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55

"가톨릭의 마라도나이자 메시" 중남미 열광

아르헨티나와 중남미는 바티칸에서 들려온 소식에 열광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의 고향인 아르헨티나에서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환호했으며 눈물을 터뜨리는 신자들도 보였다.아르헨티나 언론들은 “가톨릭의 리오넬 메시”라며 새 교황 탄생을 환영했고, 아르헨티나 트위터 이용자들은 왕년의 축구스타 디에고 마라도나의 일화에 빗대 “또 한 번 신의 손이 작용했다”면서 떠들썩한 반응을 보였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에게 “아르헨티나 국민과 정부의 이름으로 축하를 전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간 클라린 등은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새 교황이 과거 갈등관계였음을 꼬집는 기사들을 실었다. 새 교황은 페르난데스는 물론이고 페르난데스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대통령 시절부터 정..

프란치스코 새 교황, 교리엔 보수적이나 사회이슈엔 진보적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77)이 13일 베네딕토 16세의 뒤를 이을 제266대 로마 가톨릭 교황에 선출됐다. 새 교황은 즉위명으로 ‘빈자들의 친구’로 불렸던 아시시의 성자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딴 ‘프란치스코’를 택했다. 로마 교황청은 세계 각지에서 온 추기경들의 비밀회합(콘클라베)에서 5차례 투표 끝에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새 교황에 선출됐다면서 오는 19일 즉위 미사가 열린다고 발표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흰 옷을 입고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나와, 군중들에게 ‘우르비 엣 오르비(바티칸과 세계의 신자들에게 보내는 축복)’를 건넸다. 교황은 “여러분의 환영에 감사한다”면서 “동료 추기경들이 로마의 새 주교(교황)를 찾기 위해 세상 끝까지 갔던 모양”이라며 농담 섞인 인사를 건넸다. ..

중동 최강의 군대라던 시리아군, 결국 무너지나

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의 버팀목인 정부군이 무너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네요. 반군들이 이미 여러 지역을 손에 넣은 상황에서, 반격에 나서기는커녕 군대 충원도 못 하는 상황으로 전해졌습니다. 시리아 사태가 분기점을 맞는 걸까요. AP통신은 12일 “시리아 군이 탈영·전사 등으로 무너지고 있다”며 ‘병력 부족’이라는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친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조짐이 가시화된 것은 지난 10일입니다. 그랜드무프티(이슬람 대법관)인 아흐마드 하순이 국영방송에 나와 “시리아인들은 국제적인 음모에 맞서 나라를 지켜야 한다”며 정부군에 지원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하순은 아사드 충성파로 정부가 임명한 최고위 성직자다. 그의 발언은 정부군이 숫자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틀 ..

세계 1위 부자 카를로스 슬림, '반독점' 철퇴 맞을까

멕시코 정부가 통신·방송시장을 장악한 재벌그룹들을 향해 ‘독점 철폐’의 칼을 빼들었다. 칼날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세계 1위 부자 카를로스 슬림이 소유한 통신회사들이다. 정부 방침대로라면 슬림의 곳간인 통신회사들을 강제로라도 팔아치우거나 쪼개야 할 상황이지만, 멕시코 정부가 과연 이를 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멕시코 정부는 11일 통신·방송분야 독점규제를 골자로 하는 규제강화법안을 공개하면서 다음날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통신·방송분야 독점기업들의 과도한 시장통제를 약화해야 한다며 강도높은 규제를 천명한 바 있다. 새 법안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를 모델로 한 독립성 있는 규제기구를 설치하고 전국 단위의 ..

파키스탄, 미 반대에도 이란과 손잡고 가스관 착공

파키스탄의 젊은 공학자 말릭 아흐메드 칸은 1950년대에 도발적인 아이디어 하나를 내놨다. 파키스탄 군 기술학교 회지에 실린 ‘페르시아 파이프라인’이라는 그의 논문은 이란과 파키스탄을 잇는 에너지 연결망이라는 제안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친미 왕국이었던 이란과 파키스탄은 사이가 좋지 않았고, 두 나라 사이에는 영토분쟁 지역인 발루치스탄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란의 에너지를 파키스탄과 인도로 수송한다는 발상은 매력적이었지만 실현불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아흐메드 칸은 이미 숨졌지만 반세기가 넘어 그의 꿈은 이루어졌다. 파키스탄 일간 돈(DAWN)은 11일 이란-파키스탄 천연가스관 공사가 시작됐으며,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이 이란 국경도시 차바하르를 방문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착공..

