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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나의 세계관'- 거인의 세계관

아인슈타인의 나의 세계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지은이) | 구자현 | 홍수원 (옮긴이) | 중심 | 2003-05-30 이 사람의 글이 너무나 좋습니다. 요새 과학과 어떤 형태로든 관련된 책을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원래는 과학 관련기사를 쓰기 위해서 시작한 독서인데 어느새 재미가 들린 거죠. 괴상한 과학자 소개라든가, 물렁물렁 과학 따위의 책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과학과 다른 분야의 만남을 다룬 책들을 좋아합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대가(大家)는 통한다고 할까요. 스스로를 `외로운 여행자'라 불리웠던 20세기 최고의 지성. 사람들은 보통 그를 ‘뇌가 쪼글쪼글한 천재' 정도로만 생각하지만(오죽하면 우유 이름이 아인슈타인일까요), 노벨상을 받은 뛰어난 과학자일 뿐 아니라 그는 사상가이고 철학자였습니..

우주의 점

우주의 점 | 원제 How The Universe Got its Spots (2002) 재너 레빈 (지은이), 이경아 (옮긴이) | 한승 우주에 대한 얘기인데. 우주론을 위상수학과 연결했다나. 해설에는 그렇게 써있다. 좋아하는 책 '무.영.진공'의 저자인 존 배로 얘기도 나오고, 로저 펜로즈니 스티븐 호킹이니 하는 유명한 과학자들 얘기도 나온다. "내가 하는 말을 이 세상 사람 아무도 못알아듣는다 하더라도 어머니만은 이해해주세요" 평생 딸이 하는 일을 궁금해하면서도 알지 못했던 어머니에게, 과학자인 딸이 편지를 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짦은 편지에서 글재주 많은 딸 재너 레빈은 자기가 하는 연구를 비롯해 현대물리학의 성과와 기본개념들을 설명한다. 재너 레빈이 하는 얘기 중에서 정작 과학 얘기는 하나도 ..

이라크의 작은 다리를 건너서

이라크의 작은 다리를 건너서 이케자와 나츠키 (지은이) | 모토하시 세이이치 (사진) | 달궁 | 2003-05-07 아주 가까운 시절의 일인데도 먼 과거의 일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어쩌면 '기억의 조작' 내지는 '강요된 망각'인지도 모를, 그런 일들. 일본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이케자와 나츠키(글)와 모토하시 세이이치(사진)가 전해주는 이라크의 풍경은, 불과 몇달전의 모습인데도 마치 오래 지난 옛날처럼 느껴진다. 아무래도 나의 감상은 그냥 책장을 넘기는 다른 독자들과는 조금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내게는 더더욱 멀게만 느껴지는 것 같다. 티그리스강에서 배를 띄워놓고 노는 아이들, 고대유적을 지키는 아버지와 아들, 시장통 사람들, 아주 일상적인 스케치들. 지금도 이라크에서는 어쩌면, 똑같은 풍경이 ..

딸기네 책방 2003.06.03

멕시코판 '살인의 추억'

공장지대와 농촌이 뒤섞인 소도시, 어두운 밤길을 걷는 젊은 여성. 살인마가 등 뒤에서 여성을 덮친다. 차례로 희생된 여성들의 시신에서는 성폭행과 고문의 흔적이 발견된다. 범인을 잡으려는 경찰의 추적은 허술하고,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진다. 10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연쇄살인. 엽기적인 범죄, 무기력한 공권력. 시민들은 공포에 빠진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이런 일이 멕시코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접경한 멕시코 북부 공업도시 시우다드 후아레스시(市)는 젊은 여성들을 노린 연쇄살인으로 공포에 휩싸여 있다. 이 도시에 사는 호세피나 곤살레스 부인은 지난 2001년 10월 여느때와 다름없이 딸 클라우디아(당시 20세)를 일터로 보냈다. 딸은 며칠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고, ..

