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279

아웅산 수지, 버마를 어디로 이끌까

버마(미얀마)의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지(65) 여사가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마침내 정치활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수지가 석방 사흘째인 15일, 그동안 힘들게 연결을 유지해왔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사에서 야당 총재로 재개했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수지는 1989년부터 지금까지 21년 중에 15년을 양곤의 자택에 갇혀 지냈죠. 특히 2003년 이후로는 외부와 거의 모든 연락이 단절된 채로 갇혀 있었는데, 다시 총재 업무에 복귀를 했으니 당분간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될 것 같습니다. 첫 임무는 ‘조직 살리기’가 될 모양입니다. 그동안 워낙 손발이 꽁꽁 묶여있던 터라, 수지는 자기가 이끌었던 NLD하고도 거의 연결이 끊어지다시피 했었지요. 더군다나 NLD 내 다른 정치인들조차도..

오바마, 인도를 위해서라면 핵도 OK?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갔다. 경제외교에 발을 벗고 나섰다고 한다. 오바마는 지난 6일부터 오늘까지 사흘 째 인도에 머물렀는데, 인도하고 찰떡 궁합을 과시했다. 오바마는 6일 도착해 뭄바이에서 열린 미-인도 비즈니스위원회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아시아 특히 인도야말로 미래의 시장”이라면서 교역외교에 열을 올렸다고 한다. 백악관은 이번 인도 방문에서 양국간 교역 20건을 성사시켰다면서, "미국 내에 일자리 5만4000개를 창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 CNN : Obama: Link with India is ‘stronger, deeper and broader’ than ever 계약 중 가장 큰 건은, 보잉사가 인도 스파이스항공에 737 여객기 30달러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인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가 수상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류샤오보(劉曉波.54)의 부인 류샤(劉霞)가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남편을 10일 면회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류샤오보는 울음을 터뜨리면서 “노벨상은 198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게 바친다”는 말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명보 등 홍콩 언론들이 류샤가 올린 트위터 글을 인용해서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혹시나 감옥 밖에서 잠시라도 아내를 만날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는데, 당국은 끝내 이를 허용해 주지 않았습니다. 류샤오보 부인도 '가택연금' 류샤는 10일 밤 트위터에 글을 올려서 “이제 막 집으로 돌아왔고, 8일부터는 연금상태에 있기 때문에 언제 여러분..

인도 '카스트 조사' 논란

인도가 인구센서스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통상적인 다른 나라들의 인구조사와 달리 악명 높은 ‘카스트 제도’에 기반을 둔 센서스가 덧붙여질 예정이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더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들이 9일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전날 ‘카스트 조사’라 불리며 시행 여부가 정해지기도 전부터 국민들 사이에서 격론을 불러일으켰던 인구센서스를 당초 계획대로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인도에서 카스트 별 인구조사가 이뤄진 것은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던 1931년 단 한번 뿐이었다. 내년에 조사가 이뤄지면 80년 만에 처음이 되는 셈이다.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내무장관은 8일 델리에서 각료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국 인구조사가 끝난 뒤 내년 6~9월 카스트별 가구 수를 조사할 방침”이라면서 “여러 정당..

중국-유럽 짝퉁 전쟁

중국과 유럽연합(EU)이 ‘짝퉁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EU가 중국에 짝퉁 수출품을 단속하라는 압력을 거세게 넣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1일 보도했습니다. EU의 추산에 따르면 중국산 위조 브랜드 담배 한 품목 때문에만 EU가 연간 100억유로(약15조1100억원)의 세수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겁니다. 리투아니아 출신인 알기르다스 세메타 EU 조세·관세 담당 집행위원이 지금 상하이에서 중국 관리들과 관세 관련 협상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밝혔다고 합니다. 세메타 위원은 중국을 “EU 내에 돌고있는 짝퉁 담배의 주산지”라 지목하면서 “지난해 EU 내에서 적발된 해적판 상품들 대부분이 중국산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산 짝퉁 많은 것이야 뭐, 전세계가 다 알고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대놓고 짝퉁 주산지라..

