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17

피와 눈물의 <흑인 정치사>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사는 데드릭 배틀은 55세의 아프리카계 유권자다. 1960년대 민권운동가들에 대한 기억은 가슴 속에 생생히 남아있지만 아직까지 그는 한번도 투표를 해본 적은 없다.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사는 섄들 윌콕스는 올해 29세의 여성 유권자이다. 윌콕스 역시 흑인이고, 아직 투표를 해본 경험이 없다. 두 사람은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반드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일찌감치 유권자 등록을 마쳤다. 이유는 물론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다. 오바마에게 투표하기 위해서 생애 처음으로 유권자 등록을 하고 투표일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들처럼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혹은 정치적 무력함만을 느껴왔던 흑인 유권자들이 ‘오바마의 시대’를 앞두고 투표 대열에 나서고 있다고..

다급한 공화 ‘反유대주의’로 막판 승부

미국 대선에서 ‘반 유대주의(anti-semitism)’가 막판 이슈로 부상했다. 공화당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친 팔레스타인 성향’이라며 ‘반 유대주의자’ 낙인 찍기에 나섰다. 대선후보 토론 때 화제가 된 ‘배관공 조’도 선거전에 뛰어들어 오바마와 반유대주의를 연계시켜 논란을 빚고 있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오바마의 ‘시카고 인맥’ 중 한 명으로 알려진 라시드 할리디 컬럼비아대 교수(전 시카고대 교수)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앞서 LA타임스는 지난 4월 할리디 교수를 위한 파티에 오바마가 참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매케인 측은 “이 파티에서 오바마가 친 팔레스타인·반 이스라엘 발언을 했다”며 타임스가 갖고 있는 파티 동영상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앞서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매케인이 ..

민주콩고 다시 내전

오랜 내전을 끝내고 2000년대 들어 간신히 안정을 찾는 듯하던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옛 자이르)에 내전이 재연됐다. 천연자원 이권을 노린 반군이 몇몇 도시들을 장악, 약탈을 자행하면서 주민들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민주콩고의 투치족 군벌인 로랑 응쿤다가 이끄는 반군이 동부 북키부주(州)의 주도 고마 등 몇몇 도시를 장악했다고 지난 30일 보도했다. 정부군은 철수하며 사실상 반군에 굴복한 상태여서, 반군이 장악한 도시에서는 강도, 강간, 약탈, 살인이 벌어지고 있다. 며칠 새 주민 4만5000명 이상이 도시를 탈출했으며, 지난 두 달 간 모두 2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BBC는 전했다. 응쿤다는 지난 29일 휴전을 선언해놓고도 도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유엔은 이 지역에 배치했던..

지진은 왜 가난한 사람들만 다치게 하나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에서 29일 리히터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 최소 135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이날 지진은 발루치스탄의 중심도시 퀘타에서 북동쪽으로 70㎞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다. 이 지진으로 지아라트, 피신 등 8개 지역에서 건물이 무너지고 1만50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발루치스탄주 재건부 장관 자마라트 칸은 “동트기 전 새벽 5시쯤 지진이 일어났다”면서 “지금까지 13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마을이 떨어져 있어 피해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진앙지에서 30㎞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아라트에서는 최소한 77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확..

오바마 승리 굳히기 ‘광고 융단폭격’

미국 대선에서 기선을 잡은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 캠프가 막바지 TV ‘융단폭격 광고’와 대대적인 축하행사를 통해 승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오바마는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등에서도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를 누를 것이 확실해지자 막판 표다지기와 함께 승리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오바마 캠프는 29일 저녁 8시(미국 동부시간)부터 30분 동안 CBS, NBC, 폭스TV 등 주요 방송들을 통해 일제히 광고방송을 내보내기로 했다. 이 ‘깜짝 연설’ 계획은 이날 오전에야 공개됐다. 이 방송은 1929년 10월 29일 대공황의 ‘검은 화요일’에 맞춘 것이다. 광고는 경제위기로 내핍 생활을 하는 ‘보통 미국인’의 모습을 보여준 뒤 오바마의 새로운 경제정책 메시지를 전달하는 내용이다. ..

오바마 암살 모의 인종주의자 둘 체포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흑인들을 암살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극단적 인종주의자 일당이 또 붙잡혔다. AP통신 등은 미 연방 수사당국이 27일 테네시주 잭슨에서 신나치주의(스킨헤드) 백인 남성 2명을 적발했다고 보도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총기판매상을 털어 흑인들을 무차별 살상한 뒤 오바마까지 암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흑인 88명을 저격하고 14명을 참수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수사관계자들은 전했다. 숫자 8은 알파벳 여덟번째 글자인 H를 의미하기 때문에 유럽의 신나치주의자들은 ‘히틀러 만세(Heil Hitler)’를 의미하는 상징으로 ‘88’이라는 구호를 쓴다. ‘14’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신조인 “우리는 우리의 존재와 백인 어린이의 미래를 확보해야 한다”는 영어문장의 1..

“IMF 금고 바닥날 우려” 구제요청 국가 속출

글로벌 금융위기로 각국의 구제금융 요청이 속출하는 가운데 세계 통화의 안정성을 관리·감독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돈이 바닥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브라질, 터키 등 ‘신흥경제대국’들로 위기가 확산될 경우 IMF가 ‘실탄 부족’을 겪게 될 수 있다고 28일 경고했다. IMF는 아이슬란드에 20억달러, 우크라이나에 16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파키스탄에도 3년간 100억달러 가까이를 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헝가리와도 100억달러 구제금융 패키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10여개국이 구제금융을 신청해왔거나 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현재 2000억달러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꾸준..

위기의 신흥시장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세계의 신흥시장으로 퍼지고 있다.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인 브라질에 또다시 증시·환율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남미는 물론이고 오일달러가 넘쳐나던 중동까지 유동성 위기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동유럽에서는 ‘구제금융 도미노’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은 27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금융위기 대책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는 정회원국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와 준회원국인 콜롬비아, 칠레 등 10개국이 참석했다. 이 회의는 금융위기에 대한 남미권 공동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브라질의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소집한 것이었다. 참가국들은 공동성명에서 “무역보호조치보다는 역내 시장통합을 통한 성장..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Fed)란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를 강타하면서 누구보다 많은 시선을 받은 인물이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다. 레임덕에 시달리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세간의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버락 오바마·존 매케인 민주·공화 양당 대선후보조차 잠시 미디어의 초점에서 벗어난 반면, 버냉키 의장이 이끄는 FRB는 미국경제의 구원투수이자 조타수로 주목을 받았다. 분권화된 중앙은행 FRB 의장은 ‘경제대통령’이라 불릴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실제 FRB 체제는 상당히 분권화돼 있다. 이 시스템의 역사는 19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19세기 미국에서는 연방 전체의 통화정책을 총괄할 중앙은행이 두 차례 존재하다가 사라졌고, 20세기 초반에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모든 것을 맡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