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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펀드

중동 산유국들, 요새 오일달러가 쏟아져 들어와 행복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 강경보수파로 미국에 맞장 뜨기 좋아하는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신임 대통령이 넘쳐나는 석유수입으로 이색 펀드를 만들었다. 13억 달러(1조3000억원)에 이르는 `사랑 펀드'를 조성해 젊은이들의 취업과 결혼, 주택 구입을 돕겠다는 것.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석유수입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새 대통령의 색다른 정책이 국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슬람 지도자 이맘 레자의 이름을 따서 `레자 사랑 펀드'라 이름 붙여진 이 펀드는 언뜻 이벤트성 선심정책으로 비치지만, 실제로는 이란의 복잡한 사회문제들을 반영하고 있다. 산유국 이란의 석유수입은 오랫동안 서방의 다국적 석유기업이나 일부 석유관료들이 독차지했었다. 자..

뉴올리언스 증후군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악몽의 도시’로 변한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소방관과 경찰의 퇴직·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구호활동에 나섰던 이들에게서 나타나기 시작한 이런 증상은 극심한 무기력감과 공포에서 나온 증후군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4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경찰과 소방대원 몇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 내긴 시장은 이들이 무력감과 트라우마(외상성 증후군)로 인해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지만, 숨진 이들의 숫자와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경찰 2명이 자살했으며, 뉴올리언스시 경찰 1500명 중 200명 이상이 카트리나 강타 뒤 일을 그만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무정부 상태로 변한 도시에서 치안을 유지하..

이집트 선거와 아프간 선거

이집트에서는 부정 선거 논란 이틀 뒤인 7일(현지시간) 사상 첫 경선으로 실시되는 이집트 대선에서 부정 선거 논란 속에 선거관리위원회와 사법부가 충돌할 조짐이 일고 있다. 대통령선거관리위원회(PEC)는 4일 시민단체의 투표소 참관을 불허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부와 여당이 호스니 무바라크 현 대통령의 ‘압도적 승리’를 연출하기 위해 부정선거를 자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선관위가 이같은 조치를 내림으로써, ‘불공정 선거’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법부가 정면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번 대선에는 10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나 대부분 군소후보들이어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변이 없는 한 재선될 전망이다. 올봄 카이로 등지에서는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잇따랐지만 정부의..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세계 '전략비축유'까지 방출... 비상은 비상이네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영향으로 미국에서 석유 파동 조짐이 일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략비축유 6000만배럴을 방출,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클로드 만딜(사진) IEA 의장은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본부에서 한국을 비롯한 회원국들에 전화와 이메일 등으로 긴급히 연락, 만장일치로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IEA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카트리나로 미국 멕시코만 일대 산유시설 가동이 중단되는 등 수급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앞으로 한달간 매일 200만 배럴씩, 총 6000만 배럴의 석유를 방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IEA는 2주 뒤 이사회를 열어 비축유 방출의 효과를 비롯해 석유시장을 총 점검하기로 했다. IEA는 전략비축유를 확보하고 있는 26개 국가의 모임으로, 각국 정부 보유..

무슬림 소년의 살신성인

이슬람 종파 간 갈등으로 유혈분쟁까지 벌어지고 있는 이라크에서 한 소년이 화해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BBC방송 등 외신들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벌어진 바그다드 시아파 사원 참사 때 시아파 순례객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수니파 소년이 종파간 화합의 상징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살신성인의 주인공은 19세 수니파 소년 우스만 압둘 하페즈. 우스만은 시아파 지역인 알카디미야와 인접한 수니파 동네 아다미야에 살고 있었다. 사고가 났을 당시 집 안에 있었던 그는 순례객들이 강물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나갔다. 당시 알 카디미야의 시아파 사원 부근 다리에서는 테러 소문에 순례객들이 우르르 도망을 치면서 1000명 가까운 이들이 압사하거나 추락사하는 참사가 빚어졌었다. 우스만은 티그..

