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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랑 친한 나라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미군은 기소되지 않도록 면책권을 달라고 *도 아닌 소리를 지껄이던 미국,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반대하는 나라에는 군사지원 안 해준다고--사실 자주국방 안되는 나라들에는 엄청난 위협이다. 군사지원 속에는 오만가지 의미가 다 들어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실제로 미군 떠나버리면 경제까지 흔들리는 나라들이 한둘이 아니걸랑. 웃긴것은 미국이 ICC 문제를 기준으로 나라들을 분류해놨는데, 이것이 '미국과 친한 나라들' '미국과 안 친한 나라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 그 나라들을 ABC 순으로 살펴보면. 1. 군사지원을 끊기로 한 35개국 - 감히 미군을 국제법정에 세우자고 한 간큰 나라들 안티구아 바부다, 바베이도스, 벨리즈, 베냉, 브라질, 불가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콜롬..

아리엘 도르프만, '도널드 덕'

도널드 덕, 어떻게 읽을 것인가 - 디즈니 만화로 가장한 미 제국주의의 야만 How to Read Donald Duck : Imperialist Ideology in the Disney Comic (1984) 아르망 마텔라르, 아리엘 도르프만 (지은이), 김성오 (옮긴이) | 새물결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는 슬픈 사랑이야기이지만 디즈니의 `머메이드(Mermaid)'에 이르면 극단적인 이분법 대결구도로 바뀌어 헐리우드식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내용의 단순성은 차치하고, 동글동글 예쁜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폭력적인 행동은 가관이다. 디즈니의 인어공주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뒤에 안데르센의 책을 본다면 "속았다"고 느끼지 않을까. 우리 모두 그렇게 속았던 경험이 있다. `마징가Z'와 `요술공주 새리'가 일본만화였다는 ..

딸기네 책방 2003.06.30

나이키 vs 소비자운동가

(아침에 판결문을 프린트해보니 무려 35페이지...우리말 판결도 어려워서 잘 못 읽는데 영어 판결문이라니, 머리가 지끈지끈. 게다가 연방대법원 판결이라서 다수의견 소수의견 두개 다 나와있는데 뭐가 뭔지도 통 모르겠고...어렵습니다) 기업이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홍보하는 것도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줘야 하나. 미국 연방대법원은 26일 기업 홍보활동의 정당성을 놓고 벌어진 스포츠용품 제조업체 나이키사와 소비자운동가의 싸움에서 “기업이 영리를 위해 광고하는 것은, 비록 홍보내용이 특정 상품에 대한 것이 아니더라도 상업활동에 해당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미국 기업들은 “홍보활동에 제한을 가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

미국이라는 나라

제게는 '미지의 나라'인 미국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미국인들이 자유를 잃어가고 있다." 요즘 많이 들려오는 얘기입니다. 물론, 미국 주류가 아니라 마이너들의 얘기겠지만요. 밖에서 보기에(미국 한번도 안 가봤음) 9.11 테러 이후 미국사회는 병들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테러와의 전쟁' 명분 아래 시민의 기본권이 제한되고 개인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이 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얘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브레이크 없는(있지만 너무 약한) 자동차처럼 보수주의로 폭주해가는 듯한 모습. 미국사람들 부러웠는데, 그들이 누리는 '자유'라든가 절차적 민주주의, 그들의 정신이 진심으로 부럽다 싶을 때가 많았는데, 제 눈에 멋지게 보였던 미국의 모습은 사라지고-- 보이는 것은 부시의 면상 뿐이라는 거죠. 미..

골리앗에 맞선 에콰도르의 다윗들

큰 놈한테 작은 놈이 용감하게 덤비는 걸 '다윗 대 골리앗의 싸움'이라 하죠. 국제 기사에서 보통 '다윗 대 골리앗'이라 하면, 요새는 다국적 거대 기업 대 토착민들의 싸움을 말하는데요. 남미 에콰도르 산골에 이런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남미 에콰도르 산간지방의 인디오 원주민들이 지역 환경을 파괴하는 다국적 에너지기업 셰브론 텍사코를 상대로 10년째 힘겨운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라틴아메리카프레스는 22일 거대기업의 횡포에 맞선 에콰도르 북부 오레야나주(州) 누에바 로하 원주민들의 투쟁을 전했습니다. 셰브론 텍사코 본사가 있는 미국의 법원도, 거대기업의 입김에 좌우되는 에콰도르의 법원도 이들의 편이 아니지만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싸움은 환경단체들과 원주민들의 성원 속에 계속되고 있습니..