러시아 위성 망가뜨린 중국의 우주쓰레기

인류가 최초로 우주공간에 무언가를 쏘아올렸던 옛소련의 ‘스푸트니크 쇼크’(1957년) 이후, 어느새 57년이 흘렀다. 미-소 간, 그리고 뒤를 이은 미-러시아 간 우주경쟁에 더해 최근엔 유럽과 아시아 각국들까지 우주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 덕에 우주는 지구에서 쏘아올린 물체와 잔해들, 이른바 ‘우주쓰레기’들로 넘쳐나게 됐다. 미국 CNN방송은 러시아가 인공위성 고장을 조사하다가 중국발 미사일 잔해 때문에 이상이 생긴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사고가 일어난 것은 지난 1월 22일. 러시아의 과학실험용 인공위성 ‘블리츠(BLITS)’가 인공물질의 잔해로 보이는 물체에 부딪쳤다. 모스크바에 있는 정밀공학장치연구소와 우주혁신센터의 연구자들은 2월 4일 실험용 위성이 고장나 궤도를 이탈한 사실을 포착했..

차베스가 가고 나니 '반미 독설가'가 없네

세상을 떠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세상이 다 아는 앙숙이었다. 유엔총회장에서 부시를 조롱하고, 미국이 미워했던 이란 대통령과 친하게 지내고, 미국이 국제 왕따로 만들어버린 쿠바를 돕고, 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거대 개도국들과 어울려 구미 강국에 맞섰다. 그가 떠난 지금은 누가 뒤를 이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반미 지도자들의 시대는 갔다.’ 미국의 오만함을 일갈하며 힘 없는 세상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주던 차베스 같은 돈키호테는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도 당분간 눈에 띌 것 같지 않다. 6일 영국 BBC방송은 웹매거진에서 “차베스는 세계 무대에서 미국을 대놓고 공격하던 최후의 비판자였다”고 보도했다. 사진 trueslant.com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우고 차베스, 명복을 빕니다.

"우고 차베스가 라틴아메리카의 통합을 위해 했던 역할이나 14년에 걸친 집권기간 베네수엘라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해온 일에 대해서는 역사가 합당한 평가를 내릴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대한 평가를 역사에 맡겨두기 이전에, 우리는 먼저 차베스가 국내·국제적인 맥락에서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었는지를 분명하게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남미 지도자들과 국민들은 지난 10년 동안 이뤄낸 통합을 향한 발걸음을 공고히 할 수 있다. 이 일이 굉장히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에겐 무한한 에너지와 통합을 향한 신념을 가지고 일했던 차베스가 없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면에 '차베스 이후의 라틴아메리카'라는 칼럼이 실렸다. 필자를 보니...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이러니 뉴욕타임스랑 어떻게 감히 경쟁할 생각..

차베스 이후, 베네수엘라는 어디로 갈까

암 투병 중이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58)이 5일(현지시간) 끝내 별세했다. 베네수엘라 전역에는 혼란과 충돌을 막기 위해 군대가 배치됐다.일간 엘우니베르살 등 현지 언론들은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슬픈 소식을 국민들에게 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이날 차베스의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군 병원에 입원해있던 차베스는 이날 오후 4시 25분 숨을 거둔 것으로 발표됐다. 14년간 베네수엘라를 통치한 차베스는 2011년 암에 걸린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쿠바에 가서 4차례나 수술을 받으면서도 베네수엘라 국영방송 메시지와 전화연결, 트위터 같은 SNS를 이용한 발언으로 ‘원격 통치’를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대국민 메시지나 방송 출연도 전혀 없어지는 등 국민들 앞에 모습을 ..

미-러, 체코 시골마을에서 '원자로 경쟁'

체코 남부의 작은 마을 테멜린에서 핵 강국들 간 대리전이 벌어졌다. 미국과 러시아 기업들이 원자로 건설 수주 경쟁을 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동유럽 핵발전 확대를 노리는 양국이 체코를 전초전 무대로 삼은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남보헤미아의 테멜린 핵발전소를 운영하는 체코에너지그룹은 현재 3기인 원자로를 5기로 늘리기 위해 올해 말까지 원자로 건설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예산 약 100억 달러, 1993년 체코 분리독립 이래 최대 프로젝트다. 경합 끝에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러시아의 아톰스트로이엑스포르트 컨소시엄이 최종 경쟁을 벌이게 됐다. 지난해말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미 국무장관이 프라하를 찾아 지원사격에 나섰을 때만 해도 웨스팅하우스가 유리해 보였지만, 올초 체코 대선에서 러시아 에너지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