석유의 모든(?) 것

일단 지구촌 돌아가는 소식부터.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석유소비국에서 석유 수급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영향 등으로 일부 지역의 주유소가 문을 닫고 소비자들이 패닉(공황) 상태에 빠지기 시작했으며, 지난달 말 석유 파동을 겪은 중국은 가솔린 해외 수출 금지령을 내렸다. 전문가들이 우려해온 수급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와 웨스트버지니아, 애리조나주 등 남부지역에는 1일(현지시간) 주유소에 `기름 없음' 팻말이 걸렸으며 자가용 운전자들은 영업 중인 몇몇 주유소 앞에 줄지어 늘어서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석유조사기관인 OMGA는 "소비자들이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며 "문제는 수급 불안이 당장 해소될 기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테러 소문에 대형 사고 난 이라크

(원어에 가까운 표기는 ‘쉬아’와 ‘순니’가 되어야 하지만, 외래어표기법에는 ‘시아’와 ‘수니’로 되어 있어서 이 글에서는 그 표기를 따른다) 8월31일 이라크 바그다드의 시아파 사원에서 테러 소문에 순례객들이 도망을 치다 1400여명이 죽거나 다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어처구니없는 사고는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계속돼온 테러가 빚어낸 비극인 동시에, 오랜 종파 갈등의 산물이기도 하다. 1400년에 걸친 종파 갈등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투쟁은 이슬람의 역사 내내 이어져 온 고질적인 갈등이다. 이란과 이라크에서는 예외적으로 시아파가 우세하지만 전 세계 13억 무슬림 중 80% 이상은 수니파다. 초창기 이슬람은 부족 전통을 받아들여 `합의에 의한 권력승계'를 채택했었다. 무함마드 사후 공동체에서 선..

핸드폰의 여러가지 용도

과테말라에서는 이달 중순 휴대전화를 이용한 교도소 폭동이 발생했고,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테러범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열차 폭탄테러를 일으켰다. 이란에서는 지난 6월 대통령 선거 때 `모바일 선거운동' 열풍이 불었다. 작년말 우리나라에선 휴대전화를 이용한 대학 입시 부정 사건이 적발됐었다.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는 건달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부유층을 공격하는 `모바일폰 살인'이 몇년째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과학자들이 멸종 위기에 놓인 악어들의 위치추적에 휴대전화를 이용한다. 최근 유럽의 통신기기 업체들은 매일 5차례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무슬림들을 겨냥, 기도 시간과 방향을 표시해주는 전화를 생산하기로 결정, 눈길을 모은 바 있다. 무슬림 사회에서도 휴대전화는 현대인..

아시아 인구의 절반은 빈민

아시아 인구의 절반은 여전히 빈민 생활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시아개발은행(ADB)이 30일 발표했다. ADB는 이날 `2005 기초경제지표(Key Indicator 2005)'라는 연례 보고서를 내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빈곤 통계를 발표했다. 2003년을 기준으로 한 이 통계에 따르면 아시아 인구의 절반이 넘는 18억5000만명(57.4%)은 2달러 이하의 생계비로 하루를 연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3%인 6억2100만명은 하루 생계비가 1달러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5명 중 1명은 절대빈곤 상태에서 지내고 있다는 얘기다. 2002년의 6억8800만명보다 조금 줄긴 했지만, 여전히 아시아가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별로는 세계 2위와 1위의 인..

올해 9월은 바쁘겠네

9월은 지구촌 ‘선거의 달’이다. 곳곳에서 선거와 투표가 실시된다. 이집트 대선, 일본 총선, 독일·아프간 총선 등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 굵직굵직한 선거 일정이 잇달아 잡혀 있으며, 유럽에서는 노르웨이와 덴마크, 폴란드 등이 유럽연합(EU) 헌법을 놓고 국민투표를 벌인다. 월말에는 유엔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의 총회가 줄줄이 열린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이집트 ‘24년 독재’ 연장될까 7일 이집트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복수후보 출마가 가능하도록 대선 관련법을 개정한 뒤 처음 실시되는 ‘자유선거’다. 10명의 후보가 나섰지만 무바라크 현 대통령이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집권 국민민주당은 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