룰라가 부시를 만났을 때.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과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20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서로 다른 출신과 성향을 가진 두 정상의 만남으로 미리부터 관심을 불러모았던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서로의 외교술을 한껏 과시했다. 룰라 대통령의 워싱턴 외교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전에 반대했던 국가 원수로서는 처음으로 전후 백악관을 방문했다. 부시 대통령은 집무실인 오벌 룸에서 룰라 대통령을 맞았으며 "브라질은 북미와 남미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몫을 하고 있다"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룰라 대통령의 당선에 경계심을 보였던 백악관이지만, 이날 만남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두 정상의 대면은 지난 1월 룰라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룰라 대..

[스크랩] 탱고를 통해 본 아르헨티나 사회

라틴 아메리카, 영원한 위기의 정치경제 이성형 (지은이) | 역사비평사 | 2002-09-25 [스크랩] 탱고를 통해 본 아르헨티나 사회 눈빛들의 대화 1997년 어느날 밤, 산 텔모의 탱고 바에서 난 눈빛에서 흘러나온 에로티시즘을 처음 만났다. 그래 탱고도 ‘엿보기’야, 관음증 환자들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게임이라고! 난 두 번째 찾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얻은 발견에 흥분했다. 가장 에로틱한 부분은 허리 아래나 몸놀림이 아니라 10대의 두 무용수가 서로 교환하는 교태스런 눈빛이었다. 그 눈빛에 홀렸을까? 그날 난 동료들과 포도주와 반도네온의 흐느낌에 빠져들었다. 동네사람들이 찾는 로컬 바에 동양인들이 자리를 뭉개고 있는 것이 이상했던지 일행 중 누가 나와 노래를 한 곡 하라고 한다. 피아노, 반도네온,..

딸기네 책방 2003.06.19

신대철, '그냥 돌이라고 말하려다'

(바람구두님 홈에 올렸던 글입니다) 그냥 돌이라고 말하려다 신대철 "산책 좀 합시다" 고비 노인이 이른 아침부터 서두른다, 사막에서 무슨 산책을? 사막에도 갈등이? 하고 말하려다 나는 흔쾌히 따라나선다, 걸어서 한시간 삼십분, 낮을 대로 낮아진 구릉들 흐르다 문득 사라진 곳에 검푸른 바위들 반들거린다. "운석입니다, 별똥별이지요, 아직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여길 산책하고 나면 살아가는 일이 신비롭습니다, 여기선 무엇이든지 들립니다" 무엇을 들었지요? 하고 물으려다 구릉 사이 분지형 바위들을 가리키며 성소 같군요 했다, 내 얕은 탐석체험에 의하면 이 바위들은 경도 5도쯤 되는 변성암이고, 그의 신비체험에 의하면 생의 비의가 서린 바위 이상의 장소이리라, 그는 여기까지 걸어오면서 혼자 얼마나 많은 ..

딸기네 책방 2003.06.18

아프리카 초원도 '민영화' 한다?

아프리카 초원지대의 자연공원들이 민간에 넘어가게 됐습니다. 지역개발과 환경의 효과적 보전이라는 명분하에 진행되는 대규모 민영화 사업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영국 BBC방송은 16일 잠비아, 말라위, 우간다, 케냐, 모잠비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6개국의 국립 자연공원들이 민영화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독일 출신의 백만장자 사업가 파울 반 블리싱겐이 추진하고 있는 이 공원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면 지구상 최대의 야생동물 군락지인 아프리카 남부의 초원.밀림지역은 초대형 ‘사파리 벨트’로 바뀌게 될 전망입니다. 형식은 장기임대를 통해 공원 관리를 위탁한다는 것이지만 사실상 민영화계획이나 다름없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반 블리싱겐은 이미 남아공 북부의 마라켈레 국립공원을 위탁운..

외인구단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가 37라운드까지 모두 마쳤으니 이제 팀마다 딱 한 경기씩 남았다.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무적함대' 레알마드리드, 그리고 2위는 레알 소시에다드다. 레알 소시에다드라는 팀은 여간한 축구팬이 아니고서는 잘 알지 못할 것이다. 프리메라 리가가 쎄다고는 하지만 이 팀은 그 엄청난 리그의 '그저 그런 팀들' 중의 하나였을 뿐이다. 적어도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37라운드, 소시에다드와 셀타비고의 경기가 셀타비고 홈에서 열렸다. TV 카메라는 계속해서 원정 온 소시에다드 응원팀의 모습을 비춘다. 자기네 팀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면서 선수들 못잖게 긴장하고 있는 사람들. 클로즈업된 얼굴들은 너무나 진지하다. 축구에 목숨걸었나 싶을 정도로, 경기에 몰두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