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메리카vs아메리카 668

오바마의 '역사적 승리', 민주당의 '불확실한 승리'

“아무리 높이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을 역사적인 승리.”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21일 하원에서 보건의료개혁법안이 통과되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이래 최대의 정치적 승리를 거뒀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불투명했던 법안통과를 이뤄내, 개혁 드라이브를 강력 추진할 모멘텀(동력)을 얻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오바마 정부가 연내 추진하려 하는 두 개의 또다른 개혁법안, 즉 금융규제법안과 일자리 창출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분석했다. 의료개혁안은 오바마가 가장 중요한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고 취임 뒤에도 ‘자리를 걸고’ 추진해왔던 일이다. 취임 1년여 만에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대단한 성공이다. 뉴욕타임스는 “1960년대 민권운동 시절부터 전국민 건강보험을 추진해왔..

미 동성애자 권리운동 상징 된 한국계 장교

“왜 묻지도, 말하지도 못하게 하는가. 우리에겐 정체성을 밝힐 자유가 있다.” 18일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 앞에 150여명이 모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군 내 동성애자 차별을 없애기로 한 약속을 지키라”며 시위를 벌였다. 오바마가 국방부의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는 오랜 동성애자 금언 정책을 폐기하도록 하겠다고 해놓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에 항의하러 나선 것이다.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밝혔다는 이유 만으로 강제퇴역 처분을 받게 된 동성애자 전역병 2명은 백악관 울타리에 자신들 몸을 사슬로 감고 구호를 외치다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된 이들 중 한 명은 한국계 이민2세로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 장교였던 대니얼 최(29·사진)였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흑인들은 나가라"?

“주목! 모든 흑인들은 지금 매장을 떠나라!” 미국 뉴저지주 남쪽 워싱턴타운십의 월마트 매장. 지난 14일 이 곳에서 쇼핑을 하던 사람들은 매장 내 안내방송을 들으며 경악했다. 갑자기 한 남성의 목소리로 “모든 흑인들은 떠나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던 것이다. 1960년대 흑백 분리가 공공연히 이뤄지던 시절도 아니고, 사상 첫 흑인대통령까지 탄생한 마당에 흑인들에게 가게를 나갈 것을 요구하는 방송이 나오자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아직까지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남성의 방송이 있고난 뒤, 월마트 직원이 다시 마이크를 잡고 매장 안내방송을 통해 사과를 했다. 하지만 파장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17일 월마트 측에서 공식 사과를 했다. 아칸소주 벤튼빌에 본사를 둔 월마트 측은 “그런 일은 우리도 용납할 수..

하와이 원주민들의 '자치' 꿈

몰락한 하와이 왕국의 후예들이 부활의 꿈을 꿀 수 있을 것인가. 미국에서 마지막 남은 ‘비공식 원주민집단’인 하와이 원주민들이 연방정부로부터 원주민으로서의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AP통신은 미 연방상원에 계류된 하와이 원주민 자치법안이 이르면 이달 내에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14일 보도했습니다. 하원에서는 이미 지난달 법안이 통과됐고, 하와이 출신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원주민들의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한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AP는 전했습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하와이 원주민들은 미국 내 알래스카와 중·서부 등지에 거주하는 원주민들과 마찬가지로 자치권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원주민들은 연방정부와 주정부에서 땅을 받아, ‘하와이 원주민 자치정부’를 구성해 주 정부 법과 연방법에 허용된..

미국 "핵무기 없애자"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전략핵무기의 ‘극적인 감축’과 전임 행정부 시절의 ‘선제공격 독트린’ 폐기 등을 포함한 새로운 국방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국과 영국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현재 갖고 있는 2200여개의 전략핵탄두를 몇백개 수준으로 줄이고 신형 핵무기 개발도 전면 폐기하며 유럽에 배치된 전술핵무기도 없애는 것이 새 핵전략의 골자다. 오바마에게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안겨준 ‘핵 없는 세상’의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뉴욕타임스와 BBC방송 등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오바마 정부가 “기존 핵탄두를 극적으로 줄이는 내용의 핵전략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는 1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만나 토론을 벌인 뒤 미국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다시 작성하는 ‘핵태세 검토보고서..