[스크랩] 가르시아 마르께스가 쓴 스페인어 사전의 서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가 쓴 스페인어 사전의 서문입니다. 모처에 실린 것을, 너무 아름다워서 퍼왔습니다. 길지만 찬찬히 읽어보세요. :) 서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 내가 다섯 살 때 육군 중령이었던 할아버지는 아라까따를 지나고 있던 서커스로 나를 데려가 동물들을 구경시켜 주었다. 가장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은 몸이 뒤틀리고 쓸쓸해 보이던, 무서운 엄마 같은 표정을 하고 있던 말이었다. “그건 까멜요(낙타)야.” 할아버지가 말했다. 곁을 지나가던 누군가가 끼어들었다. “죄송합니다, 대령님.” 그는 말했다. “그건 드로메다리오(낙타)입니다.” 손주 앞에서 지적을 당한 할아버지의 기분이 어떠했을지 지금 나는 짐작할 수 있지만, 할아버지는 위엄있는 질문으로 이를 이겨냈다. “차이가 뭐요?” “모릅니다.”..

딸기네 책방 2003.06.02

과학 오디세이- 과학이 신화를 만나는 방법.

과학 오디세이 정창훈 지음. 휴머니스트. "그리스인들이 에트나 산을 '라 노스트라 시뇨라' 즉 어머니산이라 불렀던 이유가 있다. 오랫동안 경작을 계속하면 땅은 산성이 되어 황폐해진다. 이때 사람들은 논밭에 석회를 뿌려 땅을 중화시키는데, 이 지역에서는 화산재가 그 역할을 한다. 화산재가 바로 석회이기 때문이다. 즉 에트나 산은 이 지역 사람들에게 비옥한 토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카로스는 태양을 향해 날아오르다 햇볕에 날개가 녹아 바다에 떨어졌다. 그러나 실제로 사람이 하늘로 날아간다면, 주변 공기는 점점 식어갈 것이다. 그렇다고 이카로스 이야기를, 뭘 모르는 선조들이 만들어낸 넌센스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다이달로스의 미궁과 이카로스의 날개 사이에는 우리가 미처 읽어내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있기 ..

아르헨 새 정권에 걸린 희망과 우려

아르헨티나의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정부가 오는 25일 희망과 우려 속에 공식 출범한다. 새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높지만, 서구 자본과 국제금융기구들은 브라질에 이어 아르헨티나에서도 중도좌파 정권이 탄생하자 라틴아메리카 `좌파바람'을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첫 고비 키르츠네르 당선자의 첫번째 과제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채무상환조정 협상이다. 이 협상은 새 정권의 행보를 가늠케 해줄 잣대여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협상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양측 간에는 벌써 마찰 조짐이 나타났다. IMF의 톰 도슨 대외관계국장은 22일 "아르헨티나는 협상을 하기 전에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발언은 전날 키르츠네르 당선자가 "외채 상환 요구에 무리해서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인회계사' 인자기- "휴가는 비에리와 함께"

Filippo Inzaghi Inzaghinho 인자기와 그의 동생 시모네의 우애는 각별하다. 섬유회사의 경영자인 아버지와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들 형제는 유럽 대개의 소년들이 그렇듯이 어렸을 때부터 축구에 매달렸고, 축구선수로서의 꿈도 함께 키워나갔다. 유년 시절부터 함께 축구를 해오며 깊은 우애를 쌓아온 이들 형제는 성인이 되어서도 변함없는 우애를 자랑하고 있다. 사람들은 인자기의 친동생 시모네를 가리켜 ‘Inzaghinho’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자기는 시모네가 자신과 같이 하위리그에서 임대생활을 보낼 때 동생에게 진심어린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았고, 동생의 성공을 옆에서 빌어주었다. 그 결과 시모네는 98/99 시즌 15골을 몰아넣는 괴력을 과시하며 형에 이어 성공신화의 ..

광우병 파동 재연되나

캐나다 최대의 축산지역에서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발견됐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만6000톤이 넘는 캐나다산 쇠고기를 수입한 것으로 드러나 식탁의 불안감이 다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정부는 20일 서부 앨버타주 페어빌의 농장에서 소 한마리가 보통 광우병이라 불리는 우해면양뇌증(牛海綿樣腦症·BSE)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확산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라일 밴클리프 농업장관은 이날 앨버타주 주도(州都) 에드먼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살짜리 소에서 광우병 유사증상을 발견, 영국의 임상연구소에 보내 검사한 결과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감염된 소의 출생과 사육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도축된 이후 유통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지난 1993년 영국산 수입소에서 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