교법인화하는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신사측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넘어갔고, 납북된 요코다 메구미 남편 김영남씨와 모친 최계월씨의 금강산 상봉에 대해서는 "납치문제 해결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외교적인 답변을 내놨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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