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61

이라크전 10년, '하지 말았어야 했던 전쟁'

>2003년 1월18일, 영하 7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 속에 미국 워싱턴의 의회의사당 앞에 수만명이 모여 ‘전쟁 반대’를 외쳤다. 미국을 ‘깡패 국가’라 부른 것은 북한도 이라크도 이란도 아닌, 미국의 시민들이었다. 시위대의 구호 중에는 ‘정권 교체(레짐 체인지)’도 있었다. 그들이 원하는 정권 교체의 대상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악마 취급하던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아니라 부시 자신이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이던 프랑스에서도 그날 40개 도시에서 반전 평화시위가 벌어졌다. 영국, 러시아, 일본, 시리아, 요르단, 이집트, 독일, 스웨덴, 그리고 한국.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평화집회가 열려 미국의 무모한 전쟁 계획에 항의했다. 베트남전 반대 시위가 유럽과 미국에 국한된 것과 달리 이 때..

시리아 상대 군사행동 들어가나... 비행금지구역 거론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결국 시리아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설 것인가. 미국 정부와 의회, 나토 회원국들 사이에 시리아 대공방어망 파괴 등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리아 정부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의 위험성, 점점 커져가는 난민문제 등이 ‘행동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미군 유럽사령부의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사령관이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19일 “나토 회원국들이 만일에 대비한 군사작전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스타브리디스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규군의 제공능력을 없애기 위해 방공시설을 공습하는 방안을 나토국들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는 2011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리비아를 공습, 비행금지구역으로 만든 ..

남극 해저 1.6km에서 고래뼈 발견

과학자들의 흥미를 끄는 고래 뼈가 남극 깊은 바다 밑에서 발견됐다. 거대한 고래 뼈가 남극 심해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며, 고래 뼈가 바다 밑 모래 위에서 발견된 것도 드문 일이다. 영국 국립해양연구소 해양생물학 연구팀은 18일 칠레 남쪽 남극해에 있는 영국령 사우스샌드위치 섬 근해에서 대형 고래 뼈를 발견해 학술지 ‘심해연구’에 탐사 결과를 발표했다. 길이가 10.7m에 이르는 밍크고래의 뼈로, 해수면에서 1.6km 아래의 모래 위에 놓여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이 뼈가 해양 생태계의 순환시스템을 연구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래 같은 대형 생물이 죽어서 물 속에 가라앉으면 분해자 역할을 하는 생물들이 달려들어 살을 뜯어먹는다. 가장 먼저 상어나 먹장어, 갑각류가 달..

올 프리츠커 상은 일본 건축가 이토 도요오에게

재작년 대지진과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 센다이 시의 미야기노에는 ‘모두의 집’이라 불리는 나무 지붕의 작은 집이 한 채 서있다. 방 몇 개와 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는 거실로 이뤄진 특이할 것 없는 단층짜리 건물이다. 하지만 이 집을 설계한 이들의 면면은 눈부시다.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이토 도요오(伊東豊雄·71)를 비롯해 야마모토 리켄, 구마 겐고, 나이토 히로시, 세지마 가즈요 등이 힘을 합쳤다. 도쿄 중심가 오모테산도의 TOD‘s 빌딩과 긴자 미키모토 빌딩 등으로 유명한 이토는 ‘모두의 집’ 외에도 이와테현 가마이시 재건계획의 자문을 해주고 있으며, 2년전 3·11 대지진 뒤 센다이 시가 입은 건물 피해들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 특히 센다이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이토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영국 기자, 중국 공안에 끌려가며 리포트

악명 높은 중국의 ‘보도 통제’가 서방 카메라를 통해 생중계되는 일이 벌어졌다.영국 TV채널 스카이뉴스에는 15일 이상한 화면이 송출돼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 방송의 베이징 특파원 마크 스톤이 톈안먼 광장에서 뉴스를 전하다가 카메라맨과 함께 중국 공안(경찰)에 끌려 가는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탄 것이다. 영국 스카이뉴스의 마크 스톤 베이징 특파원이 15일 텐안먼 광장에서 중국 지도부 교체 소식을 전하고 있다. 스톤 기자는 이 보도 도중 중국 공안에 끌려갔으며, 이 과정이 그대로 방송됐다. 사진/스카이뉴스 웹사이트 체포되기 전 스톤 기자는 톈안먼 광장을 배경으로 중국 지도부 교체에 대한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스톤 기자는 경찰차에 태워지면서도 리포트를 계속했고, 시청자들은 기자가 보도 도중 구금되는 ..

