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668

'제 버릇 개 못 준' 월가

지난해 9월15일 미국 리먼브러더스가 무너진지 어느새 1년이 지났다. 혹독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미국 금융업계는 ‘자성’과 ‘개혁’을 되뇌었지만 1년새 또다시 ‘옛날 버릇’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9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리먼 사태도 바꾸지 못한 월가의 버릇’으로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 리스크 높은 사업에 다시 치중하고 있다는 것. 둘째 도덕적 해이의 상징으로 비난받았던 고액 보수를 계속 받아챙기고 있다는 것, 세째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난해한 파생금융상품에 다시 손대고 있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골드먼삭스그룹,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미 5대 금융회사들은 올들어 트레이딩 규모를 엄청나게 늘렸다. 정부에 손내밀어 국민 세금을 지원받은 기업들은 그에..

칠레의 '과거사 청산'

칠레 법원이 과거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잔혹행위에 가담했던 범죄혐의자 129명에게 무더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칠레 정부와 사법부의 느리지만 끈질긴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AFP통신은 1일 칠레 법원이 피노체트 정권 시절 야당 정치인들과 반정부 인사들을 고문·살해한 독재정권 가담자 129명에게 일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법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산티아고 법원의 빅토르 몬티글리오 판사는 최근 피노체트 정권 시절 국가비밀경찰(DINA)의 요원으로 반정부 인사 탄압에 앞장섰던 이들의 체포를 지시했다. 20년 가까이 칠레에서는 과거사 청산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한번에 이렇게 많은 이들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은 처음이다. 이들 중에는 그동안의 진상규명 작업 ..

애도에 잠긴 미국

미국 워싱턴의 모든 연방건물과 의사당에는 26일 조기가 게양됐다. 워싱턴은 물론, 미국 전역이 전날 타계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을 기리는 애도에 잠겼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을 비롯한 연방정부 건물에 조기를 달라 지시했고 케네디의 지역구인 매사추세츠주의 공공건물에도 조기가 내걸렸다. Mourners line up to sign condolence books at the John F. Kennedy Presidential Library and Museum in Boston Wednesday, Aug. 26, 2009 / AP 보스턴글로브 등 미국 언론들은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모든 미국인들이 사랑했던 정치인, ‘케네디 가’의 마지막 투사였던 그의 장례식이 국장에 버금가는 추모 분위기 속에 진행될..

'감옥국가 미국'의 어두운 단면

불에 탄 건물, 피묻은 매트리스, 굴러다니는 구급약, 병원에 실려간 사람들. 마치 폭탄테러공격이라도 받은 듯한 처참한 장면이지만,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분쟁지역이 아니라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교도소에서 재소자들 간 인종 충돌이 벌어져 200여명이 다쳤다. 결국 폭동으로 비화된 이 사건을 계기로 ‘감옥국가 미국’의 열악한 교도소 실태가 다시 논란거리로 떠올랐다고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등이 11일 보도했다. Robert Gauthier/Los Angeles Times Joshua Hall is left in ruins after Saturday's riot at the California Institution for Men at Chino. LA 동쪽 치노에 있는 캘리포..

동상이몽 NAFTA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9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도착, 멕시코·캐나다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각각 개별 회동을 가진 뒤 만찬을 함께했다. 세 정상은 ‘쓰리 아미고스(세 친구) 회담’이라 불리는 이 회담에서 멕시코 전통음악과 민속춤을 관람했으나, 만찬장 주변에는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특히 이번 회담은 신종플루의 진원지였던 멕시코에서 열리는 탓에 ‘보건 경계령’까지 더해졌다. NAFTA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L-R) Canada's Prime Minister Stephen Harper, Mexico's President Felipe Calderon and U.S. ..

'연봉 1억달러' 말 되나 말 안 되나

미 백악관과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은 기업들의 고액 연봉·보너스에 다시한번 일침을 놓았다. 정부 지원을 받은 거대 기업들은 급여지급안 정부제출을 앞두고 눈치보기에 한창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27일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부 금융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고액연봉을 규제하는 백악관 ‘연봉 차르’ 케네스 파인버그가 ‘과도한 연봉’을 지급하는 기업들에게 칼을 들이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거액 구제금융을 받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AIG, 제너럴모터스(GM), GMAC파이낸셜서비스, 크라이슬러, 크라이슬러파이낸셜 7개 회사는 다음달 13일까지 임직원 급여와 인센티브 등을 담은 ‘보상 패키지’ 내역을 파인버그에게 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제출한 기업은 없으며, 서로 눈치들을 보고 있다. GM ..

차베스의 볼리바리즘

중미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장기집권의 길을 열기 위한 개헌을 모색하겠다고 선언했다. 개헌 문제로 온두라스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시끄러운 와중에 발표된 일이다. 중남미 곳곳이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이끄는 ‘차베스식 볼리바리즘’에 휩쓸리고 있다. 19일 산디니스타 혁명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오르테가(오른쪽)와 노벨상 수상자 리고베르타 멘추. /로이터 오르테가 대통령은 이날 수도 마나과에서 열린 산디니스타 혁명 30주년 기념식에서 “대선 재출마를 위해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념식에는 차베스도 참석했다. 오르테가는 1979년 좌파 산디니스타민족해방전선(FSLN)을 이끌고 소모사 독재정권을 몰아낸 뒤 6년간 집권했다. 지난 2007년1월 다시 선거에서 승리, 두 번..

연설로 본 오바마의 외교정책

‘세계를 이끌 위대한 비전(grand vision)’인가, 할말도 속시원히 못한채 돌아다니는 ‘사과 여행’인가.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의 ‘연설 외교’가 화제다. 오바마는 지난 4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는 “핵 없는 세상은 나의 꿈”이라며 러시아에 핵탄두 감축 협상을 제의했고, 지난달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미-중동 관계의 새로운 시작을 선포했다. 11일 아프리카 가나의 아크라에서는 격려와 쓴소리를 동시에 던졌다. 영국 BBC방송은 오바마의 해외 연설들을 통해 전임 행정부와 차별화된 미국의 새로운 외교정책을 분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내문제로 후퇴하지 않고 국제적인 이슈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바마 외교의 초점은 “잇단 전쟁과 경제위기로..

미국에서도 사이버 공격

미국에서도 최근 2~3일 동안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기관과 민간기관 등의 여러 웹사이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해커로부터 조직적인 사이버공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 공격이 한국 사건과 연관돼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 에이미 쿠드와 대변인은 8일 미 언론들에 “최근 며칠 동안 정부기관과 민간기관의 사이트들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며 “이를 확인해 정부 컴퓨터긴급대응팀에 통보,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쿠드와 대변인은 공격을 받은 기관들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며 “데이터 도난이나 손실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사건을 가장 먼저 보도한 AP통신은 국토안보부와 국방부, 연방항공청(FAA), 연방거래위원회(F..

아르헨티나 총선, '크리스티나 중간평가'

28일 치러진 아르헨티나 총선에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사진) 현대통령 부부가 이끄는 중도좌파 페론주의 정당이 우파 야당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실책으로 비판받아온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하원 다수의석 확보에 실패,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헤랄드 등 현지 언론들은 개표가 80% 가까이 진행된 가운데 유권자 3분의 1이 거주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에서 우파 야당 ‘우니온-PRO’가 근소한 차이로 집권 ‘승리전선(VF)’을 앞섰다고 보도했다.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에서는 여당이 오차 범위 내에서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개표 결과 우니온-PRO가 35% 가까운 지지를 얻어, 32%를 얻는데 그친 승리전선을 눌렀다. 이번 총선은 연방 상원(임기 6년) 72명 중 3분의1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