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러시아 모스크바의 재판에서 형량이 선고되기를 기다리고 있던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50)에게 모스크바타임스 기자가 다가가 ‘10?’이라 적힌 공책을 내밀었다. 징역 10년형 이상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이었다. 창살 안의 호도르코프스키는 손가락으로 허공에 무한대를 가리키는 수학기호를 그려보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밉보여 체포된지 2년이 지난 그는 자신이 평생 감옥에서 나오지 못하리라 예상했던 것이다. 2003년 체포되기 직전까지, 러시아의 대표적인 올리가르히(신흥재벌)였던 호도르코프스키 앞에는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소련 시절 공산당원으로 활동했고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시기를 거치며 20대에 신흥기업가로 성장한 그는 국영 에너지기업 유코스를 불하받아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로 키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