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1조 가까운 돈을 들여 극동에 새 우주기지를 세우기로 했다. 여전히 황무지로 남아있는 극동을 개발하고 민간 우주여행객들을 끌어들여 외화 수입도 늘리기 위한 우주인프라 투자다. BBC방송 등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247억루블(약 9750억원)을 투자, 중국 국경과 인접한 극동에 새 우주기지를 짓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위치는 블라디보스토크 북서쪽 아무르 오블라스트(주)의 우글레고르스크. 이 곳은 1961년 군 기지가 만들어지면서 형성된 마을로, 5300명의 주민이 폐쇄된 군사지역 내에 살고 있다. 러시아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기지가 이 곳에 있지만 주변은 모두 개발되지 않은 벌판이다.
푸틴은 이곳에 유인·무인우주선 발사가 가능한 ‘보스토치니 코스모드롬(동방 우주기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착공, 2015년부터 가동을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2018년 완공될 700㎢ 넓이의 코스모드롬에는 유인우주선 발사대 2대를 포함, 7대의 발사대가 들어서게 된다.
러시아는 모스크바 북서부 플레세츠크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에 코스모드롬을 갖고 있으나 유인우주선을 내보낼 수 있는 곳은 바이코누르 뿐이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우주기지인 바이코누르 코스모드롬은 옛소련 시절인 1962년 지어졌다. 보스토크, 보스코드, 소유스 등 러시아가 자랑하는 우주왕복선들이 지금까지 108차례 이 곳을 통해 지구 밖으로 나갔다.
미국이 우주왕복선 운행을 대폭 줄인 뒤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잇는 사실상 유일한 우주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이 낡은데다, 이제는 독립국이 된 카자흐스탄에 매년 1억1500만달러의 사용료를 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보스토치니 코스모드롬이 만들어지면 바이코누르 기지의 과부하를 줄이고 앞으로 늘어날 민간 우주여행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푸틴은 설명했다.
장차 재개될 우주개발 경쟁에 대비하려는 목적도 있다. BBC방송은 러시아가 화성 유인탐사계획 등 행성간 우주비행 계획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미국은 내년 2월로 유인우주선 운항을 완전히 중단하기 때문에, 그 이후로는 당분간 러시아의 독점시대가 열리게 된다.
기사와 상관... 아주 약간 있는 바이코누르의 겨울 풍경. 걍 시원하라고...
새 우주기지 건설계획 뒤에는 소외된 극동을 달래려는 의도도 들어있다. 극동에서는 블라디보스토크 등을 중심으로 해서 지난해부터 경제난에 항의하는 반푸틴 시위가 잇따랐다.
코스모드롬을 비롯해 부대시설과 주변 인프라까지 다 합치면 4000억루블 이상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러시아 정부는 보고 있다. 로스코스모스(러시아우주국)의 아나톨리 페르미노프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기지를 짓는 데에 전문인력 3만명이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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