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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 재단 "콘돔 디자인 10만달러 현상 공모"

딸기21 2013. 3. 2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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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되지 않은 임신을 막고, 여성들의 에이즈 감염 등 질병을 막는 가장 값싸고 손 쉬운 방법은? 

콘돔이다. 남성들이 콘돔을 쓰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연간 150억개의 콘돔이 팔리고, 세계 200여개 나라 중 콘돔이 쓰이지 않는 곳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지에선 남성들이 콘돔을 쓰길 거부하면서 에이즈가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산모를 통해 아이들이 감염되는 일이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자선재단으로 꼽히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이 문제와 정면으로 맞서기로 했다. 

게이츠 재단은 최근 자신들이 운영하는 ‘세계보건의 위대한 도전(Grand Challenges in Global Health)’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새로운 콘돔 디자인을 개발하는 사람에게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안내문을 올렸다. 

재단 측은 “사용하기 좀더 편하고 거부감 없는 새로운 콘돔을 개발한다면 여성 성감염증(STI)이나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체면역바이러스(HIV) 등을 예방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츠 재단은 기금을 지원받을 ‘차세대 콘돔’에 대해 “(성적) 감각을 그대로 유지시켜주거나 높여줄 수 있는 신물질을 이용한 제품,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형태나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 신경의학이나 혈관생물학 같은 타 분야의 연구지식을 응용한 제품 등이 될 것”이라는 예시를 덧붙였다. 


게이츠 재단이 운영하는 ‘세계보건의 거대한 도전’ 홈페이지(www.grandchallenges.org)에 올라온 콘돔 디자인 공모 안내문.


게이츠 재단이 독특한 공모전이나 눈길 끄는 연구 지원에 나선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 재단은 지난 2011년에는 빈곤지역에 널리 보급할 수 있는 화장실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4200만달러(약 44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콘돔과 화장실에는 공통점이 있다. 선진국이나 중위권 이상 국가들이 아닌 저개발국과 최빈국들에 가장 중요한 보건위생학적 자산이라는 것이다. 게이츠 재단은 발냄새를 이용한 모기퇴치 장치 연구에 돈을 지원한 적도 있다. 


게이츠 재단은 내년이면 설립 20주년을 맞는다. 1994년 재단을 만들면서 게이츠가 내놓은 돈은 9400만달러였지만 이후 기부가 늘고 게이츠의 또다른 재단인 ‘게이츠 교육재단’ 등과 합쳐지면서 수십억달러 규모로 기금이 커졌다. 2006년에는 빌 게이츠와 함께 세계 1, 2위 부자였던 미국 투자가 워런 버핏이 “사후 재산 대부분을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게이츠 재단은 막대한 기금을 주로 세 가지 영역에 쓰고 있다. 첫째는 글로벌건강프로그램, 둘째 글로벌개발프로그램, 그리고 세번째로는 미국 내 프로그램들이다. 보건·건강 프로그램으로는 글로벌 백신·면역연대, 보건적정기술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인데 특히 에이즈 예방·치료 연구와 열대성 질병 퇴치 연구에 거액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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