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잠보! 아프리카

할리웃, 발리웃, 이젠 '날리웃'

딸기21 2005. 12. 2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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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웃, 발리웃, 이번엔 `날리웃'.

세계 영화계에서 나이지리아 영화가 `뜨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20일(현지시간) 영화계에 불고 있는 나이지리아 바람을 소개하면서 인도의 `발리웃(Bollywood)'에 이어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을 지칭하는 `날리웃(Nollywood)'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위치한 한 영화 스튜디오. 인기 영화감독으로 부상한 아딤 윌리엄스의 새 정치영화 촬영이 한창이다. 저녁 6시가 다 되어가지만 모두들 점심을 거른 채 촬영에 몰두하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이 `컷'을 외치는 소리가 현장을 메운다.

2주간의 촬영, 제작비는 4만달러. 전형적인 `날리웃' 스타일의 저예산 영화다. 아직까지는 제작되는 영화의 양(量)이 질(質)을 압도하는 상황이지만 어느새 날리웃은 할리웃, 발리웃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영화가 제작되는 영화의 메카가 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날리웃 제작자들은 매주 100편 이상 씩의 비디오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여러나라에서 날리웃 영화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나이지리아에서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도, 배우들도 이를 안다. 날리웃 스타인 여배우 조케 실바는 CSM 인터뷰에서 "여기서 만드는 영화들은 아프리카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헐리웃이 아프리카를 다루는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1997년 미국에서 만들어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아미스타드'를 예로 들면서 "흑인 노예 해방을 다루는 영화에서조차 영웅적인 역할은 백인인 앤서니 홉킨스가 맡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날리웃 영화들은 백인들을 위해 흑인 혹은 아프리카를 소재로 삼는것이 아니라 `아프리카인들을 위해 아프리카를 다룬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색채를 고스란히 담은 영화들이지만, 이제는 서방 자본들까지 날리웃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의 영화 `조슈아'는 다음달 미국에서 DVD로 출시될 예정인데, 헐리웃 스타인 웨슬리 스나입스가 이 영화의 배급에 참여하고 있다. `날리웃의 프란시스 코폴라'로 불리는 툰데 켈라니 감독의 영화들은 몬트리얼, 베를린, 칸 등 세계적인 영화제에 초대받았다. 신예 감독 제타 아마타는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국가처럼 애창되고 있는 노래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를 주제로 한 단편영화로 헐리웃 제작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조케 실바가 출연한 `할렐루야'라는 작품은 아프리카인들을 등장시키면서도 `예수의 일상'이라는 기독교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셈벤 우스만 감독의 영화들은 서방의 역사적, 경제적, 문화적 식민지로 인식돼온 아프리카를 `반 식민화(decolonialism)'하려는 일대 프로젝트들이라는 찬사를 받으면서 오히려 서방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아프리카산 영화들이 서구에서도 주목받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흑백 문화의 교차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CSM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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