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279

200여년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마오리 전사들의 미라

해외 ‘약탈 문화재’를 되돌려주는 데에 극히 인색했던 프랑스가 뉴질랜드 마오리족 전사들의 미라를 반환하기로 마침내 결정했습니다. 200년 넘게 머나먼 대륙을 떠돌던 미라들은 드디어 고향으로 되돌아가게 됐습니다. AFP통신, BBC방송 등은 프랑스 하원이 4일 마오리 전사들의 머리로 만든 미라들을 뉴질랜드로 반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채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원은 이날 법안을 표결에 붙여 찬성 437, 반대 8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습니다. 프랑스가 특정 소장품목 전체에 대해 반환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요. 의회 입법으로 이어진 것도 최초랍니다. ‘토이모코’라 불리는 마오리족 전사들의 머리 미라는 18~19세기 뉴질랜드를 약탈한 영국·프랑스 등 서양 ‘탐험가’들의 주요 거래품목이었습..

파키스탄 탈레반 "뉴욕 테러시도 우리가 한 것"

파키스탄 탈레반 조직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폭탄테러를 자신들이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은 2일 온라인 동영상사이트 유튜브에 비디오파일을 올려, 전날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적발된 차량 장착 폭탄은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웹사이트에도 성명을 올려 “이라크에서 미국이 저지른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2일 밤에는 TTP 지도자가 나오는 두번째 동영상을 올려 재차 미국을 겨냥했다. 이 두번째 동영상에서 TTP 사령관으로 알려진 하키물라 메수드는 “미국 내에서의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동영상을 분석한 민간정보회사 사이트(SITE)는 첫번째 파일에 녹음된 목소리가 TTP 내 자폭테러단을 이끄는 카리 후세인 메수드의 목소리라고 밝혔다. ..

중국에서 또다시 ‘묻지마 칼부림’

중국에서 또다시 ‘묻지마 칼부림’이 일어나 유치원생 등 31명이 다쳤다. 인민일보는 29일 오전 장쑤(江蘇)성 타이싱(泰興)시의 한 유치원에 괴한이 난입, 흉기를 휘둘러 원생 28명과 교사 등 3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다친 어린이 중 5명이 중태라고 보도했으나, 현지 잡지인 차이징은 인터넷판에서 “어린이 4명이 과다출혈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타이싱은 베이징에서 약 900㎞ 떨어져 있으며, 범행이 일어난 유치원은 시내 중산층 거주지역에 위치해 있다. 범인은 쉬위위안(徐玉元)이라는 47세 남성으로, 현장에서 체포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 언론들은 쉬가 오랫동안 실직 상태였던 것으로 미뤄 좌절감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전했다..

마닐라 슬럼가에 대형 화재

필리핀 마닐라 교외의 슬럼가에 대형 화재가 발생, 7000여명이 집을 잃고 이재민 신세가 됐다. AP통신 등은 25일 오후 3시 쯤 마닐라 교외 퀘손시티의 로드리게스 가에 있는 거대 슬럼지구에서 불이 나 주택 1000여채가 파괴되고 7000여명이 집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소방차 200여대가 출동했지만 이날 밤까지도 불길이 잡히지 않아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마닐라 소방당국은 “이 일대 주택들은 모두 플라스틱이나 합판 등으로 만들어진 판잣집들이라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 글렌 사르돈은 “옷가지 몇 벌 말고는 모든 것을 잃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퀘손시티는 올들어 잇단 산사태로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리우데자네이루의 고지대와 함께 대표적인 제3세계 대규모 슬럼으로 꼽..

젠더사이드, '사라지는 여성들'

얼마전 ‘세계 여성의 날’(매년 3월8일)을 앞두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젠더사이드’에 대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세계 여성의 날이 제정된지 100년이 다 되어가고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사라져가면서 미국과 유럽에서는 “더이상 ‘여성의 날’이 존재할 이유가 있느냐”는 여론이 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촌 곳곳에서 여전히 여성들은 정치적·사회적·문화적 권리는 물론이고 기본적인 생존권, 이 세상에 ‘존재할 권리’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이 ‘젠더사이드’라는 현상입니다. 젠더사이드(gendercide)란 성별에 따른 대량살상을 인종말살(제노사이드·genocide)에 빗댄 용어입니다. 1985년 미국 여성작가 메리 앤 워런의 라는 저서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전쟁 시에 ..

