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이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주도했다는 혐의로 이라크 여성 생물학자 2명을 체포해 2년 넘게 조사를 벌였으나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고 결국 석방했다. 미군은 이라크전쟁의 명분이 됐던 핵·생화학 무기 등 WMD 관련 증거를 찾아내는데에 또다시 실패, 전쟁의 정당성 논란이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미군이 19일(현지시간) 지난 2003년 체포했던 이라크의 미생물학자 리하브 타하와 유전공학자 후다 암마쉬를 풀어줬다고 보도했다.
타하는 영국에서 생물학을 공부하고 후세인 정권 때 정부 산하 연구소에서 미생물학을 연구했다. 암마쉬는 미국에서 유전공학을 전공한 뒤 이라크로 돌아와 역시 후세인 정부에서 일했던 인물. 이들은 재작년 5월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미군에 체포됐다.
체포 당시 미군은 두 과학자에게 `병균 박사'와 `탄저 여사'라는 별명을 붙여가며 대대적으로 선전했었다.
미국은 후세인이 핵무기와 생물·화학무기 등 WMD를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전쟁을 일으켰으며, WMD 증거를 찾기 위해 점령 뒤 이라크 전역을 샅샅이 뒤졌다. 핵무기 관련 정보를 찾는데 실패하자 미군은 생화학 분야에서 활동한 과학자들과 전직 관리들을 대거 체포했다.
아직까지 구금 상태인 후세인의 측근 알리 하산 알 마지드는 1980년대 말 북부 쿠르드족 학살을 독가스로 학살한 주범이라는 이유로 `케미컬 알리'라는 별칭을 얻었으며, 두 여성과학자에게는 생물학 무기와 관련된 이름들이 붙여졌다.
<옆 사진: 장난으로 이미지 합성한 것이 아니다. 미군이 이라크 후세인 정권 요인들한테 카드 번호 붙여가면서 저 지랄;;까지 했었다. 바그다드 점령한 뒤에 저렇게 해가지고 세계에 공표를 했었단 말이다. 그래놓고 이제와서... '석방'이랍니다. 끌끌....>
그러나 미군은 후세인 정권의 WMD 개발 의혹을 입증하는 데에 계속 실패하고 있다. 미군은 두 과학자를 풀어주면서 "이들은 생물무기 개발계획에 참여했었지만 전쟁 전에 관련 자료들을 모두 없애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WMD 관련 증거들을 찾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미군은 이들 외에도 후세인 시절 고위관리를 지냈던 24명을 함께 석방했다고 발표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전날인 18일 이라크전 개전 이래 처음으로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이라크 조기 철군 불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인정하지만 조기철수는 적들에게 이라크를 넘겨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WMD와 관련해서는 "무기 생산프로그램을 가동할 설비는 찾아냈지만 WMD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해 증거를 찾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WMD 의혹은 미군 사망자 수가 계속 늘고 있는 것과 함께, 부시 정권의 발목을 잡는 이라크전 양대 이슈가 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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