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살롱 뒤 쇼콜라’는 세계 초콜릿 생산농과 장인들이 모여 카카오 향을 뽐내는 잔치다. 지난해 10월 열린 이 행사에서 ‘최고의 향기’의 영예는 페루의 작은 마을에 돌아갔다. 안데스 산맥 줄기가 끝나고 아마존의 열대 우림으로 이어지는 경계선에 위치한 페루 북부 산마르틴 주의 토카체라는 마을에서 나온 카카오 원두가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아직 세계 10위 카카오 생산국에도 들지 못한 페루의 농가들에게는 기념할만한 쾌거였다. 산마르틴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카카오가 아닌 코카와 마약밀매로 유명한 곳이었다. 1990년대 이 곳에서는 무장게릴라조직 ‘센데로 루미노소(빛나는 길)’와 96년 리마 일본대사관 인질사건을 일으킨 투팍 아마루 등이 맹위를 떨쳤다. 정부의 토벌작전으로 좌파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