몽골의 네오나치

오늘자 경향신문에 ‘몽골에 중국인 혐오바람이 불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내용인즉슨, 몽골에서 극우 민족주의자들이 유럽식 신나치주의와 비슷한 이데올로기를 표방하면서 중국인들을 공격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공격을 주도하는 것은 ‘다야르 몽골(Dayar Mongol·하나의 몽골)’이라는 극우파 단체라는군요. 몽골 정부에 극우 정치단체로 버젓이 등록돼 2005년부터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랍니다. 이들의 공격 대상은 1차로 중국인들이고, 중국인 아버지를 둔 몽골인이나, 중국인과 성관계를 맺는 몽골 여성도 공격 타깃이 됩니다. 중국계 미국인, 중국인으로 오인 당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공격당하는 사례가 실제로 늘었고, 미국 국무부는 지난 봄 웹사이트에 “몽골 민족주의자들에 의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무차별..

아프간의 '민간군사회사'들

지난 10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중심가의 타이마니 지역에서 자살폭탄테러가 일어났다. 테러범들이 노린 곳은 겉보기에는 여느 집들과 다를 바 없는 주택이었으나, 실제로는 영국에 본사를 둔 하트라는 민간군사회사(PMC)의 사무실이었다. 테러범들은 민가를 가장한 사무실에 들어가려다 저지를 당하자 문앞에서 총기를 난사한 뒤 자폭했다. 이 과정에서 하트에 고용된 운전사 2명이 숨졌다. 두달 전 미 중앙정보국(CIA)은 대표적인 PMC인 지(Xe)와 아프간 기지 경비계약을 체결했다. Xe는 비슷한 시기에 국무부와도 카불 교외 미 외교관 거주단지 경비계약을 맺었다. 두 건의 계약규모는 총 2억2000만달러(약 2조6000억원)에 달했다. Xe는 2006년 이라크에서 민간인 17명을 학살, 미 의회 청문회에 불려나가..

아프간 사람들 '목숨값'은

지난해 9월 아프가니스탄 북동부 쿤두즈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유조차를 납치한 것으로 보이는 탈레반 반군’들을 향해 공습을 퍼부었습니다. 나토군의 조사결과 이 공습으로 142명이 숨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179명이 숨졌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숨진이들은 탈레반이 아니라 대부분 마을 주민들이었고, 어린아이들과 여성들도 많았습니다. 이 공격은 나토군 공습으로 민간인이 사실상 대량학살된 최악의 사건들 중 하나로 기록됐으며, 아프간 정부는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당시 공습을 주도한 것은 국제안보지원군(ISAF) 북부 사령부를 책임지고 있던 독일군이었습니다. 파장은 컸습니다. 2006년 아프간의 독일군이 내전시절 숨진 이들의 유골을 발로 밟거나 ‘장난감’처럼 다루는 사진이 공개돼 독일 내에..

파키스탄 홍수피해 400만명

파키스탄을 강타한 100년만에 최악의 홍수로 피해를 입은 주민 수가 400만명을 넘어섰다. 곡창지대이자 인구가 밀집한 남부까지 폭우에 휩쓸리고 있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구호활동을 하고 있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지원국(UNOCHA)은 5일 “어떤 형태로든 이번 홍수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400만명이 넘는다”면서 파키스탄이 대재난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사망자 숫자는 160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에 파견된 구호요원 마누엘 베슬러는 “홍수가 맨 처음 시작된 북서부 카이바르-팍툰콰주에서만 집계된 수치이기 때문에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일간 더네이션은 수천명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여름 열대계절풍인 몬순이 이상 폭우를 불러오면서 일어난 이번 홍..

기후 재앙의 집결판, 남아시아

파키스탄 북서부 산악지대가 물바다로 변했다. 북서부 중심도시 페샤와르를 비롯해 아프가니스탄으로 연결되는 산지의 밍고라, 디르, 칼람 일대는 사흘간 쏟아진 몬순(열대성 폭우)으로 복구되기 힘들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 더네이션 등 현지언론들은 고립된 채 구조를 기다리는 이들이 수만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미 사망자는 1100명을 넘어섰다. BBC방송은 ‘거대한 호수로 변한’ 페샤와르 르포를 전했다. 특히 이 일대는 험난한 산악지대여서 계곡에 몰려 사는 주민들이 많았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절벽길이나 다리가 끊어지면 그대로 고립돼 ‘섬’으로 변하기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1년에 한번씩 불어오는 몬순은 이 지역 주민들의 생명줄이나 다름없지만 이번에는 퍼붓는 비가 삶의 터전을 초토화시키는 재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