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467

프랑스 대선후보들

다음달 22일 프랑스 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공식 후보가 12명으로 확정됐다고 프랑스 헌법위원회가 19일 발표했다. 외국인에 대한 적개심을 공공연히 드러내보이는 극우파에서 공산혁명을 주장하는 트로츠키주의자까지, 가능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거의 모두 포괄하는 것 같은 후보들의 포진은 프랑스 사회의 다양성과 사상의 자유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평. 맥도널드와의 싸움으로 유명한 반세계화 운동가와, 사냥과 낚시를 정치의 테마로 하는 변호사 등 이색 후보들도 도전장을 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극좌에서 극우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인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과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중도파 프랑스민주동맹(UDF)의 프랑수아 바이루 등 `3강' 후보들은 이번 대선에 출마한 12명의 후보들..

"미군기지 싫어!" 시골마을의 '반란'

동유럽에 미사일방어(MD)시스템을 배치하려는 미국의 계획에 체코의 한 작은 마을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유권자가 100명도 안 되는 시골 마을에서 주민투표가 실시됐는데 미군기지 설치에 `반대' 몰표가 나온 것. 외딴 시골마을을 미군에 내주고 원조를 받으려던 체코 정부는 당혹스런 처지가 됐다. 이웃한 폴란드에서도 MD 반대 움직임이 일어나는 등 미국의 동유럽 MD 계획이 장애에 부딪치고 있다고 BBC방송, AFP통신 등이 18일 보도했다.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남서쪽으로 70㎞ 가량 떨어진 시골마을 트로카베츠에서는 전날 유권자 90명을 상대로 미군 레이더기지 설치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실시됐다. 이 투표에는 71명이 참여해 1명을 제외한 70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체코 정부는 지난달 미국 측..

유럽통합 50주년, 축제의 뒤안길

오는 25일은 유럽연합(EU)의 바탕이 됐던 1957년 `로마조약'이 체결된지 50년이 되는 날이다. 유럽은 EU의 50번째 생일을 앞두고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해놓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EU 의장국인 독일은 베를린 등지에서 대규모 문화공연 등 여러가지 이벤트들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그 한켠에선 `유럽의 미래'에 대한 고민의 목소리들이 부딪치는 등 반세기를 맞은 유럽이 자축과 모색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dpa,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베를린은 `축제의 봄' 요즘 유럽의 중심은 단연 독일이다. 영국은 토니 블레어 총리의 레임덕과 이라크전 논란에 빠져 정계가 뒤숭숭하고, 프랑스는 다음달 대선 때문에 정신이 없다. 그 사이 유럽 경제의 기관차로 되살아난 독일은 50년을 맞는 EU의 축으로서 한 몫을 톡..

유럽과 아프리카를 터널로 잇는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바다밑 길이 열린다. 남유럽 스페인과 북아프리카 모로코 사이 지브롤터 해협에 해저터널을 뚫는 계획이 진행돼 내년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 터널이 유럽-북아프리카 간 활발한 경제적 융합과 이주를 불러 `유라프리카'의 탄생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BBC방송은 이 터널이 태초의 지각변동 이래 수억년 만에 유럽과 아프리카를 다시 잇는 대역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로코 관리들은 14일 스페인과 모로코 양국 정부가 지브롤터 해저터널 건설계획 세부안에 거의 합의를 했으며 이르면 내년에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터널은 스페인 남단 타리파와 모로코 북단 탕헤르를 잇는 40㎞ 구간에 만들어진다. 건축비로는 130억 달러(약 11조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

푸틴의 실속있는 나들이

최근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찾아가 에너지 외교를 펼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번엔 남유럽 순방길에 나섰다. 푸틴대통령은 13일 바티칸을 방문, 교황 베네딕토16세와 첫만남을 갖는데 이어 이탈리아, 그리스 정상들과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이번 방문에서 푸틴대통령은 불가리아를 지나 그리스로 향하는 송유관 계약도 체결할 계획이어서,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기는 실속있는 나들이가 될 전망이라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푸틴대통령은 우선 13일 바티칸을 찾아 교황과 면담을 갖는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2005년4월 교황 즉위 이래 처음이다. 누군가와 오랜시간 만나는 일이 없었던 교황측 전례로 미뤄볼 때 이번 만남도 그리 길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

