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279

파키스탄 물난리

파키스탄 북서부에 재앙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군과 파키스탄 정부군의 ‘탈레반 제거작전’으로 초토화됐던 ‘카이바르 팍툰콰(북서변경주)’ 일대에 물난리가 나서 800명 이상이 숨졌다. 파키스탄 일간 ‘더네이션’은 잇단 폭우와 홍수로 북서변경주 일대에서 800명이 물에 빠져 숨졌으며 강물에 휩쓸려 내려간 실종자들도 계속 늘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북서변경주는 파키스탄 북서부의 산악지대로 서쪽으로는 아프가니스탄, 북쪽으로는 중국과 접경하고 있다. 몬순(열대 계절풍)이 몰고 온 폭우 때문에 대부분 산악지대인 북서변경주 곳곳의 계곡에 물이 들어찼고, 대도시인 페샤와르도 물바다로 변했다. 아프간으로 가는 길목인 카이바르 패스 일대는 도로 58곳이 침수돼 사실상 교통이 두절됐다. 중국과 파키스탄을 잇는 유명한 ‘카..

에너지 소비도 중국이 세계1위

중국이 총 에너지소비량에서 미국을 넘어섰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0일 국제에너지기구(IEA) 최근 자료를 인용, 중국의 연간 총 에너지소비량이 지난해 22억5200만톤으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이 조만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에너지소비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전부터 나왔지만, 이번 발표는 그 시기가 생각보다 당겨졌음을 보여주네요. 에너지소비량은 석탄과 재생가능에너지 등 모든 종류의 에너지를 석유로 환산한 규모입니다. 미국의 경우 에너지효율성을 연간 2.5%씩 높여온 것이 소비량이 줄어드는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경제위기 때문에 공장이 덜 돌아간 것도 한 요인이 됐습니다. 중국은 2000년만 해도 미국의 절반에 못미치는 에너지를 썼지만 10년 만에 따라잡았습니..

'문화재 대장정'의 흔적을 찾아

지난달 중국 서부 충칭 교외. 백발이 성성한 안내원이 대나무 숲으로 들어가고 있다. 질척거리는 숲길로, 일군의 학자들의 안내원의 뒤를 따라 들어간다. 이들이 찾아낸 것은 대숲 안쪽 동굴에 있는 낡은 나무상자들이다. 중국 황실이 수백년간 지녀왔던 진귀한 그림, 서예, 옥(玉)과 도자기가 들어있던 상자들이다. 보물들은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텅 빈 상자 뿐이었지만 ‘보물 대장정’을 추적하러 나선 사진작가와 다큐 제작자들은 바삐 셔터를 눌렀다. 학자들은 중국 베이징의 국가박물관과 대만 타이페이 고궁박물관에서 나온 이들이었다. 6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1930~40년대 전쟁과 약탈을 피하기 위해 자금성에서 빼낸 옛 청 황실의 문화재들의 경로를 되짚는 중국과 대만 학자들의 답사여행 동행 르포를 실었다. 사진을 ..

실크로드의 옛 도시, 오슈의 비극

톈산(천산) 산맥에서 흘러내려온 나린 강과 카라 다리야(카라 강)은 오늘날의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세 나라가 접경한 페르가나 계곡에서 만난다. 거기서 중앙아시아의 생명줄인 시르 다리야로 합쳐져 아랄해까지 흐른다. 페르가나는 오래전부터 중국과 아시아 남·서부를 잇는 비단길의 교역중심지이자 곡창이었다. 지금은 인구 22만명으로 키르기스스탄의 2위 도시가 된 오슈는 이 계곡에 자리잡은 3000년 역사를 지닌 도시다. 유서 깊은 오슈가 며칠 새 피바다로 변했다. 지난 10일부터 키르기스계 주민들이 우즈벡계 이웃들을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지르고 무차별 폭행·강간을 일삼으며 제노사이드(종족말살)나 다름없는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 18일까지 2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공식집계됐으나, 실제 사망자는 ..

태국, 어디로 갈까… 전문가 진단

태국 군이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레드셔츠’ 시위대를 유혈진압했으나, 향후 정국이 안정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한국외대 태국어과 이병도 교수(사진)는 19일 “탁신 지지세력의 재결집 여부, 왕실의 동향, 아피싯 웨차치와 현 총리의 정치적 역량 등 수많은 변수들이 있다”면서 “특히 군부의 움직임이 정국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가 군을 동원, 시위대를 무력진압했다. 아피싯 정부의 다음 행보는. “아피싯은 9월에 의회를 해산하고 11월에 총선을 치르자는 일정을 시위대에 제시한 바 있다. ‘9월 총선’을 고집한 배경에는 군부가 있다. 아누뽕 빠오찐다 현 육군참모총장이 9월 군 정기인사에서 물러나면 더욱 강경한 ‘반 탁신계’ 장성이 뒤를 잇기로 내정돼 있다. 시위대는 ..

