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467

룩셈부르크라는 나라

20일 실시된 룩셈부르크 총선에서 장클로드 융커(58·아래사진)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사회인민당(CSV)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로써 민주선거로 뽑힌 국가지도자 중 현존 최장기 집권자인 융커는 18년간 차지해온 총리직을 더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현지 일간 룩셈부르커보르트 등은 융커가 이끄는 기독사회인민당이 33.7%를 득표, 전체 의석 60석 중 23석을 얻게 됐다고 21일 보도했습니다. 이는 2009년 총선 때 얻었던 26석보다는 줄어든 것이지만, 제1당 자리는 지켰네요. 이로써 융커는 향후 이뤄질 연정 구성 협상에서 우선권을 얻게 됐습니다. 철강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28세의 젊은 나이에 내각에 입성한 융커는 재무장관을 거쳐 40세이던 1995년 ..

크리스티앙 루부탱, "내 구두 사진 쓰지마" 극우단체에 승소

밑바닥에 빨간 가죽을 댄 고가의 구두 디자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루부탱이 벨기에 극우파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 승소했다. 벨기에 안트베르프 무역법원은 14일 루부탱이 ‘이슬람에 반대하는 여성들’이라는 극우단체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루부탱의 구두가 등장하는 반이슬람 캠페인을 중지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왼쪽부터)벨기에 극우파 정치인 판 데어미어슈, 루부탱 구두를 신은 판 데어미어슈의 다리를 이용한 반이슬람 광고, 프랑스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루부탱. 사진 scallywagandvagabond.com 이 단체는 이슬람 샤리아(성법)가 반여성적임을 부각시키는 캠페인을 하면서 루부탱의 스틸레토 힐(뒷굽이 매우 높은 구두)을 신은 여성의 맨 다리를 광고에 내보냈다. 광..

모스크바 反이민 시위, 이주자 1200명 체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이민자들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당국은 극우파들과 이민자들 간 충돌이 빚어지자, 이주민 1200명 이상을 체포해 구금했다.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이민자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위대가 14일 모스크바 남부 비률료보 부근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여, 당국이 만일의 충돌에 대비해 이주민 1200여명을 감금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일하던 지역의 채소 창고에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전날에도 시내에서 상가 건물 유리창을 부수고 물건을 약탈하는 등 난동을 부린 380여명을 체포한 바 있다. 경찰에 연행돼 채소 창고에 수용되는 이주자들. RIA NOVOSTI 이번 시위는 지난 10일 비률료보에 사는 러시아 청년이 살해되면서 촉발됐다. 이 지역에 살던 예고르 쉐르바..

교황 프란치스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묘소 방문

‘빈자들의 성인’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즉위명으로 택한 교황 프란치스코가 4일 즉위 뒤 처음으로 이탈리아 중부 아시시에 있는 성인 프란치스코의 유적을 방문한다. 가톨릭뉴스서비스(CNS)는 교황이 이날 아시시에 있는 성인의 묘역과 수도원 등을 방문해 뜻을 기리고 주민들과 만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3일 보도했다. 교황은 4일 오전 아시시에 도착해 프란치스코 성인이 처음으로 기적을 행했던 산다미아노 수도원을 방문할 계획이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4일 방문할 예정인 이탈리아 중부 아시시의 산다미아노 교회 . 사진 가톨릭뉴스서비스(CNS) 이어 교황은 현지 성직자들과 만나게 되는데, 이 모임은 13세기에 프란치스코 성인이 모든 의복까지도 거부한 채 빈자들과 함께 하는 고행을 택했던 건물에서 이뤄진다. 이 건물은 ..

오라두르 쉬르 글란, 진정한 ‘사과’ 보여준 독일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오라두르 쉬르 글란은 프랑스 중서부에 있는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곳은 아무도 살지 않는 ‘죽음의 마을’로 남아 있습니다. 평범한 시골 소읍이던 이 곳에서 참상이 벌어진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6월. 당시 유럽 전선의 판세를 바꾼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6월 6일 이뤄졌고, 나흘 뒤인 6월 10일 나치 점령군이 레지스탕스(저항) 운동 세력에게 보복한다며 이 마을에서 학살을 저질렀습니다. 로베르 에브라(88)는 당시 19세였습니다. 에브라는 지금도 그 날의 참상을 잊지 못합니다. “군인들이 여성들과 아이들을 교회에 몰아넣고 문을 잠갔고, 남자들은 따로 끌고가 한 헛간에 밀어넣었다. 독일군은 독가스를 살포하고 불을 질렀으며 기관총으로 주민들을 사살했다.” 학살에서 살아..