새 교황과 바티칸의 관료들, 누가 이길까?

미국 로스앤젤레스 가톨릭 대교구는 13일 1970년대부터 2000년 사이에 벌어진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4건에 대한 보상금으로 피해자들에게 1000만달러(약 110억원)를 주는데 합의했다. 독일의 도이체방크는 올초 바티칸이 금융투명성에 관한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고 항의했고, 바티칸은 유럽연합(EU)의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 도이체방크 대신 비EU 국가인 스위스의 컨소시엄으로 금융거래 상대를 바꿔버렸다. EU 금융당국과 독일로부터는 바티칸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로마의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가 피어오르고 교황이 군중 앞에 손을 흔드는 동안에도, 이면에선 성추문과 부패·돈세탁·비밀계좌·관료주의·파벌다툼이 검은 연기를 내고 있다. 새 교황 프란치스코가 맞부딪쳐야 할 무거운 과제들이다. 가장 큰 숙제는 ..

"가톨릭의 마라도나이자 메시" 중남미 열광

아르헨티나와 중남미는 바티칸에서 들려온 소식에 열광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의 고향인 아르헨티나에서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환호했으며 눈물을 터뜨리는 신자들도 보였다.아르헨티나 언론들은 “가톨릭의 리오넬 메시”라며 새 교황 탄생을 환영했고, 아르헨티나 트위터 이용자들은 왕년의 축구스타 디에고 마라도나의 일화에 빗대 “또 한 번 신의 손이 작용했다”면서 떠들썩한 반응을 보였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베르골리오 추기경에게 “아르헨티나 국민과 정부의 이름으로 축하를 전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간 클라린 등은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새 교황이 과거 갈등관계였음을 꼬집는 기사들을 실었다. 새 교황은 페르난데스는 물론이고 페르난데스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대통령 시절부터 정..

프란치스코 새 교황, 교리엔 보수적이나 사회이슈엔 진보적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77)이 13일 베네딕토 16세의 뒤를 이을 제266대 로마 가톨릭 교황에 선출됐다. 새 교황은 즉위명으로 ‘빈자들의 친구’로 불렸던 아시시의 성자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딴 ‘프란치스코’를 택했다. 로마 교황청은 세계 각지에서 온 추기경들의 비밀회합(콘클라베)에서 5차례 투표 끝에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새 교황에 선출됐다면서 오는 19일 즉위 미사가 열린다고 발표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흰 옷을 입고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나와, 군중들에게 ‘우르비 엣 오르비(바티칸과 세계의 신자들에게 보내는 축복)’를 건넸다. 교황은 “여러분의 환영에 감사한다”면서 “동료 추기경들이 로마의 새 주교(교황)를 찾기 위해 세상 끝까지 갔던 모양”이라며 농담 섞인 인사를 건넸다. ..

중동 최강의 군대라던 시리아군, 결국 무너지나

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의 버팀목인 정부군이 무너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네요. 반군들이 이미 여러 지역을 손에 넣은 상황에서, 반격에 나서기는커녕 군대 충원도 못 하는 상황으로 전해졌습니다. 시리아 사태가 분기점을 맞는 걸까요. AP통신은 12일 “시리아 군이 탈영·전사 등으로 무너지고 있다”며 ‘병력 부족’이라는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친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조짐이 가시화된 것은 지난 10일입니다. 그랜드무프티(이슬람 대법관)인 아흐마드 하순이 국영방송에 나와 “시리아인들은 국제적인 음모에 맞서 나라를 지켜야 한다”며 정부군에 지원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하순은 아사드 충성파로 정부가 임명한 최고위 성직자다. 그의 발언은 정부군이 숫자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틀 ..

세계 1위 부자 카를로스 슬림, '반독점' 철퇴 맞을까

멕시코 정부가 통신·방송시장을 장악한 재벌그룹들을 향해 ‘독점 철폐’의 칼을 빼들었다. 칼날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세계 1위 부자 카를로스 슬림이 소유한 통신회사들이다. 정부 방침대로라면 슬림의 곳간인 통신회사들을 강제로라도 팔아치우거나 쪼개야 할 상황이지만, 멕시코 정부가 과연 이를 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멕시코 정부는 11일 통신·방송분야 독점규제를 골자로 하는 규제강화법안을 공개하면서 다음날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통신·방송분야 독점기업들의 과도한 시장통제를 약화해야 한다며 강도높은 규제를 천명한 바 있다. 새 법안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를 모델로 한 독립성 있는 규제기구를 설치하고 전국 단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