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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일기/ 지적 활동과 감정의 작용

4. 큰 꾀는 느긋하고, 작은 꾀는 좀스럽고. 큰 말은 담박하고, 작은 말은 시끄럽고. 잠잘 때는 꿈으로 뒤숭숭하고, 깨어 있을 때는 감각 기관이 일을 시작하고. 접촉하는 일마다 말썽을 일으키고, 마음은 날마다 싸움질에나 쓰고. 더러는 우물쭈물 더러는 음흉 더러는 좀생이 작은 두려움에는 기죽어하고, 큰 두려움에는 기절하고. 시비를 가릴 때는 물매나 화살이 날아가듯 날쌔다. 끝내 이기겠다는 것을 보면, 하늘에 두고 한 맹세 지키듯 끈덕지다. 날로 쇠하는 것을 보면, 가을·겨울에 풀과 나무가 말라가는 것과 같고 하는 일에 빠져들면 헤어날 길이 없다. 늙어서 욕심이 지나친 것을 보면, 근심에 눌려 꼭 막힌 것 같다. 죽음에 가까워진 그 마음은 다시 소생시킬 수가 없다. 5.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 염..

70년 뒤에 읽은 '카탈로니아 찬가'

카탈로니아 찬가 Homage to Catalonia 조지 오웰 (지은이) | 정영목 (옮긴이) | 민음사 항상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못 읽는 책들이 있다. 굳이 따지자면 내 경우는 조지 오웰의 이 책 ‘카탈로니아 찬가’와 안토니오 그람시의 ‘감옥에서 보낸 편지’, 에드가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 존 리드의 ‘세상을 바꾼 열흘’ 같은 책들이다. 이제는 읽으리라 하면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카탈로니아 찬가를 산 것이 벌써 2년 전이다. 읽겠다고 마음먹었던 때부터 치면 너무 오래돼서 기억도 안 나고, 그 긴 시간동안 왜 안 읽고 동경하면서 또한 피하면서 지나쳐왔는지 그 이유도 기억이 안 난다. 올해(정확히는 지난달 19일)가 스페인 내전 70주년이라고 해서 유럽 언론들이 크게 다루고 국내 신문들도 ..

딸기네 책방 2006.08.01

이브의 일곱 딸들 -완전 내 취향!

이브의 일곱 딸들 The Seven Daughters of Eve 브라이언 사이키스 (지은이) | 전성수 (옮긴이) | 따님 | 2002-02-20 딱 내 취향인 책이다. 요사이 과학으로 다시 쓴 역사, 혹은 거창한 말로 하자면 ‘과학과 역사의 만남’을 시도한 것들을 아주 재미있어하고 있는데, 이 책은 그 시초 격에 해당되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명성은 들었지만 이제야 읽었다. 꽤 상당히 매우매우 재미있었다. 옥스퍼드대학에 있던 사이키스의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모계 유전된다는 점에 착안, 유전자 계보(클러스터)를 파악하고 돌연변이를 검사했다. 그렇게 해서 엄마의 엄마의 엄마를 추적하는 방법으로 유럽인의 조상이 7명의 여성들(이브)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밝혀냈는데, 전세계로 치면 33명의 여..

다시 재연된 '카나의 비극'

며칠 전에 알라딘 서재에 니자르 카바니의 시 '카나의 얼굴'을 소개하면서 '역사는 반복된다'라고 썼었는데, 본의 아니게 내 포스팅이 우울한 예언이 되고 말았다. 이스라엘이 10년만에 다시 카나를 폭격해 어린아이들을 포함해 60명 가까운 사람들을 죽였다고 한다. 불교 신자는 아닙니다만... 그렇게 업을 쌓아서 어떻게 하려고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세상 사람들 목숨값이 다 똑같은 것은 아니다 라는 생각도 든다. 이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을 비록 외신을 통해서나마 계속 지켜보고 있자면 아주 우울해지다 못해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는데 이스라엘 놈들을 정말 어케 쳐죽여야 하나. 오늘 뉴욕타임스에서 본 기사를 얼기설기나마 옮겨놓는다. Airstrike Brings Fresh Pain to Town With Ol..

