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프랑스 극우파, 좌파 청년 폭행해 뇌사상태로

딸기21 2013. 6. 6. 23:11
728x90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극우파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프랑스에서, 극우파가 좌파 대학생을 공격해 뇌사상태에 빠뜨렸다.

 

BFM TV 등 현지 언론들은 6일 파리 도심 생라자르역 부근에서 전날 밤 극우파 청년들이 좌파 청년들과 다툼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클레망 메릭이라는 19세 청년이 구타당해 쓰러지면서 뇌사상태가 됐다고 보도했다. 메릭은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학생으로 좌파 정당에서 극우주의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여왔다. 목격자들은 ‘스킨헤드족’ 청년들이 메릭 일행과 말싸움을 하다가 갑자기 폭력을 휘두른 뒤 달아났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이른바 ‘네오나치’들의 우발적 폭력으로 보이지만, 최근 들어 소수자에 대한 ‘증오범죄’를 부추기는 우익정치인의 선동과 우익들의 극단적인 행위가 잇따르면서 프랑스가 ‘관용’보다는 ‘증오와 폭력’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 

특히 지난달부터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의 동성결혼 허용 정책에 반대한다며 극우주의자들이 거리로 나서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지난달 21일 동성결혼에 반대한다며 극우주의자 작가 도미니크 베네가 노트르담 성당에서 자살을 했는가 하면,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는 이슬람에 대한 증오 발언을 계속해 유럽의회에서 면책특권을 박탈당할 처지에 놓였다.

 

집권 사회당을 비롯한 좌파 정당들은 메릭 사건이 일어나자 극우파를 향해 폭력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마뉘엘 발스 내무장관은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을 적으로 두는 네오나치가 발붙일 곳은 프랑스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시앙스포 학생들은 6일 교내에서 극우주의자들의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유명 극우주의자 장 마리 르펜의 딸인 르펜 국민전선 대표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지만 우리와는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