기돈 크레머, 러시아 인권탄압 항의 콘서트 열기로

옛소련 태생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66·사진)가 러시아 인권탄압에 맞선 투사로 나섰다. 크레머가 독일 베를린에서 러시아의 인권탄압에 항의하기 위한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고 디벨트 등이 23일 보도했다.크레머는 오는 10월 7일 베를린필하모닉 홀에서 ‘러시아와의 사랑’이라 명명한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콘서트에는 크레머와 베를린필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이스라엘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 조지아 출신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슈빌리, 독일 첼리스트 니컬러스 알트슈태트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대거 참가, ‘꿈의 연주회’가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크레머는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이 콘서트를 기획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자유, 표..

프랑스 극우파, 좌파 청년 폭행해 뇌사상태로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극우파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프랑스에서, 극우파가 좌파 대학생을 공격해 뇌사상태에 빠뜨렸다. BFM TV 등 현지 언론들은 6일 파리 도심 생라자르역 부근에서 전날 밤 극우파 청년들이 좌파 청년들과 다툼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클레망 메릭이라는 19세 청년이 구타당해 쓰러지면서 뇌사상태가 됐다고 보도했다. 메릭은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학생으로 좌파 정당에서 극우주의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여왔다. 목격자들은 ‘스킨헤드족’ 청년들이 메릭 일행과 말싸움을 하다가 갑자기 폭력을 휘두른 뒤 달아났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이른바 ‘네오나치’들의 우발적 폭력으로 보이지만, 최근 들어 소수자에 대한 ‘증오범죄’를 부추기는 우익정치인의 선동과 우익들의 극단적인 행위가 잇따르면서 프랑스가 ‘관용’..

옛소련 도메인 .su 사이버범죄 온상으로?

옛소련(USSR)은 이미 20여년 전 사라졌다. 하지만 옛소련에 할당된 도메인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사라진 제국의 영역이 온라인에서 범죄자들의 근거지가 되고 있다고 AP통신이 31일 보도했다.옛소련이 여러 나라로 갈라지기 직전인 1990년 9월 ‘.su’라는 옛소련의 인터넷 국가코드가 만들어졌다. 불과 1년여 만에 옛소련은 사라졌지만 러시아의 일부 기관 중에는 초창기 사용했던 ‘.su’로 끝나는 도메인 주소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년 새 ‘.su’로 끝나는 도메인들이 해킹이나 스팸메일 전송, 돈세탁에 사용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고 사이버 보안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동안 사이버범죄 용의자들은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토켈라우(.tk)의 도메인 등을 이용해왔는데 여기에 옛소련 도메인들이 ..

재정난 프랑스 대통령, 엘리제궁 와인 경매

와인의 나라 프랑스가 재정난 때문에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 와인셀러조차 채우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좀더 ‘적당한’ 가격대의 포도주들로 술창고를 채우겠다며 엘리제궁에 보관돼 있던 고가의 와인들을 30일 경매에 부쳤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부터 31일까지 이틀 동안 드루오 경매회사를 통해 팔릴 와인은 엘리제궁이 갖고 있는 와인 1만2000병의 10%인 1200병이다. 가격대는 15유로(약 2만2000원)에서 2200유로(약 322만원)까지 다양하다. 엘리제궁에 와인셀러가 만들어진 것은 1947년 뱅상 오리올 대통령 때다. 드루오 경매회사측은 “엘리제궁 와인이 경매로 팔리는 것은 66년만에 처음”이라며 “이번에 나온 와인들은 최적의 장소에 최적의 조건으로 보관돼있었음이 확..

독일, 나치 피해 유대인들에게 1조1300억원 지급하기로

독일이 나치 정권 때 피해를 입은 유대인들에게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유대인 피해자단체인 ‘독일에 대한 유대인 청구권회의’는 독일 정부로부터 유대인 학살 생존자들을 위해 10억달러의 지원급을 추가로 받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청구권회의 측은 이 자금이 46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생존자 5만6000여명에게 내년부터 4년 동안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구권회의의 힐러리 고딘 대변인은 “수혜자들의 경제상황과 필요에 따라 돈을 배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이 자금이 지금은 고령이 된 생존자들의 요양비로 주로 쓰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1조원이 넘는 거액을 지급키로 한 독일의 결정은 독일 정부가 나치 과거사를 책임지는 것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준다. 청구권회의가 독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