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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사랑하고 있을까

우리가 정말 사랑하고 있을까 생 텍쥐페리 (지은이) | 유혜자 (옮긴이) |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 2000-04-01 생텍쥐페리는 명상가이고 시인이다. 야간비행, 사막, 바람과 모래와 별들. 그리고 실종. 영화처럼, 소설처럼, 그림처럼 낭만적인 말들로 이뤄진 그의 생애. 의 문구들은 언제 읽어도 가슴에 저며온다. 네 개의 벽과 기둥이 지붕을 덩그러니 받치고 있다고 해서 모두 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붕을 올리고, 벽돌을 쌓아올렸다고 모두 집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그 공간에 대한 추억과 애착만이 그것을 진짜 집으로 만들어주며 그곳에 담긴 인간의 영혼을 보호해준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바로 곁에 있는 것보다 더 가깝게 느껴지고, 눈에 보이지 않아도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감정의 풍요로움을 ..

딸기네 책방 2003.07.09

용감한 BBC

이라크 전쟁 정보 조작의혹을 놓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BBC 방송 사이의 대결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영방송의 대명사'인 BBC와 총리실 간의 싸움은 영국의 이라크전 참전 정당성 문제는 물론, 언론 자유라는 측면까지 맞물리면서 정치적인 이슈로 비화하고 있다. BBC 이사회는 영국 정부의 이라크전 정보 조작 의혹을 제기한 뉴스 제작진과 그레그 다이크 현 사장의 보도제작 방침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개빈 데이비스 회장은 "이사회는 기자들과 뉴스 제작진이 문제의 기사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공정성과 정확성이라는 원칙을 지켰다는 사실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공익에 반(反)하는 외압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BBC는 지난달 25일..

스티븐 제이 굴드, '인간에 대한 오해'

인간에 대한 오해 스티븐 제이 굴드. 김동광 옮김. 사회평론 작년 5월 스티븐 제이 굴드가 지병으로 숨졌을 때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찰스 다윈 이후 가장 유명한 생물학자가 사망했다"고 선언했다. 신문에 쓰인대로 굴드는 '스타 과학자'였다. 30년 가까이 수많은 에세이와 저술을 남긴 대중적인 과학자이기도 했지만, 그가 갖고 있는 스타성은 학문적 업적과 날카로운 사회적인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기 때문에 공허한 것이 아니었다. 굴드가 숨진지 1년이 넘어서, 굴드의 최대 역작 중 하나인 이 책이 출간됐다. 책은 생물학적(유전적) 결정론에 대한 비판서로 요약할 수 있다. 굴드의 다른 저서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주제가 명확하다. '인간의 지능에 대한 신화'를 깨뜨리는 것이다. 센세이셔널하게 표현하면 'I..

블루 모스크의 추억

(여행기를 너무 늦게 올리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이스탄불의 국제공항에 내려서 환전을 하는데, 뭔놈의 화폐 단위가 그렇게 큰지. 1달러에 자그마치 169만리라나 됐다. 지폐 생긴것도 다 어슷비슷하니 주의하라는 말을 들었더랬다. 그래서 주의한다고 했는데, 사실 돈 쓸 시간도 없기는 했다. 터키에는 워낙 볼거리가 많다 하지만, 나는 지난번에 아주 잠시(대낮에 몇시간 정도) 비행기 갈아타기 위해 들른 것 밖에 없기 때문에 가본 곳이 별로 없다. 그래도 일단 이스탄불에 들렀으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블루모스크. 워낙 유명한 곳이니까 더이상 설명은 하지 않겠다(실은 설명할 수 있을만큼 잘 알지도 못한다). 그런데, 어떻게 말하면 설명이 될까. 나는 작년 가을 이라크에서 유프라테스 강변의 모스크들을 본 적이..

[요르단] 티그리스, 그리고 사해.

팔레스타인 호텔 내 방에서 내려다본 저녁의 티그리스. 잘 있니, 강아. 그리고 사해. 요르단의 암만은 해발 고도가 800m 넘는 고원이다. 로마가 일곱 언덕의 도시라고 하듯, 암만 또한 일곱개 언덕의 도시다. 언덕 사이사이를 지나 광야로 내려간다. 예수라는 분이 2천년전에 깨달음을 얻었다던, 그 광야다. 물론 그 광야는 오늘날의 이스라엘 쪽에서 역사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예수가 세례받았다는 곳이 바로 요르단에 있고 보면-- 예수님 시절에 무슨 국경이 있었으리오. 광야는 사람을 아주 이상하게 만든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미치게 만든다. 광야의 끝에는 사해가 있다. 소금바다. 놀러간 것이 아니라서(날이 춥기도 했고 일행도 있었고) 물에 들어가 놀지는 못하고, 구경만 했다. 광야는 언제라도 다시 가고픈..

