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61

말리, 알제리, '식민 모국'

요즘 뭐 국제뉴스는 고사하고 국내 뉴스에도 담 쌓고 지내니. 더군다나 요 며칠 바쁜 일도 있고 해서, 예전 같으면 관심 가졌을 일을 그냥 스쳐 지나가다가 이제야 몇줄 끄적인다. 말리-알제리 사태에 대해서. 이미 '알제리 인질극'은 상황종료라지만, 말리의 혼란과 알제리의 비극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며 내일도 그런 상황이 계속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으니. 통북투가 있는 나라, 늘 가보고 싶은 나라 말리. 얼마전 모로코 여행 때 사하라 사막 투어 갔다가 "통북투까지 낙타 타고 52일"이라는 또다른 투어 광고를 보고 다시금 말리에 대한 로망이 불타올랐다. 그런데 어릴적부터 내가 로망 삼아온 나라들은 다 아수라장이 되더라고. 아프가니스탄도 그렇고... (바미얀 석불을 탈레반이 부쉈을 때 나는 울었다) 아무도 관심 없..

집을 짓고 싶으신가요?

일본 브랜드 중에 아주아주 좋아하는 무지(MUJI). 일본어 이름은 '無印良品'이지요. 요새는 국내에도 점포가 많이 늘어난 모양이던데. 도쿄 근교 후타코타마가와에 커다란 무지 가게가 있어요. 무려 3층 건물에 1층에는 의류와 문구, 2층에는 가구와 패브릭 등 주거 관련 상품, 3층에는 식기와 식재료, 무지 카페가 있습니다. 그 가게를 홍보하려는 것은 아니고... (물론 무지를 엄청 좋아하기는 합니다. 페어트레이드 제품 팔고, 유기농 면과 린넨으로 만들어진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파니까요) 오늘 거기서 재미난 공책을 봤습니다. 가구 코너에 무지 특유의 갱지 표지가 붙은 공책이 놓여있고 '마음대로 가져가세요'라 되어있더군요. 공짜! 무슨 공책인가 해서 열어보니 이런 거였습니다. "집 만들기 응원 노트(..

사람들은 얼마나 오래 살까- 각국 평균기대수명

페이스북에서 화천 농부아저씨가 재미난 얘기를 했어요. "남녀평균수명이 눈에 띄게 차이가 나는 곳은 주로 유교문화권이란 얘기를 어제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만일 사실이라면.... 유학은 남성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이데올로기라 할 수도 있을낀데"라고요. 국제뉴스와 통계를 오래 보아온 제 느낌엔,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유교' '문화권'이 요즘 사람들의 기대수명에 영향을 미칠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고요. 평균기대수명(예상 수명)은 사회경제적 요인에 좌우되는 거니까요. 아마도 남성들 기대수명이 여성들보다 확 떨어지는 곳은 옛소련 무너진 뒤 사회인프라가 다 망가진 러시아와 동유럽일 듯 싶습니다. 아프리와 아시아의 최빈국들은 남녀 모두 기대수명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남녀간 차이는 줄어들 것이고요. 그래서..

우리가 모르는 '나리타'

젊은 여자 하나가 밭에서 방울토마토를 들여다본다. 쇠울타리 쪽에서 남자가 큰 소리로 부른다. "여기 좀 봐, 비행기가 이렇게 가까이서 보여!" 하지만 여자는 듣지 못한다. 귀에 커다란 헤드폰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농사를 지으면서 음악이라도 듣는 걸까? 알 수 없지만, 바깥의 소리가 듣기 싫어서인 것은 분명하다. "시끄러워서." 여자는 또 말한다. "보고 싶지 않아, 조용한 시골에서 쉬고 싶어 왔는데 저 비행기 소리라니." 여기는 나리타, 일본 관동 지방의 관문인 나리타 공항 바로 옆이다. 옆이라고 하기엔 정말 너무 옆이다. 밭 울타리 뒤로 중국 남방항공, 전일공수(ANA), KLM의 비행기가 선명한 마크를 달고 지나다닌다. 활주로 곁에서 그들은 농사를 짓고 있는 걸까? 다큐멘터리같기도 하고 단편영화같기..

세계로 진출한 '독재자의 딸'

'독재자의 딸'이라고 미국 어느 잡지가 썼다 했지요. 국내 언론들이 '독재자' 소리를 맘대로 하지도, 쓰지도 못하는 세상인 것 같아서 남의 입과 귀를 빌어 올려봅니다. 먼저, 이집트의 알 아흐람 영문판 온라인. (우리가 이집트 사람들에게서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 되겠다고 나온 나라'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는 건데... ㅠ.ㅠ) 그 다음은 아사히 신문 영문판. 스페인 유력신문인 엘 문도. 인도의 더 힌두. 홍콩 스탠다드는 심지어... 수식어까지 붙였네요 ;; 터키의 후리예트 데일리는 AFP 기사를 전재했군요. 다음은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글로브. 프랑스의 르몽드. 레바논의 나하르넷. 파키스탄 투데이. 영국의 로이터통신.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우디 가제트. 진정 쪽팔리네... 사우디 니네가 할 말이냐! 독일의 슈..

