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프랑스 대선후보들

딸기21 2007. 3. 2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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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2일 프랑스 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공식 후보가 12명으로 확정됐다고 프랑스 헌법위원회가 19일 발표했다. 외국인에 대한 적개심을 공공연히 드러내보이는 극우파에서 공산혁명을 주장하는 트로츠키주의자까지, 가능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거의 모두 포괄하는 것 같은 후보들의 포진은 프랑스 사회의 다양성과 사상의 자유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평. 맥도널드와의 싸움으로 유명한 반세계화 운동가와, 사냥과 낚시를 정치의 테마로 하는 변호사 등 이색 후보들도 도전장을 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극좌에서 극우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인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과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중도파 프랑스민주동맹(UDF)의 프랑수아 바이루 등 `3강' 후보들은 이번 대선에 출마한 12명의 후보들 중에선 `가운데'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이들 외에 좌우로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 이들이 펼쳐져 있다.
주요 주자들 외에 널리 알려진 인물은 과격파 농민운동가 조제 보베와 반(反)외국인-인종주의자 장-마리 르펜. 프랑스에서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출직 공무원 500명 이상의 추천서명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이 출마를 할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막판에 관문을 통과하는데 성공했다. 농민운동가에서 출발해 지금은 반세계화 운동가로 더 유명해진 보베는 맥도널드 매장을 부수고 유전자조작(GM) 농산물 재배지를 들쑤셔 세 차례나 투옥, 기소됐었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저서가 출간됐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2002년 대선 결선에 진출,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맞붙어 프랑스는 물론이고 유럽 전역을 `극우파 충격'에 빠뜨렸던 르펜은 "프랑스 축구대표팀에 흑인이 많아 안된다"는 둥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발언으로 악명높다.

여성후보가 3분의1

사회당의 루아얄을 비롯해 이번 선거엔 여성후보들이 대거 출마했다. 공산당 후보 마리-조르주 뷔페, 녹색당의 도미니크 부아네, 트로츠키파 노동자투쟁당 후보인 아를레트 라기예 등 범좌파 여성후보 4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제1야당 후보인 루아얄은 프랑수아 미테랑 전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들어섰다.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당수와 동거하며 네 자녀를 뒀고, `여성성'을 강조하는 이미지메이킹으로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올들어 주춤한채 2위에 머물고 있다. 루아얄이 대권을 거머쥐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함께 유럽의 양대 여성 정상으로 설 수 있을지는 이번 대선 관심의 초점 중 하나다.
공산당의 뷔페는 세금 상한을 없애 부유층 세금을 늘리자는 공약을 내세워 대선에 나왔다. 공산당은 "루아얄을 단일후보로 내세우자"는 사회당의 제안을 거부하고 뷔페를 독자후보로 내보냈다. 녹색당의 부아네는 환경장관을 지낸적이 있고 이미 여러차례 출마여서 제법 인지도가 높다. 극좌파 라기예는 1974년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대선에 출마한 기록을 갖고 있다.

대선 단골들과 이색후보들

3강 후보들을 비롯해 7명은 이번 대선이 첫 도전이지만 이번이 6번째 출마가 되는 라기예를 비롯해 르펜과 뷔페 등 5명은 이미 수차례 대선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단골 출마자들이다.
그런가 하면 이번 선거에는 집배원 출신 혁명운동가와 유럽회의론자, 여가생활과 행복을 주창하는 변호사 같은 이색후보들도 있다. 공산혁명연맹의 올리비에 브장스노는 1974년생으로 12명 후보 중 최연소. 그는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기업들의 해고를 아예 법으로 금지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공무원 출신인 필립 드 빌리에는 좌파를 혐오, 미테랑 전대통령의 사회당 정부가 들어서자 1981년 공직을 그만두고 독자적인 정당을 만들었다. 2004년 `프랑스를 위한 운동'(MPF) 소속으로 유럽의회 의원이 됐지만 오히려 유럽연합(EU) 회의론을 설파하고 있다. 노동자당의 제라르 쉬바르디는 극좌파 트로츠키주의자이면서 유럽 통합에 반대한다.
정치적 색깔과 관계 없이 "전통적 삶의 방식"을 주장하는 프레데릭 니우는 변호사 출신으로, 사냥ㆍ낚시ㆍ자연ㆍ전통당(CPNT)이라는 사실상의 1인 정당 후보로 출마했다.

한달 뒤 `결전의 날'

다음달 22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5월6일 결선이 실시된다. 19일 르피가로에 보도된 여론조사에서는 사르코지 31%, 루아얄 24%, 바이루 22%로 나타나 사르코지와 2, 3위 후보들 간 격차가 좀 벌어졌다. 바이루가 결선에 오르기만 한다면 사르코지와 루아얄을 각기 8%, 20% 차이로 누를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바이루가 루아얄을 제치고 결선에 오를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사르코지는 "인종, 종교를 넘어선 형제애"를 주장하며 지지층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고, 루아얄은 `제6공화국 국민투표' 등 개헌 공약을 새로 내세웠다. 바이루는 "프랑스엔 철의 여인이 필요 없다"며 결선 진출을 위해 루아얄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 프랑스 대선 후보
 
이름(나이) 소속당
 
니콜라 사르코지(52) 집권 국민행동연합(UMP)
세골렌 루아얄(53) 사회당
프랑수아 바이루(56) 프랑스민주동맹(UDF)
장-마리 르 펜(77) 국민전선(FN)
조제 보베(53) 무소속
마리-조르주 뷔페(58) 공산당
아를레트 라기예(66) 노동자투쟁당(LO)
올리비에 브장스노(32) 공산혁명연맹(LCR)
도미니크 부아네(48) 녹색당
필립 드 빌리에(58) 프랑스를 위한 운동(MPF)
프레데릭 니우(39) 사냥ㆍ낚시ㆍ자연ㆍ전통당(CPNT)
제라르 쉬바르디(56) 노동자당(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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