태국 시위대의 '혈액 시위'

탁신 친나왓 전총리의 복귀를 원하는 태국 ‘붉은셔츠’ 시위대가 참가자들에게서 모은 피를 정부청사 주변에 뿌리며 ‘혈액 시위’를 벌였습니다. 사흘째 방콕 중심부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친 탁신 ‘독재저항민주주의연합전선(UDD)’ 지지자들은 16일 오후 5시쯤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을 요구하면서 랏차담넌 거리의 정부청사 주변에 혈액을 뿌렸습니다. 이어 집권 여당인 민주당 당사 주변에도 피를 뿌렸고, 다음날엔 총리 관저로 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정부청사 앞에 피를 뿌리는 시위대/ 로이터 시위대는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가 요구사항을 거부하자 이날 “우리의 희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겠다”면서 피 모으기를 시작, 50만cc의 혈액을 모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폭력사태나 충돌은 없었고요.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의사 웽 또찌라..

아시아에서 제일 부패한 나라는 인도네시아

홍콩의 정치경제위험자문공사(PERC)가 조사하는 연례 아시아·태평양 부패지수가 발표됐습니다. 미국과 15개 아·태 국가·지역들의 기업가들을 상대로 조사, 부패정도를 수치화한 이 발표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는 싱가포르, 가장 부패한 나라는 인도네시아로 나타났네요. 올 조사에서 싱가포르는 부패지수 1.42로 최고의 청렴도를 자랑했습니다. 뒤이어 호주, 홍콩 등의 순이었고요. 한국은 7위로 중간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가장 부패가 심한 나라는 인도네시아랍니다. 1998년 수하르토 독재정권이 축출된 이래 몇차례 정권교체를 이루면서 부패 청산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번에도 오명을 벗지 못했군요.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이 부패 척결을 몇년 째 추진하고 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는 얘기가 되네요..

젠더사이드

‘세계 여성의 날’이 제정된지 100년이 넘고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사라져가면서 미국과 유럽에서는 “더이상 ‘여성의 날’이 존재할 이유가 있느냐”는 여론이 퍼지고 있다. 하지만 지구촌 곳곳에서 여전히 여성들은 정치적·사회적·문화적 권리는 물론이고 기본적인 생존권, 이 세상에 ‘존재할 권리’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전히 지구상 곳곳에서 ‘사라지는’ 여성 수가 1억명이 넘는다는 기사를 실었다. 성별을 이유로 대량학살을 자행하는 이른바 ‘젠더사이드’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는 태아 성감별에 따른 여아 살해다. 이코노미스트는 여아 살해가 널리 퍼져있거나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국가들로 ‘미개발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이행하고..

인도에서 또 사고...

인도의 힌두교 사원에서 대형 압사사고가 일어나 65명 이상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들은 5일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州) 프라타프라르 지역에 있는 람 잔키 사원의 문이 무너지면서 압사사고가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도망쳐 나가려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최소 65명이 숨졌으며, 무너진 건물 밑에 30여명이 깔려있는 상황이어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람 잔키는 뉴델리에서 남동쪽으로 650㎞ 떨어진 쿤다라는 마을에 있는 힌두교 사원으로, 이날 이 곳에서는 1만여명의 신자들이 모인 가운데 종교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사고가 일어나던 순간에는 이 사원의 소유자이기도 한 종교지도자 스와미 크리팔루 마하라지가 모인 이들에게 ‘반다라’라 불리는 자선 행사를 하고 있었다. 음식..

재로 변한 여공들의 꿈

방글라데시의 봉제공장에 불이 나 20여명이 숨졌다. 벌집 같은 공장에서 열악한 환경 속에 저임금으로 일해온 ‘여공들의 꿈’도 화재와 함께 재로 변했다. 방글라데시 데일리스타는 수도 다카에서 북쪽으로 50㎞ 떨어진 가지푸르 시 외곽의 의류공장에서 불이 나 여공 15명 등 21명이 숨졌으며 50여명이 다쳤다고 25일 보도했다. 화재가 일어난 곳은 스웨터를 주로 만드는 ‘가리브&가리브’라는 의류회사 공장으로, 24일 밤 9시 10분 쯤 공장건물 1층에 불이 나면서 2시간 넘게 불길과 연기가 치솟았다. 7층 건물의 1층에서 불이 바람에 위층에 있던 사람들이 대피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 희생자들 대부분은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 숨진 여성노동자들 중 대여섯 명의 신원이 확인됐으나 아직 현장 수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