시라크의 퇴진 선언

자크 시라크(74) 프랑스 대통령이 다음달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11일 공식 선언했다. "앞으로도 국민들에게 봉사하겠다"는 말이 따라붙긴 했지만 이번 선언은 사실상 그의 45년 정치인생을 접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라크 대통령의 퇴진은 한 시대의 종말, `구세대' 정치인들의 공식 은퇴, 유럽 세대교체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AFP통신과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대선 출마 안 한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지금까지와 똑같은 열정으로, 그러나 좀 다른 방식으로 여러분을 위해 일할 것"이라며 다음달 22일로 예정된 대선에서 3선에 도전하지 않을 것임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내 인생을 바친 정의, 진보, 평화를 위한 싸움, 그리고 위대한 프랑스를 위한 싸움..

프랑스 대선에서 이변 일어날까

프랑스 대선에서 이변이 일어날 것인가. 좌·우파 후보들 간 각축으로 진행되던 대선 구도에 중도파 다크호스가 급부상하더니, 이젠 대권을 넘보고 있다. 8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는 집권 우파 국민행동연합(UMP) 후보 니콜라 사르코지와 범야권 좌파 후보인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이 모두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 후보에 패배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좌우 양 진영은 예상 밖 `바이루 태풍'에 초긴장하고 있다고 르몽드, BBC, 뉴욕타임스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바이루가 이긴다? 르몽드지 보도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기관 CSA의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는 사르코지 26%, 루아얄 25%, 바이루 24%로 각기 1%씩의 차이만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가 3% 이내임을 감안하면 세 후보 지지..

영국 상원 '600년만의 개혁' 시작되나

영국 하원이 `귀족 집단'으로 운영돼온 상원을 개혁하기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하원은 상원의원을 전원 선거를 통해 뽑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상원개편안을 표결에 붙여 7일 통과시켰으며 앞으로 입법화 과정을 거쳐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상원을 모두 선거로 뽑게 된다면 영국 의정 600년 역사에 획기적인 변화가 오게 되는 셈이다. 상원개편안은 이날 하원에서 찬성 337표 대 반대 224표로 통과됐다. 이 개편안은 하원의 개혁 요구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이 안이 통과됐다 해서 법제화 절차에 자동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은 아니며 향후 정부의 입법안 작성과 제출, 상하원 표결 등의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영국 정부는 올 연말 상원 개혁과 관련된 법안들을 일괄 처리할 방침이다...

코펜하겐의 시위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주말 내내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600여명이 체포되고 수십명이 다쳤다. 이번 시위는 무정부주의자들이 무단으로 들어가 살던 빈 건물을 정부가 매각해버린 것에서 촉발됐지만, 한때 자유주의의 보루처럼 인식됐던 북유럽 사회가 계속 보수화되고 있는데 대한 항의의 표시로 받아들여지면서 `동조시위'들이 잇따랐다. 시위를 보는 시각은 `자유 정신의 발현'이라는 쪽과 `시대에 뒤떨어진 철부지들의 난동일 뿐'이라는 쪽으로 갈려 있다. 아수라장 된 시가지 코펜하겐 시내 중심가 노레브로 지역에서 지난 1일부터 시위가 시작돼 4일까지 이어졌다. 2일과 3일에는 청소년들이 화염병을 들고 밤새 시위를 벌였으며 차량 4대가 불에 타고 시가지 곳곳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았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고, ..

체첸의 젊은 냉혈한, 람잔 카디로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1일 러 연방 내 체첸공화국의 새 대통령으로 람잔 카디로프(30) 전 총리를 임명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카디로프는 지난달 15일 알루 알하노프 전대통령이 전격 해임된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왔다. 카디로프는 2004년5월 체첸 독립을 요구하는 무장조직의 테러공격으로 숨진 아크마드 카디로프 전대통령의 아들로, 분리독립운동에 대한 초강경 탄압정책을 주장해왔다. 1990년대 말 민족주의자들의 독립투쟁이 한창일 때 사병(私兵) 조직인 `카디로비츠'를 이끌고 독립운동세력을 공격하는데 주력했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러시아 국가정보국(FSB)의 파트너인 체첸정보국 수장을 맡아 푸틴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아버지가 숨진 뒤 2년 여에 걸쳐 부총리에서 총리 대행, 다시 총리로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