남쪽 정부와 종북 언론

트위터에 돌길래 나도 찾아봤다. (네, 저 할일 없는 거 맞아요) 말꼬리잡기 놀이라도...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6/01/2011060102518.html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5/03/2007050301004.html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6/10/24/2006102460536.html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6/07/12/2006071270532.html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6/06/18/200606..

Strongman, 실력자와 독재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박근혜에 대한 기사를 썼는데 온라인에 뜬 기사 제목이 Strongman's Daughter 어쩌구 하는 거였나보지요. 그걸 일부 국내 언론(언론 맞나요? -_-)이 '실력자의 딸'로 쓰는 짓을... 정확하게 말하면 새누리당에서 그렇게 주장했고, 국내 몇몇 언론은 그걸 받아쓴 것 같습니다. 한국에선 자기네 잡지가 조작의 대상이 된다는 걸 타임 쪽에서도 알았는지, 제목을 바꿨습니다. 바로 요렇게... 번역 필요 없으시죠, 저 제목? "독재자의 딸"입니다... 딕테이터라는 단어엔 다른 뜻도 있다, 독재자 아니다, MB정부 여지껏 해온 꼬라지로 보면 박근혜 후보 쪽에서도 '해석의 자유' '언어의 다의성'을 주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ㅋㅋㅋ (참고로 이 정부는 아프간 파병 연장할 때 c..

부재자 선거 등록!

누구에게 전하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그저 일기 삼아 정리해놓는 요즘의 생활. 1. 머리를 자르고 간만에 퍼머. 일본 미용실 비싸다며 한번도 안 갔는데 결국 다녀왔네요. 2004년에는 1년간 한번도 안 가고 그냥 쭉 머리를 길렀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_- 머리가 자라니까 어찌나 엉키고 빠지는지. 하도 많이 빠져서 결국 잘랐더니 속이 시원하네요. 일본은 동네 미용실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가기 힘들어요. 네 군데 돌아봤다가 포기하고, 결국 예약하고 월요일에 다녀왔습니다. 아저씨인지 총각인지 아무튼 젊은 남자분 혼자서 운영하는 곳인데 한번에 한 손님만 받더군요. 울나라 언니들은 여러사람 받아놓고 동시다발로 잘 하던데, 이 분만 그런 건지 다른 곳도 그런 건지, 공들여 머리를 말아주긴 합디다만... 손은 ..

요코하마의 해파리 소녀

한국은 올해 초유의 무더위를 겪었다는데 일본은 여름 내내 쾌청. 일본 날씨에 '쾌청'이란 말은 정말 안 어울리지만 올해에는 정말 그렇습니다. 날씨가 증말 짱입니다... 거의 8월 내내 맑은 날, 따가운 햇볕, 너무너무 파랗고 맑은 초가을같은 하늘. 요니와 날마다 하늘을 바라보며 구름 모양에 감탄하곤 합니다. 요니는 자기가 '구름 관찰자'라고 하네요. 요사이 집에 콕 박혀있던 요니와 엄마. 외출하자고 했더니 요니가 "오늘은 구경보다는 좀 신나게 놀고 싶다"고 하네요. 그래서 바다를 볼 수 있는 요코하마에 갔습니다. 한국으로 말하자면 도쿄는 서울, 요코하마는 인천, 가와사키는 부천 정도랄까요. 우리 집은 도쿄의 남서쪽 끄트머리에 있어서 가와사키와 가깝고, 가와사키 지나서 요코하마와도 멀지 않습니다. 전철을 ..

일본에서 잘 먹고 살기

아주아주 드물게 올리는 딸기의 먹거리 포스팅.(요리를 잘 못하기 때문에 안 올리는 거라고 마구 추측하지들 마셈 ㅎㅎ) 아무래도 요즘의 식생활에 대해 보고(?)를 좀 해야할 듯 싶다. 왜냐? 그동안 받아먹은&먹고있는&먹을예정인 것들이 잔뜩 있는지라... 일전에 페북에 올렸지만... 이건 게고가 보내준 먹거리들.포장 미역은 집에 좀 있었지만 게고가 보낸 미역 보면서 '이거 맛있겠구나!' 했다. 신문지에 싸놓은 것 보고. 아마도 제대로 된 미역 아닐까 싶어서. 예측이 맞았다! 엄청 맛있었다. 그런데... 한 냄비 끓여먹었더니 없더라능. ㅠ.ㅠ 게고야 넘넘 잘 먹었어.보내준 차 중에서는 우롱차랑 녹차랑 등등 몇가지 꺼내어 잘 우려내 마시고 있다. (실은 요즘 이것저것 차를 우려내어 거의 하루에 두 주전자씩 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