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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링 걱정되면 보지 마세요)

이런, 젠장할. 오늘부터 일주일간을 '통곡의 기간'으로 정할까 혹은 열받는데 아예 결승전 시청을 말아버릴까 하다가, AC밀란을 응원하기 위해서라도 결승은 꼭 봐야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습니다(어차피 볼 거면서 ^^). 열받는 세월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귀염둥이들이 떼거지로 몰려있는 발렌시아가 선전에도 불구하고 인터에 밀리면서 1차로 상심. 그치만 인터 역시 괜찮은 팀이니까 밀란 더비에서는 인터 응원했는데 어제 2차로 절망. 안 되면 호나우두-히바우두 맞대결이나 기대해보자 하면서 하루를 견뎠는데 오늘 3차로 완전히 좌절. 이제 남은 것은 AC밀란을 응원하는 것 밖에 없군요. 지구방위대 라인업은 진작부터 불안하다는 얘기가 나왔었죠. 1차전에 선발출장했던 호나우두(대체 왜 그렇게 자주 다친단 말이냐) 대신에 ..

흑흑 비에리...

오늘, AC밀란과 인터밀란 경기. 장소는 1차전과 다름없이 산시로의 주세페 메차 구장. 라인업도 1차전과 비슷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라면, AC밀란의 디다 골킵이 못 나오고 아비아티가 대신 출장했다는 것. 인터에서는 큰 변화 없었고요. 양팀 각각 1명씩 달라진 것 외에는 지난번 멤버들이 거의 그대로 나왔는데. 밀란 라커룸 비춰줄 때에 베를루스코니 총리도 등장하더군요. 베를루스코니가 구단주이거든요(팀은 좋은데 구단주는 맘에 안 든다). 1차전 때랑 똑같이 AC밀란은 인자기-셰브첸코 투톱, 인터는 크레스포-레코바 투톱. 그러나 1차전 때에는 전반적으로 양팀 킬러들이 다 부진했었고, 특히 셰브첸코와 레코바가 영 별로였죠(크레스포도 잘 한 것 하나 없었지만 -.-). 결국 미드필드 압박이 강했음에도 불구..

카를로스 메넴, 이 xx

노동자 출신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을 선택한 브라질에 이어, 경제난에 시달려온 아르헨티나 국민들도 중도좌파 새 지도자를 선택했다. 오는 18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던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카를로스 메넴(72) 후보가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아르헨티나의 새 대통령은 산타크루스 주지사인 네스토르 키르츠네르(53) 후보로 사실상 결정됐다. 아직 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메넴후보 측근들의 말은 인용해 메넴후보가 결선투표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선에는 지난달 27일 1차 투표에서 5명의 후보 중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각각 24%와 22%의 지지를 얻은 메넴과 키르츠네르가 결선에 진출해 선거전을 벌여왔다. 두 후보는 모두 페론당 소속이지만 90년대 ..

[스크랩] 극단의 생명

극단의 생명 The Outer Reaches of Life (1994) 존 포스트게이트 (지은이) | 박형욱 (옮긴이) | 들녘(코기토) | 2003-05-06 퇴비더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생각해보자. 식물성 유기물질의 파편들은 '청소부'라 불리는 민달팽이 등의 연체동물과 진균류, 호기성 세균, 벌레 등에 먹히기 시작하며 순식간에 더미 안의 산소는 소진되어버린다. 이 때에도 퇴비 더미의 표면에서 1-2 센티미터 정도까지 외부의 산소가 들어갈 수 있지만 그 내부에는 거의 모든 산소가 사라진다. 따라서 벌레와 연체동물들은 산소가 더 많은 곳으로 이동하고 호기성 세균과 진균류는 휴지상태에 들어가는데, 이 때부터 무산소성 생물들이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유기물질의 파편들과 섬유소, 전분, 단백질 등 여..

이란의 묘한 움직임

지난 2001년의 9.11 테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그리고 올해 이라크전쟁을 거치는 동안 잠자는 호랑이처럼 숨죽이고 있던 이란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라크전쟁 이후 미국을 '자본주의 질서'에 맞춰 재편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중동국가들의 반발에 부딪치고 있는 시점에 무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이 '역사적인 중동순방'에 나서, 이란의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타미 대통령이 12일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 수만명의 인파로부터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베이루트 공항에서 하타미 대통령이 묵을 피니시아 호텔까지 이어지는 도로는 이란 이슬람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초상화와 이란, 레바논 깃발로 뒤덮였으며 시아파 무슬림 3만여명이 몰려들었다. 서구화된 레바논에서는 보기..