태국 사태, 어린이들에게까지 총탄을..

“어린이들만이라도 살리자.” 태국 방콕 도심 라차쁘라송에 포위, 고립돼 있는 시위대가 총탄 세례 속에서 아이들과 노약자들을 17일 일단 피신시키기 시작했다. 시위 지도부가 이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주변 사찰들로 아이들을 보내도록 시위 참가자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더네이션 등이 보도했다. 시위대 캠프 안에는 농성 중인 부모와 함께 있다가 전시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을 맞은 어린이들이 2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지도부의 한 명인 나따웃 사이꾸아는 “현재 상황이 몹시 위험해서 아이들과 함께 있는 부모들에게 농성장을 빠져나가도록 설득하고 있지만 일부는 계속 있겠다고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용노동자로 시위에 참가했다는 까능 파나는 “딸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집회에 데리고 왔는데, 이대로 물러나야 하나 ..

1980년 광주, 2010년 방콕

태국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가 집결해 있는 방콕 도심을 봉쇄하고 시위대 해산을 명분으로 발포해 이틀새 5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군부 쿠데타로 쫓겨난 탁신 친나왓 전총리를 지지하는 ‘레드셔츠’ 반정부 시위대는 협상을 원한다고 밝혔지만 아피싯 웨차치와 정부는 강경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방콕포스트, AFP통신 등은 14일 군이 시위대가 집결해 있는 방콕 중심가 라차쁘라송 거리를 에워싸고 무력 진압작전을 벌여 시위대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습니다. 군 사령관들이 일제히 “도심에서 시위대를 일소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진압작전이 시작됐으며, 총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물대포와 공포탄이 발사됐다고 시민들은 전했습니다. 현장을 취재하던 프랑스24 TV방송의 캐나다인 기자와 태국 사진기자도 총에 맞았다..

코라손의 아들, 필리핀 대통령 되다

필리핀 대선에서 민주화의 상징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아들 베니뇨 노이노이 아키노 상원의원(50·자유당)이 사실상 당선됐다. 개표가 80% 가까이 진행된 11일 아키노 의원이 4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을 거의 확정지었다. 과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독재정권에 맞서다 암살당한 베니뇨 니노이 아키노 전 상원의원과 코라손 전 대통령의 아들인 아키노는 세계 최초로 ‘모자(母子)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경제정의·부패척결 최우선 과제 아키노 바람이 일어난 이번 선거에서는 전체 등록 유권자 5000만명의 75% 가까이가 투표해 어느 때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심지어 아키노 본인도 투표소 앞에서 4시간이나 기다려 투표를 했다고 마닐라포스트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아키노는 3분의2 이상 개표가 ..

필리핀 대선, 아키노 유력

필리핀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가 10일 실시된다. 민주화의 상징인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이노이 베니뇨 아키노 3세(50)가 이변이 없는 한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 직전까지도 곳곳에서 폭력사태가 일어나, 선거정국을 둘러싼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필리핀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자유당의 베니뇨 ‘노이노이’ 아키노(가운데) 후보가 지난 7일 마닐라 교외 퀘손시티 유세에서 색종이 세례를 받으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로이터 마닐라타임스 등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야당인 자유당 소속 상원의원인 베니뇨 아키노는 선거운동기간이 만료된 지난 8일까지의 여러 여론조사에서 40%를 웃도는 지지율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베니뇨는 선거캠페인에서 “현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대통령..

셰르파 이야기

네팔의 셰르파인 아파(49)는 지난달 초 에베레스트(현지명 초모랑마) 등반을 시작했다. 5월 중순이면 8848m 정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선 오은선 대장의 ‘세계 최초 여성 히말라야 14좌 완등’에만 시선이 쏠렸으나, 아파의 등정 또한 네팔의 모든 셰르파들과 산악인들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지금은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교외 드레이퍼에 이주해 살고 있지만 아파는 에베레스트 기슭에서 나고 자랐다. 12살 때부터 등반을 시작해 1989년 에베레스트 정상을 처음으로 밟았다. 그 후 에베레스트를 오른 것이 19번. 이번은 그의 20번째 도전이다. 셰르파들 가운데서도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아파가 역사적인 기록을 세울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그에겐 이번 등정에서 또하나의 임무가 있다. 53년 셰르파 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