아프리카의 블랙홀에서 희망 싹틀까...민주콩고 역사적 선거

오랜 독재와 내전으로 황폐해진 `아프리카의 블랙홀'에 평화가 찾아올 것인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DRC·민주콩고)에서 오는 30일 역사적인 다당제 민주선거가 실시된다. 중부 아프리카의 넓은 땅을 차지하고 있는 자원 부국 민주콩고의 선거가 아프리카의 부흥을 예고하는 희망의 상징이 될 수 있을지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희망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킨샤샤 BBC방송 등 외신들은 대통령·의회 동시 선거를 앞둔 민주콩고에서 희망과 우려가 동시에 퍼지고 있다며, 독립 이래 첫 민주선거를 맞는 현지 분위기를 보도했다. 수도 킨샤샤와 루붐바시 등 대도시에서는 벌써 몇 달 전부터 선거 분위기가 고조됐으며, 시민들의 활발한 정치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대학생 미셸 온도이는 BBC 인터뷰에서 "너무도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장자일기/ 吾喪我

이제 1편 소요유(逍遙遊) 끝내고 제물론(齊物論) 쪽으로 넘어간다. 해설자는 이 제물론이 ‘중국 철학사의 최고봉’이라 할 만큼 유명하고 또한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처음 읽는 것이니깐 앞에서 해왔던 대로, 내 마음대로 읽으면서 베껴보면서 넘어가야겠다. ---- 나는 나를 잃어버렸다 1. 남곽(성곽 남쪽)에 사는 자기(子綦)라는 사람이 책상에 기대앉아서 하늘을 쳐다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멍하니 앉아있는 모습이 마치 자기 몸과 마음을 다 잃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그 앞에서 모시고 서 있던 제자 안성자유가 물었습니다. “어찌 된 일입니까? 몸도 이렇게 마른 나무 같아질 수 있고, 마음도 죽은 재 같아질 수 있습니까(枯木死灰)? 지금 책상에 기대앉아 게신 분은 이전에 이 책상에 기대앉아 계시던 그 ..

BP 최고경영자 존 브라운, "좋을 때 떠나겠다"

에너지 메이저 중 하나인 영국석유(BP)의 최고경영자(CEO) 존 브라운(58·사진)이 25일 스스로의 퇴진 일정을 못박았다. BP를 단순한 석유회사가 아닌 `차세대 에너지기업'으로 끌어올린 브라운 회장의 거취는 투자자들의 끊임없는 관심의 대상이 돼왔다. 브라운은 이날 2·4분기 BP의 놀라운 실적을 발표하면서 2008년 말 60세가 되는대로 정년퇴직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운은 이날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4 분기 BP가 72억7000만 달러의 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9%나 늘어난 액수이고, BP의 한 분기 이익으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고유가 덕을 본 것이기는 하지만 최근 BP가 미국 알래스카에서 일어난 기름 유출사고와 텍사스 송유관 폭발사고 등의 암초를 만난 것을..

미국의 실패한 '대리외교' 정책

"미국의 강경파 정부관리들은 중동분쟁의 원인이 시리아에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과연 누가 시리아를 상대로 위기를 풀 것인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레바논 베이루트를 `깜짝 방문'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스라엘-레바논 간 얽히고설킨 문제의 실타래를 푸는데 실패했다. 미국은 이란과 북한, 시리아를 `악의 축'으로 지목해 압박을 가하고 있으나 이란 핵문제나 북핵문제, 중동 분쟁 등에서 보이듯 위기국면을 해소하는 데에는 거푸 실패하고 있다. 이런 실패의 원인은 미국의 `대리 외교'에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이 적을 만들어놓고 직접 상대하기보다는 다른 나라를 대리로 내세우는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리아 외면한 중동외교 미국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는 25일 라이스장관..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배경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고질적으로 반복됐던 갈등에서 촉발됐지만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격변을 맞고 있는 중동 전체의 세력구도와 연관돼 있다.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의 몰락 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중심으로 한 기존 `친미 연대' 대신 중동에 이란을 중심으로 한 반미 `시아 벨트'라 형성되면서 일어난 분쟁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을 대리로 내세워 미국과 이란이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중동의 질서재편 계기로 작용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분쟁의 시작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었다. 팔레스타인 하마스 정권을 치기 위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은 하마스가 아닌 레바논 헤즈볼라의 반격을 샀다. 이스라엘은 1980년대 말..

지구의 반란

지난 한 주, 지구촌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일주일 동안 외신들을 통해 가장 많이 쏟아져들어온 소식은 자연재해에 대한 것이었다. 한국은 지난주말을 휩쓴 물난리로 정신이 없었고, 중국과 일본도 홍수와 폭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인도네시아 쓰나미(지진해일)와 산불, 미국과 유럽의 살인 더위 등이 동시다발로 일어났다. 기상·자연재해는 불가항력적인 힘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정치적 위기의 해법이 인간의 손에 달려있듯이 지구가 던져주는 숙제들을 푸는 것도 인간의 손에 달려있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제 세계인들이 `더 더워진 지구'를 이해하고 적응하고 파국을 늦추는 방법을 배워야만 한다고 지적한다. 이것은, 기후변화를 가장 쉽게 이야기하는 방법-- 즉 돈에 대한 이야기다. # 지구온난화의 스케치 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