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조직 알카에다가 230여명의 사상자를 낸 터키 유대교회당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인도네시아 발리섬·자카르타 테러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연쇄테러에 이어 알카에다의 대형 테러가 또다시 발생한 셈이다. 알카에다는 또 이라크에 파병한 영국과 이탈리아, 자위대를 파병할 예정인 일본을 겨냥한 추가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고 경고해 테러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알카에다, "우리가 했다"
알자지라TV는 16일 알카에다 내의 한 무장조직이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어신문 `알 쿠즈 알 아라비' 지(紙)에 전날 발생한 터키 시나고그(유대교회당)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의 압둘 바리 아트완 편집장은 알자지라방송에 출연해 "알카에다 산하 `아부 하프즈 알 마스리 순교여단' 조직 명의로 된 이메일 성명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조직은 앞서 지난 8월 이라크 바그다드 유엔사무소 테러를 자신들이 일으켰다고 주장했었다. 2001년 9.11 테러 `총책'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공격을 받아 숨진 무하마드 아테프(일명 아부 하프즈)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그룹으로 추정된다.
부시의 따까리들(tails)은 '죽음의 차량'을 보게 될 것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들이 시나고그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공격을 감행했다"며 "범죄자 부시(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와 그 추종자 영국, 이탈리아, 호주 일본을 겨냥한 추가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죽음의 차량은 바그다드와 리야드, 이스탄불, 나시리야, 자카르타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폭군의 도시 한가운데에서 당신들의 눈으로 그것들(죽음의 차량)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언급된 곳들은 그간 대규모 테러들이 일어났던 곳이다. 런던에서 발행되는 또다른 아랍어 주간지 `알마잘라'도 16일 알카에다가 "일본이 이라크에 파병할 경우 도쿄 중심부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알카에다 조직원 아부 모하메드 알 압라지가 "(일본이) 알라 전사의 발에 짓밟히고 싶다면 이라크에 파병하라"고 경고하는 이메일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이스탄불을 뒤흔든 폭발
앞서 지난 15일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도심에 위치한 네베 샬롬 유대교회당과 인근 베스 회당 두 곳에서 차량폭탄테러가 일어나 23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쳤다. 연쇄테러는 알카에다가 중동의 친미·친이스라엘 세력에 경고를 보내기 위해 저지른 것으로 풀이된다. 터키는 지난 1996년 이스라엘과 군사조약에 서명했으며 이란과 아랍 `적대국'들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자유무역협정을 조인하는 등 친이스라엘 정책을 펼쳐왔다. 이스라엘은 터키에 미사일 제작기술과 전자전(電子戰) 기술을 제공하는 등 터키를 중동의 `우호국가'로 굳히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과거 아랍을 지배했던 옛 식민종주국 터키에 뿌리깊은 반감을 갖고 있는 아랍인들은 이른바 `투르크-유대 연대'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고, 터키 내에서도 중앙정부의 친미·친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이슬람세력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최근 터키 정부의 이라크 파병선언과 번복은 안팎의 반발과 혼란을 극명하게 보여줬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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