가브리엘 뱅상의 그림책들

떠돌이 개 Un Jour, un chien 가브리엘 벵상 (지은이) | 열린책들 | 2003-04-20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그림을 단편적으로 접해보기는 했는데, 제대로 본 것은 처음이다. 쓱쓱 질러나간 선 속에 개 한 마리가 있고, 길이 있고, 자동차들과 사람들이 오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개의 마음'이 돼버렸다. 마치 내가 저 떠돌이개가 된 듯이 외톨이가 됐을 때의 막막함과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을 보는 이방인의 외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그림책은 많지만, 뱅상이 보낸 개 한 마리가 가져다준 정서는 색다르다. 따뜻하다. 뱅상의 시선 언저리에는 따뜻함이 깔려 있다. 무슨 모험이 일어날까, 몇페이지 밖에 안되는 그림책을 넘기면서 두근두근 긴장되더니 어느새 마음이 따사롭게 풀려 있다. 거대한 알..

딸기네 책방 2003.05.11

[스크랩] 장정일, '삼중당 문고'

삼중당 문고 장정일 열다섯 살, 하면 금세 떠오르는 삼중당 문고 150원 했던 삼중당 문고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두터운 교과서 사이에 끼워 읽었던 삼중당 문고 특히 수학시간마다 꺼내 읽은 아슬한 삼중당 문고 위장병에 걸려 1년 간 휴학할 때 암포젤 엠을 먹으며 읽은 삼중당 문고 개미가 사과껍질에 들러붙듯 천천히 핥아 먹은 삼중당 문고 간행목록표에 붉은 연필로 읽은 것과 읽지 않은 것을 표시했던 삼중당 문고 경제개발 몇 개년 식으로 읽어간 삼중당 문고 급우들이 신기해하는 것을 으쓱거리며 읽었던 삼중당 문고 표지에 현대미술 작품을 많이 사용한 삼중당 문고 깨알같이 작은 활자의 삼중당 문고 검은 중학교 교복 호주머니에 꼭 들어맞던 삼중당 문고 쉬는 시간 10분마다 속독으로 읽어내려간 삼중당 문고 방학중에 ..

딸기네 책방 2003.05.10

AC밀란-인터밀란 4강전

어제의 레알마드리드-유벤투스 경기에 이어, 오늘은 챔피언스리그 또다른 4강전, AC밀란-인터밀란 경기를 봤습니다. 오늘 회사 안 가고 노는 날이라서 내내 중계방송만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챔편스 32강전은 열심히 봤는데 16강전은 출장가 있느라(그넘의 전쟁...) 별로 보지 못했고, 8강전 시작된 뒤에는 MBC ESPN에서 AC밀란 경기를 안 보여줘서(죽일 넘들) 요새 'AC밀란 결핍증'에 걸려있었습니다. 게다가 밀란 더비를 보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그만큼 기대도 컸지요. 더비도 그냥 더비가 아니라 챔편스 세미파이널!!! 이번 경기는 AC밀란 홈인 산시로구장에서 열렸습니다. AC밀란은 최근 공격진이 괜찮았다고 들었고 또 홈이니깐 공격을 좀 할 것이고, 인터는 보나마나 수비-역습을 할 것이다 라고 생각했는..

케이스 데블린, '수학의 언어'

수학의 언어 The Language of Mathematics (1998) 케이스 데블린 (지은이) | 전대호 (옮긴이) | 해나무 | 2003-05-06 대체 수학이라는 것은 어떤 학문일까. 고등학교 때 배웠던 미적분 공식은 대학입시만 치르고 나면 거짓말처럼 머릿속에서 지워진다. 수학이나 과학전공자가 아니라면, 고교 졸업 뒤 10년이 지나서 함수를 계산하고 사인 코사인 곡선을 그릴 일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평생동안, 4칙연산을 제외한 '고난이도' 수학 문제를 풀 일은 다시 없을 수도 있다. '수학의 언어'라는 책의 제목만 보면, 대체 이 책이 수학의 어떤 측면을 어떻게 설명하려 하는 것인지 감(感)이 잘 오지 않는다. 저자는 '수학은 패턴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수학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해준..

지구방위대-유벤 4강전

히히히히 하하하하 오늘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서 챔편스 4강전 첫 경기, 레알마드리드-유벤투스 경기를 봤습니다. 아침에 기사 쓸 것도 없으니까 혼자 수다나 떨며 놀아야지. 원래 제 홈에 축구얘기 올리는데, 오늘내일 저희동네 축구흥분당원들이 재방 봐야하기 때문에 '스포일링 금지기간'이거든요. ^^ 사실상의 결승전이었죠. 프리메라리가와 세리아의 자존심을 건. 특히 이번시즌에는 스페인에서 지구방위대만 올라오고(제가 젤 좋아하는 발렌시아는 떨어졌어요 흑흑) 유벤과 밀란형제들이 몽땅 4강에 진출했기 때문에 지구방위대가 절대로 지면 안 되는 경기였거든요. 경기 결과는 2대1로 지구방위대 1승. 그런데 지구방위대가 이렇게 큰 경기에서, 이렇게 고전하는 거 이번시즌 들어 첨 봤습니다. 스트라이커가 넘쳐나서 걱정이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