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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핵무기 없애자"

딸기21 2010. 3. 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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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전략핵무기의 ‘극적인 감축’과 전임 행정부 시절의 ‘선제공격 독트린’ 폐기 등을 포함한 새로운 국방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국과 영국 언론들이 1일 보도했다. 현재 갖고 있는 2200여개의 전략핵탄두를 몇백개 수준으로 줄이고 신형 핵무기 개발도 전면 폐기하며 유럽에 배치된 전술핵무기도 없애는 것이 새 핵전략의 골자다. 오바마에게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안겨준 ‘핵 없는 세상’의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뉴욕타임스와 BBC방송 등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오바마 정부가 “기존 핵탄두를 극적으로 줄이는 내용의 핵전략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는 1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만나 토론을 벌인 뒤 미국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다시 작성하는 ‘핵태세 검토보고서(NPR)’로 정리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당초 지난해말 NPR을 완성하려다 3월로 미뤘다. 새로운 전략의 초점은 대부분 낙후되어 쓸모 없게 된 핵탄두 수를 대폭 줄이면서 핵 억지력을 유지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감축 규모는 네자릿수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핵탄두 수를 몇백개 선으로 줄인다는 얘기다.
또한 땅굴파괴용 벙커버스터 등 신형 핵무기 개발계획을 모두 폐기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실효성 없는 핵무기 중심의 방어체계를 버리는 대신, 재래식 무기체계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백악관 소식통들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 만들어져 조지 W 부시 전임 행정부 때 확장된 ‘스타워즈’ 구상(미사일방어체계)를 거의 모두 폐기 혹은 손질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정부는 유럽에 있는 모든 전술핵무기도 제거한다는 계획 아래 동맹국들과 접촉해왔다. 미국은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터키 등에 전술핵무기들을 배치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등을 침공하면서 명분으로 내세운 ‘선제공격 독트린’도 공식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지난해 4월 체코 프라하를 방문했을 때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 핵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선언했으며, 1991년 체결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대신할 새로운 협정을 놓고 러시아와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시한이 끝난 START의 후속협정은 타결이 임박한 상태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1일 “거의 모든 이슈에서 의견이 접근했다”며 새 협정이 거의 타결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오는 5월 열릴 예정인 핵확산금지조약(NPT) 검토회의 때까지 새로운 군축 틀이 잡히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오바마 정부의 결정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일각에선 아예 이 참에 오바마가 “미국은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제 핵공격 포기선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방부는 핵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 좀더 모호한 표현을 써야 한다는 의견이다. 보수파들은 이란과 북한 핵 위협을 들며 “지금같은 시기에 핵 감축과 개발계획 포기를 선언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당분간 백악관 안팎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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