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467

리아노보스티 전격 해체... 푸틴 언론통제 가속화

“크렘린은 유력 국영통신사였던 리아노보스티와 ‘러시아의 소리’ 라디오방송을 해체한다는 포고령을 내렸다. 크렘린은 유명 방송 진행자 한 명을 새 미디어그룹의 수장으로 임명하고, 앞으로 이 미디어그룹이 리아노보스티를 대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7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됐다. 이 뉴스를 가장 먼저, 가장 비통하게 보도한 것은 해체의 대상인 리아노보스티였다. 리아노보스티 웹사이트에는 9일 크렘린의 결정에 따라 회사가 해체되고 곧 신설될 ‘새 미디어그룹’이 기존의 모든 자산을 가져간다는 보도가 머릿기사로 올라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격적인 결정에 리아노보스티측은 언론통제 의도를 명확히 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인권활동가들과 언론인들도 충격을 ..

"지금껏 보도된 건 스노든 문건의 1%에 불과" 가디언 편집국장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미국 국가안보국(NSA) 시민감시 관련 자료들을 갖고 있는 영국 가디언 편집국장이 의회 청문회에 나왔다. 이 자리에서 앨런 러스브리저 편집국장은 “지금까지 보도된 내용은 전체 자료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러스브리저 국장은 3일 하원 내무위원회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스노든 문건 보도는 공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보도를 계기로 정보수집 활동에 대해 공개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었고 (시민감시를 제한하기 위한) 법률 검토도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러스브리저 국장은 “지금까지 보도된 내용은 전체 자료의 1% 정도”라며 앞으로도 보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스브리저는 지난 6월 스노든 파일을 처음 보도한 가디언과 미국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해 4개국 미디..

우크라이나 사태와 야누코비치라는 인물

우크라이나의 빅토르 야누코비치(63) 대통령(사진)은 50대가 되어서야 우크라이나어를 배웠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의 동쪽 절반은 1000년 넘게 러시아 땅이었고 러시아계가 살아왔고 지금도 러시아어가 쓰이지만 서쪽 절반은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과 폴란드의 영토였고 현대에 들어와 ‘우크라이나’라는 민족적, 언어적 정체성을 굳혔습니다. 야누코비치는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하는, 동쪽 가난한 산업지대 출신입니다. 요즘 시끄러운 우크라이나... 이 사달이 난 이유를 제공한 장본인이 야누코비치라는 인물이니, 과연 어떤 사람인지 한번 알아볼까요. 구체제의 붕괴와 독립, 한 차례의 혁명(2004년의 오렌지혁명)을 거치면서 살아남은 야누코비치는 옛소련권 ‘앙시엥 레짐(구체제)’을 상징하는 정치인으로 꼽힙니다. 그와 같은 ..

우크라이나, '제2의 오렌지혁명'으로 가나

‘제2의 오렌지혁명’으로 가는 것일까요. 어제에 이어,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유로마이단(유럽) 시위’라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반정부 시위가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유럽과 러시아 중 어느쪽과 무역협정을 맺을 것인가 하는 문제로 촉발됐지만 그 속에는 유럽과 러시아로 대변되는 정치적·사회적·경제적 가치에 대한 모든 고민이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수도 키예프에서 1일 정오부터 다시 재개된 반정부 집회와 대규모 행진에는 35만명이 운집했으며, 일부 시위대가 불도저를 동원해 대통령 관저 주변의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렸다고 키예프포스트 등이 전했습니다. 시위대는 경찰과 투석전을 벌여 부상자가 속출했고, 이 과정에서 뉴욕타임스와 AFP통신 기자들을 비롯해 취재진 30여명도 다쳤다고 합니다. (흑흑 다치고 싶지는 않..

유럽이냐, 러시아냐... 기로에 선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성미하일 ‘황금돔’ 수도원은 12세기 초반 지어진 유서깊은 건물로, 옛 소련 시절 파괴됐다가 1991년 독립 뒤 재건됐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이 수도원은 지난달 30일 인근 독립 광장에서 반정부 집회를 하던 시위대를 경찰이 강제해산한 후 시위대의 피난처로 변했습니다. 10여명의 부상자를 낸 무력진압은 시위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정부가 일주일간의 시위 금지령을 내렸으나 1일 정오부터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가 다시 시작됐고 10만명이 운집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민족 시인의 이름을 딴 셰브첸코 광장(저는 '셰브첸코'라고 하면 축구선수밖에 모르는데... ;;) 등지에서는 시위대가 “야누코비치를 감옥으로 보내라”고 외치며 행진했습니다. 키예프포스..