7살 딸 끌어안고 붕괴 견딘 ‘父情’

알베르토 로사스는 칠레 중부 콘셉시온의 15층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이 아파트 13층의 자기 집에 있던 로사스는 지난달 27일 지진이 콘셉시온 인근을 강타하자 7살 딸을 데리고 목욕탕으로 뛰어들어갔다. 무너져내리는 아파트에서 그는 어린 딸을 끌어안고 ‘붕괴’를 견뎌냈다. 얼마가 흘렀을지 모를 시간이 지나 정신을 차려보니 창문 너머로 보름달이 보였다. 그는 딸을 안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여기가 바로 로사스가 살던 15층 건물 아파트다. /AFP 무너진 건물에 60여명 매몰 지난 2003년 이란의 옛 도시 밤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 무너지는 집더미에 깔려 죽어가면서 자기 몸으로 갓난아이를 살려낸 한 어머니의 모성이 세계에 감동을 안겨줬다. 당시 그 어머니는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지만, 콘셉시온의 로사스..

칠레는 아이티와 달랐다

아이티 대규모 지진 참사가 아직 제대로 수습도 되지 않은 상황인데 칠레에서 또다시 초강력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칠레 지진은 진앙지의 충격만 따지면 아이티 지진의 500~1000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티에서 30만명이 희생된 데 비해, 칠레 사망자 수는 수백명대입니다. 구조작업이 진행되면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지진 규모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습니다. 대도시에서 떨어진 진앙 아이티와 칠레의 차이를 불러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진앙이 위치한 지점을 비롯한 지질학적 차이가 가장 큰 요인이지만 당국의 대비와 철저한 내진설계, 강력한 건축 법규와 체계적인 구호, 정부의 효과적인 대응도 국민들의 생사를 갈랐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면 “칠레는 운이 좋았습니다.” 아이티..

미국, 30여년만에 '핵발전 확대' 방향 전환

미국이 핵발전을 확대하는 쪽으로 에너지정책의 방향을 틀었네요. 스리마일 섬 핵발전소 방사능 누출사고로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한 이래 30여년 만입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새로 세워질 원전에 정부가 지급보증을 하겠다”며 원전 건설을 연방정부 차원에서 지원할 것임을 선언했습니다. 미국의 정책 변화는 세계 각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덩달이처럼 좋아할 사람들도 보이는군요. 오바마는 이날 메릴랜드주 랜햄을 방문한 자리에서 조지아주에 세워질 새 원전을 언급하며 “정부가 이 원전 건설에 80억 달러 규모의 대출보증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자리에는 스티븐 추 에너지장관과 캐럴 브라우너 백악관 환경·에너지정책담당관도 함께 했다고 합니다. 조지아주 버크카운티에서는 미 남동부 최대 전력회..

G7 아이티 빚탕감은 '빛 좋은 개살구'

캐나다 북부 이칼루이트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회의에 참석한 재무장관들이 아이티의 대외채무를 없애준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최근 몇년 새 부자나라들과 국제금융기구들은 수시로 최빈국들에 대한 빚탕감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실제 빈국에는 보탬이 되지 않는 생색내기일 뿐이라는 비판이 많다. 아이티의 경우도 G7의 조치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캐나다의 짐 플래허티 재무장관은 6일 회의에서 “아이티에 대한 채무탕감 움직임이 일고있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G7은 아이티가 회원국들에 지고 있는 채무를 모두 변제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별 국가에 진 빚 외에 아이티가 다자간 기구에 지고 있는 부채도 모두 없애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영..

록히드마틴, 미 의회 예산조정 '최대 패자'

F22 랩터에 이어 F35 조인트 스트라이크 파이터(JSF)도 날개가 꺾였다. 미 국방부가 2011 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서 ‘세금 먹는 도둑’이었던 F35 프로그램의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1일 7080억달러 규모의 국방예산안을 소개하면서 “F35 프로그램은 우리가 바랐던 핵심 목표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성과보수 지급을 유예할 것”이라고 밝혔다. 욕 먹고 있다지만... 생김새가 멋있으니 스텔스는 무조건 구경하고 지나가야;; JSF는 미 국방부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생산 프로그램이었지만 주계약자인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이 생산 일정과 비용 목표치를 지키지 못해 비판이 일었다. 정부는 내년에 F35 43대 구매예산 110억달러를 책정했으나 록히드마틴에 주기로 했던 6억1400만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