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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나치 정권 때 몰수된 뒤 사라졌다가 수십년만에 발견된 유명작가들의 작품 1400여점의 면면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마르크 샤갈과 앙리 마티스 등의 작품이 여럿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BBC방송 등이 5일 보도했다.
작품들을 감정한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미술사학자 마이케 호프만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코르넬리우스 구를리트의 아파트에서 발견된 작품들은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것들”이라며 “보관상태가 매우 좋았고, 미술사학자들에겐 엄청난 가치를 지닌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독일 경찰은 2011년 나치 정권 시절 유대인들에게서 압수한 미술품들을 몰래 보관하고 있던 구를리트를 급습, 비밀창고에 숨겨진 작품들을 찾아냈다. 구를리트가 나치 정권 시절 미술관 관리였던 조부에게서 넘겨받은 작품들은 감정 결과 모두 10억유로(약 1조430억원)의 가치를 지닌 대가들의 작품들로 확인됐다.
호프만은 샤갈과 마티스를 비롯해 파블로 피카소, 오귀스트 르누아르, 앙리 드 툴루즈-로트랙 등의 작품이 여럿 들어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독일 화가인 막스 베크만과 막스 리베르만, 에른스트 루드비히 키르치네르 등의 작품들도 포함돼 있었다.
그 중 마티스가 그린 한 여성의 초상화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것인데, 1920년대 작품으로 추정된다. 샤갈의 작품으로 확인된, 역시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도 있었다. 18세기 이탈리아 풍경화가 지오반니 카날레토의 그림과 오토 딕스의 자화상도 발견됐다. 작품들은 유화와 수채화, 석판화 등 다양했다. 액자에 들어있는 것은 121점 뿐이고, 나머지 1285점은 액자가 없는 상태였다.
당국이 구를리트에게서 이 작품들을 몰수해 보관해놓고 있지만, 원 소유주를 찾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호프만은 설명했다. 유대인 수집가들에게서 나치가 빼앗은 것임은 분명하지만 관련 기록들이 별로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호프만은 발견된 1400점 중 약 500점에 대해서 기초조사를 진행한 상태이고, 이 작품들 모두에 대해 깊이 있는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치 몰수 작품들 파문은 독일 정부 쪽으로 튀는 양상이다. 원소유주를 어떻게 찾아서 돌려줄 것이냐 하는 문제와 함께 ‘나치 정권의 원죄’가 거론될 조짐이 보이자 독일 정부는 “그런 논의는 생산적이지 않다”며 과거사 논란으로 확대되는 것 차단하기 시작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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