이주자들을 막아라? 유럽의 '루마니아 딜레마'

저임금 루마니아 노동자들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유럽이 ‘루마니아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내년부터 루마니아·불가리아 이주자들의 영국 내 이주와 취업을 강력 제한하는 ‘반이민 패키지’를 27일 발표했습니다. EU migrants: David Cameron sets out more benefit restrictions /가디언 연원을 따지자면, 몇년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2007년 유럽연합(EU)에 가입했습니다. 영국 등 8개 유럽연합 회원국은 두 나라 노동자들이 밀려오는 걸 막기 위해 저숙련 노동자들의 이주와 취업·복지에 제한을 둬왔는데, 이 제한조치가 모두 내년 1월1일부터 해제됩니다. 동유럽 이주자들이 몰려올 것이란 두려움이 커지자 캐머런 정부는 내..

나치가 몰수했던 샤갈과 마티스의 작품들은?

독일 나치 정권 때 몰수된 뒤 사라졌다가 수십년만에 발견된 유명작가들의 작품 1400여점의 면면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마르크 샤갈과 앙리 마티스 등의 작품이 여럿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BBC방송 등이 5일 보도했다. 작품들을 감정한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미술사학자 마이케 호프만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코르넬리우스 구를리트의 아파트에서 발견된 작품들은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것들”이라며 “보관상태가 매우 좋았고, 미술사학자들에겐 엄청난 가치를 지닌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독일 당국이 코르넬리우스 구를리트의 집에서 발견한 마르크 샤갈의 그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이다. 사진 AFP 독일 경찰은 2011년 나치 정권 시절 유대인들에게서 압수한 미술품들을 몰래 보관..

나치시절 사라진 1조4300억원어치 미술품 찾았다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마르크 샤갈, 파울 클레, 막스 베크만….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대가’들의 미술작품 1500점 가량이 돌아왔다. 1930~40년대 독일 나치정권 치하에서 사라졌던 작품들이다. 독일 뮌헨에 살고 있던 유대인 수집가에게서 나치가 빼앗아갔던 이 작품들의 행방이 마침내 확인됐다고 독일 잡지 포쿠스가 3일 보도했다. 보도대로라면,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도난·압수 미술품 회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으로 따지면 10억유로(약1조43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이 작품들은 나치가 ‘퇴폐 미술’이라는 이유로 유대인 수집가들에게서 몰수했던 것들이다. 포쿠스 웹사이트 캡쳐 작품들은 나치 시절 츠비카우의 한 미술관에서 일했던 독일 미술품 수집상 힐데브란트 구를리트의 손에 들어..

독일, "미-유럽 무역협정에서 정보보호 항목 넣어야" NSA 사건 여파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스파이 행위가 미국과 유럽 간 무역협정에도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독일이 미국과 유럽 간 무역협정에 정보보호를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신문은 독일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를 통해 미국 측에 정보보호를 보장해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유럽연합은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와 올초부터 ‘범대서양 무역·투자파트너십’이라는 이름의 광범위한 무역협정 협상을 벌이고 있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던 협정은 NSA 도·감청 파문에 역풍을 맞았다. 미국과의 무역협정이 가져올 경제적 여파에 따라 유럽 각국의 입장이 유럽연합 내에서도 엇갈리고 있었는데, 비밀 정보수집이라는 돌발변수가 터져나온 것이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미국과 영국 등이 주요8..

불가리아, 로마소녀 '마리아' 생모 가정 해체키로...돈없는 부모의 자식은 국가가 입양시킨다?

그리스의 로마(집시) 거주지역에서 발견된 소녀 마리아에게서 시작된 논란이 끝나지 않고 있네요. 불가리아의 로마 여성이 돈이 없어 마리아를 입양보냈던 것으로 드러나자, 불가리아 당국이 생모가 키우던 다른 자녀들마저 위탁시설이나 입양가정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30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불가리아 당국은 마리아의 친엄마인 사샤 루세바(35)가 키우고 있던 자녀들에 대한 보호조치를 실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역시 로마족인 루세바와 남편은 두살에서 스무살에 이르는 자녀 9명을 데리고 수도 소피아에서 270km 떨어진 니콜라예보의 허름한 방 한칸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옷조차 제대로 갖춰입지 못했고, 사실상 진흙 바닥에서 사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교육을 받지 못해 불가리아어를 제대로 말하지도 못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