[이라크] 음식과 커피

작년에도 갔다 와서 쓴 적 있지만. 입에 안 맞는 양고기. 보시라. 여그가 바그다드 까페다. 실은, 작년에 갔던 멋진 까페--다들 기억도 안 나겠지만. 홈피닷컴에서 사진 날려먹은 관계로, 그 때 찍었던 그 사진을 지금 되살려올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쉽다. 위 사진의 저 까페는 내가 택시기사랑 같이 지나가다가 들른 한적한 곳이고, 작년에 갔던 그 곳은 무쟈게 좋은 까페기 때문이다. 작년에 갔던 그 곳을 왜 이렇게 그리워 하냐고? 다 이유가 있다. 그 곳은 바그다드의 압구정동인 만수르 거리에 있는 '알 사아'라는 레스토랑이었다. 실은 올봄에 가서도 거기서 커피를 마시면서 잉글랜드 피리미어리그 경기를 잠시 관람했었다. 그런데 혹시 이라크전 보도에서 이런 내용 기억하는지. 후세인이 은신해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건..

소피아성당

입장료가 무쟈게 비쌌다. 1층 구경하는데 1500만 리라, 2층 올라가는데 1000만리라 정도...아래위층 돈 따로 받는 건 또 첨 봤다. 소피아 성당은 블루모스크와 마주보고 있는데, 아시다시피(아나 모르나?) 기독교와 이슬람 모두의 유적이다. 이넘들! 성당이건 모스크건, 이렇게 크게 짓는게 어딨냐! 뼈대없는 제국주의자들같으니! 라고 하면 안 되겠고, 성당 안쪽에서 천정을 올려다본다. 하늘을 보는 것 같다. 하늘이 나를 심판하려고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다. 공사중이어서 건물 안은 어두웠다. 아마도, 중세의 모스크였던 시절, 혹은 비잔틴의 성소였던 시절에는 더욱 어두웠을 것이다. 2층 발코니에 매달린 아랍어 초서체의 현판이 너무 멋있었다. 나는 한참을 고개를 들고, 목이 아프도록 그것들을 쳐다보았다. 이슬..

관타나모

관타나모는 어떤 곳일까. 쿠바 남동쪽 끝부분, 바다에 면한 곳. 미군 해군기지. "인구는 20만 7796명(1994)이다. 관타나모만(灣)에 위치하는 외항(外港) 카이마네라에서 15km 떨어진 내륙에 위치한다. 관타나모만의 북쪽 16km 지점에 1819년에 건설된 도시로서, 서쪽 약 65km의 산티아고데쿠바와 철도로 연결된다. 배후지는 쿠바의 대표적인 농업지대로, 사탕수수·커피·카카오 등을 집산하며 농산물 가공업도 성하다. 지형적으로 양항 발달에 유리한 관타나모만은 미국-에스파냐전쟁의 결과 1903년 이래 미국의 해군기지가 되어 왔다. 1961년 4월의 반(反)카스트로 세력의 쿠바 상륙, 1962년 10월의 쿠바 미사일 사건 때에는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백과사전의 설명 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곳에,..

부시- 만델라 "안 만나!"

부시가 다음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가는데요, 남아공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정말 존경스러운 할아버지)님을 안 만나겠다고 했답니다. 미 국무부 월터 칸스타이너 아프리카담당 차관보 - "만델라 전대통령과 스케줄이 안 맞아 면담계획을 잡지 않았다" 부시가 7~12일 아프리카 5개국을 순방하면서 남아공 수도 프레토리아에 갈 건데, 할아버지가 이 기간 외국에 나가있을 것이어서 만날 시간이 없다는 얘기. 그러나 외신들은 미국측 설명을 액면대로 보지 않습니다. 할아버지가 이라크전쟁을 극력 반대한데 대한 분풀이로 보고 있는 거죠. 남아공을 방문하는 각국 정상들은 할아버지한테 전화를 걸거나 만나는 것이 관행이거든요. 근데 사실 먼저 안 만나겠다고 한건 할아버지예요. 전쟁 전에도 인간방패 가는 것까지 고려하면서(가지는 않았지..

최재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최재천의 동물과 인간 이야기 -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최재천 (지은이) | 효형출판 | 2001-01-20 서울대 생명과학부 최재천교수가 일간지에 썼던 과학칼럼들을 모은 것인데,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조금씩 재미있게 읽었다. 저널에 실리는 글들이 재미는 있지만 정작 내용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최교수의 글은 그렇지 않다. 과학자들 중에 글 잘 쓰는 두 사람이, 최재천 교수와 모씨라고 하는데 그냥들 하는 소리가 아니었다. 사람에게건, 동물에게건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다. 정말 본받을 일이고, 또 힘든 일이기도 하다. 최교수의 글은 제목처럼 '생명이 있는 것' 모두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 인간세상의 일에 대해서도 안타까움과 연민, 애정을 듬뿍 보낸다. 해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