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18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 (9) 세계와 접속하는 대륙

나이지리아의 ‘경제수도’ 라고스는 살아있었다. 지난달 초 바닷가 마리나 로드에서 바라본 아파파 항구. 거대한 선박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 항구를 에워싼 거대한 석유탱크엔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TOTAL)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나이지리아에서 가장 큰 회사 중 하나인 하니웰 제분공장의 밀가루 사일로들도 보였다. 울타리 너머로 어마어마한 양의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고, 입구에는 컨테이너 차량과 레미콘과 탱크로리들이 줄을 이어 정체가 극심했다. 서아프리카의 경제 동맥이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과 함께 아프리카 최대 물동량을 자랑하는 아파파의 모습이었다. 짐을 내린 뒤 대기하고 있는 컨테이너 차량들 밑에선 하역노동자들이 차체를 그늘삼아 쉬고 있었다. 또 다른 항구인 틴캔 아일랜드로 이어지는 길에는 세븐업 ..

나일강 물 분쟁 해결될까

오랫동안 나일강 수자원을 둘러싸고 물 싸움을 벌여온 이집트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 간에 분쟁이 타결될 조짐이 일고 있다. 이집트 관영 MENA통신과 알 아흐람 등 현지 언론들은 23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카이로를 방문한 케냐의 라일라 오딩가 총리, 콩고민주공화국(DRC) 조셉 카빌라 대통령과 연달아 만나 나일강 수자원 이용에 관한 조약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나일강 상류 수원지 부근에 있는 에티오피아, 우간다, 르완다, 탄자니아 4개국은 나일강을 이용해 관개농업을 확대하고 수력발전을 늘리기 위한 국제조약을 체결했다. 케냐도 최근 이 조약에 가입한데다 DRC와 부룬디도 곧 조인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나일강 하류에 위치하면서 강물을 가장 많이 끌어다 써온 이집트와 수단은 상류..

인공생명체 탄생... '신의 영역'에 도전하다

과학자들이 인공적으로 DNA를 만들어, 이를 주입시킨 박테리아를 탄생시켰다. 생명의 근원인 유전정보를 인간 마음대로 조합한 인공생명체가 처음으로 탄생한 것이다. 미국 생명공학벤처 크레이그벤터연구소(JCVI) 연구팀이 인공적으로 만든 DNA로 박테리아 군체를 증식시키는 데에 성공, 21일자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먼저 미코플라즈마 미코이즈라는 박테리아의 유전정보를 컴퓨터로 읽은 뒤 연구실에서 화학적으로 복사해 인공 DNA 조각들을 만들었다. 조각을 하나로 이어 박테리아의 완전한 유전정보가 담긴 DNA 세트를 완성했다. 미코플라즈마 카프리콜룸이라는 다른 종류의 박테리아 세포에서 DNA를 빼내고 인공 DNA를 집어넣었더니, 카프리콜룸에서 순전히 미코이즈의 특성만 나타났다. 10억번..

노인용 놀이터 런던에 등장

“이 놀이터는 어린이 출입금지!” 영국 런던에 이색 놀이터가 등장했다. 하이드파크 한켠에 마련된 이 놀이터는 잔디밭과 테니스코트와 볼링장, 어린이공원과 숲에 둘러싸여 있다. 다른 놀이터와 차이가 있다면 15세 이하 어린이들은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 18일 문을 연 이 곳은 민간단체 나이트브리지협회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60세 이상 노인들을 위한 놀이터’다. 공식 명칭은 ‘하이드파크 노인 놀이터(Hyde Park Senior Playground)’. 125㎡(약 37평) 넓이의 놀이터에는 노인들이 가볍게 몸을 풀 수 있는 사이클링머신과 스윙머신 등 덴마크제 운동기구 6대를 뒀다. 놀이터를 만드는 데 5만파운드(약 8588만원)가 들었는데, 그 중 4만파운드는 공원이 위치한 웨스트민스터 시민협의회가..

오늘의 1번

결정적 증거물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윤종성 과학수사 분과장(육군 준장)이 20일 오전 국방부에서 열린 민군합동조사단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서 결정적 증거물인 북한 어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010.5.20 스모킹 건 '1번'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20일 오전 국방부에서 열린 민군합동조사단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에서 결정적 증거물로 공개된 북한 어뢰 추진후부에 '1번' 이란 고유번호가 적혀있다. 2010.5.20 천안함 함몰, 北 어뢰가 원인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 민.군 합동조사단이 20일 국방부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여러 증거들을 종합해 볼 때 북한의 소형 잠수함정에서 발사된 어뢰가 침몰원인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공동조사단 ..

태국, 어디로 갈까… 전문가 진단

태국 군이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레드셔츠’ 시위대를 유혈진압했으나, 향후 정국이 안정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한국외대 태국어과 이병도 교수(사진)는 19일 “탁신 지지세력의 재결집 여부, 왕실의 동향, 아피싯 웨차치와 현 총리의 정치적 역량 등 수많은 변수들이 있다”면서 “특히 군부의 움직임이 정국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가 군을 동원, 시위대를 무력진압했다. 아피싯 정부의 다음 행보는. “아피싯은 9월에 의회를 해산하고 11월에 총선을 치르자는 일정을 시위대에 제시한 바 있다. ‘9월 총선’을 고집한 배경에는 군부가 있다. 아누뽕 빠오찐다 현 육군참모총장이 9월 군 정기인사에서 물러나면 더욱 강경한 ‘반 탁신계’ 장성이 뒤를 잇기로 내정돼 있다. 시위대는 ..

No Vote, No Kiss!

요즘 인터넷 서핑하다보면, 지방선거 앞두고 "No Vote, No Kiss!"라는 슬로건을 보게 되는데요. 저 슬로건의 원조 격인 미국의 "No Vote, No Sex!"운동에 대해 찾아봤습니다. “No Vote, No Sex”는 2004년 조지 W 부시의 재선을 막기 위해 미국 젊은이들이 만든 ‘보터가즘(Votergasm)’ 운동(http://www.votergasm.org)의 슬로건이랍니다. 더 멀리 '진짜 원조'를 찾으려면, 펠레폰네소스 전쟁 때 아테네 여인 리시스트라테의 제안에 따라 여성들이 남편들에게 "전쟁을 그만두지 않으면 섹스를 거부하겠다"고 위협해 전쟁을 멈추게 한 것을 들 수 있겠지요. 보터가즘은 무엇일까요.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즉 특정 정당을 지지하기 위한 조직(?)은 아니..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 (8) 과거사 청산은 '현재진행형'

지난달 19일 오전 르완다 수도 키갈리. 가탱가 지역 주민센터 앞에서 한 여성이 16년 전 일어난 ‘대학살’을 증언하기 위해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나는 마을 사람들이 죽어갔던 과정을 똑똑히 지켜봤다”며 “오늘 증인으로서 당시 벌어졌던 일을 그대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재판의 격식은 따지지 않는 듯했다. 이날 열린 항소심 재판에선 법복 입은 판사 대신 옆 마을 주민들 중 명망 있는 이들이 법관 역할을 맡았다. 재판 장소도 주민센터 내 30㎡ 정도 크기의 소강당이었다. 이웃 마을에서는 이날 판사가 배탈이 나서 재판이 미뤄졌다고 했다. 이것이 르완다의 지역사회별로 이루어지는 1994년 제노사이드(인종말살) 전범재판 ‘가차차’의 모습이었다. 지난달 19일 르완다의 가탱가 지역 주민센터 밖에서 수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