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파키스탄 탈레반 "뉴욕 테러시도 우리가 한 것"

딸기21 2010. 5. 3. 18:43


파키스탄 탈레반 조직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폭탄테러를 자신들이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은 2일 온라인 동영상사이트 유튜브에 비디오파일을 올려, 전날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적발된 차량 장착 폭탄은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웹사이트에도 성명을 올려 “이라크에서 미국이 저지른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2일 밤에는 TTP 지도자가 나오는 두번째 동영상을 올려 재차 미국을 겨냥했다. 이 두번째 동영상에서 TTP 사령관으로 알려진 하키물라 메수드는 “미국 내에서의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동영상을 분석한 민간정보회사 사이트(SITE)는 첫번째 파일에 녹음된 목소리가 TTP 내 자폭테러단을 이끄는 카리 후세인 메수드의 목소리라고 밝혔다. 테러전문가들은 하키물라의 모습을 비춘 두번째 비디오 역시 TTP 미디어분과에 소속된 우마르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것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 보안당국은 아직까지 알카에다나 탈레반 조직을 이번 사건과 연계시키는 데에 신중한 입장이다. 뉴욕시 경찰국의 레이먼드 켈리 국장은 “타임스 스퀘어 사건은 우리(미국)를 해치려는 자들의 타깃이 뉴욕임을 다시 상기시켜줬다”면서도 TTP 테이프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경찰은 타임스스퀘어 주변 CCTV를 분석, 용의자로 보이는 남성을 찾아내 추적하고 있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3일 CCTV에 찍힌 영상에서 “유용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닛산 SUV 차량에서 발견된 시한폭탄은 가솔린 캔과 프로판 탱크, 싸구려 화약 등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만들어진 조악한 것이었다. 1995년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청사 폭탄테러를 일으킨 티모시 맥베이는 가솔린과 비료 따위를 섞어만든 폭탄을 썼다.
이번 사건은 맥베이처럼 일그러진 영웅주의에 빠진 아마추어 테러범의 소행일 수도 있다. 하지만 폭탄의 정밀도만 가지고 테러조직과의 연계여부를 가리긴 힘들다. 워싱턴포스트는 “싸구려 폭탄이라도 큰 피해를 낼 수 있다”며 “쉽게 구할수 있는 재료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추적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에도 뉴욕 지하철에서 비슷한 사제 폭탄이 발견됐는데 아직까지 범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07년 이라크 알카에다 조직도 차량자폭테러를 확산시키면서 프로판탱크를 자주 이용했다. 2일 오전에는 뉴욕주에 접한 펜실베이지아주 피츠버그에서 마라톤대회를 노린 것으로 보이는, 역시 조악한 폭발물이 발견됐다.

알카에다나 탈레반과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그들에 영향을 받은 미국내 극단주의자들이 일종의 ‘모방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미국에서 자라난 ‘자생적 극단주의자들’이 파키스탄 테러조직에 선을 대거나 테러범 양성캠프로 향했다가 적발된 사례가 적지 않다. 5년전 영국 런던 동시다발테러(7·7테러)도 자생적 테러범들의 짓이었다.
이번 사건이 TTP의 짓이 아니더라도, 미국은 체면을 구겼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 1월 미군이 무인공습으로 하키물라를 사살했다고 보도했었으나, 이번 비디오에서 보이듯 건재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