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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의 오후

일하는 곳이 고궁들과 가까이 있다보니, 본의 아니게 고궁을 들락거리게 된다. 오늘은 경희궁. 고궁 중에선 너무 별볼일 없어서 궁이라 부르기도 뭣하지만, 그래도 어디 한 모퉁이, 마음에 드는 곳은 있게 마련이다. 이 곳, 마음에 들었던 '모퉁이'. 올가을 내 카메라에 들어온 첫번째 단풍 경희궁 문을 나와서 오른편에 이런 벽이 있다. 기와에 벽돌 문양을 정성껏 그려넣은 벽. 그 정성이 갸륵해서 이뻐보였다.

미국, 또 이란 때리기

미국이 `혁명수비대'를 비롯한 이란 군대를 `테러지원조직'으로 규정, 강도높은 제재안을 발표했다. 이는 이란의 현 정치지도부를 테러지원범으로 몰아붙여 현 강경파 정권의 발을 묶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란이 크게 반발하고 러시아도 미국의 조치를 비판하는 등 새 제재안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미국이 그동안 이란에 제재를 가해 이렇다할 효과를 거두지 못했으면서 또다시 초강수를 둔 것은 `최악의 오판'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25일 성명을 내고 이란 국방부와 혁명수비대, 그리고 이들과 거래해온 은행들에 대해 `이라크와 중동의 테러단체를 지원하고 미사일을 팔며 핵 활동을 한 혐의'로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이미 이란-리비아제재법(일명 `다마토법')으로 이..

OPEC, 유가조절 "안 하나 못하나"

유가 급등세가 잠시 주춤하다가 25일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미국 뉴욕시장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기준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날 상승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증산에 회의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OPEC이 유가 급등을 부채질할 뿐, 시장 조절역은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OPEC의 증산 여력이 한계에 부딪쳤다며, "유가 조절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OPEC은 고유가가 서방 투기꾼들 때문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소비국과 OPEC간 해묵은 말싸움만 반복되고 있다. 증산 더 안한다 유조선 물동량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오일무브먼츠사(社)는 25일 OPEC의 원유 선적량이 다음달이 되어도 그리..

여성 우주인들

미국 우주항공국(NASA)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25일 지구 궤도를 돌고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만난다. `STS-120'로 명명된 이번 미션은 디스커버리호에는 34번째 비행이 되며, ISS 쪽에서 볼 땐 23번째 손님이 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우주왕복선의 선장과 손님맞이를 하는 ISS의 캡틴이 모두 여성이라는 것. NASA는 홈페이지에 공개한 동영상과 인터뷰 기사들을 통해 머나먼 세계로 나아가는 여성 우주인들의 삶과 꿈을 소개했다. ISS에서 `지구로부터의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페기 윗슨(47) 캡틴은 웨슬리언 컬리지와 텍사스 휴스턴의 라이스대학에서 생화학을 공부한 학자다. 그는 "9살 소녀 때 아폴로11호의 달 착륙을 TV중계로 보면서 우주비행사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직업이라고 생..

모스크는 왜 이렇게 아름다울까

타슈켄트의 바라한 모스크에서. 건조한 곳들은, 아무래도 현실감이 떨어져 보인다. 사막에 막 움직이는 것들이 보여도 영 그림같이 느껴지는, 그런 기분이랄까.건조한 땅에서 살던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가을철 태풍 맞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 이누이트들이 온통 시커멓고 네모난 곳에 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우즈벡의 서쪽은 사막이지만 동쪽은 산악지대로 향한다. 타슈켄트 교외에 있는 침간 산지. 높이 3000미터 넘는 산들이 이어져 있다. 댐으로 물을 막아 만든 저수지인데, 산성 물처럼 파랗고 이쁘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면서 본 침간 산지의 모습. 여기는 산지도 황량하다. 러시아정교회 회당에서.베르메르 그림 속 여인처럼 찍고 싶었는데. 2차대전 때 소련 사람들이 우즈벡 사람들 군인으로 끌고갔는데 러시아군인들보다 우..

애석하다

웃고싶은데, 웃긴 그림이 있어서 퍼왔다. 요즘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다. 사실 기분이 좋지 않은지는 오래된 것 같다. 한 3년 되었나... 일본에서 돌아온 뒤로 줄곧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니다. 원래 기분이 잘 안 나쁘니까. 그런데 가끔이라도 기분이 안 좋을때 나는 무엇을 하나? 기분이 안 좋을땐 기분나쁜 걸 즐긴다 -_- 막 씹고 욕하고 마음속으로 싸우고... 그리고 자리에 앉아(기분나쁜 일들은 거의 회사에서 일어나니까) 스도쿠, 프리셀, 스파이더카드놀이 같은 퍼즐게임을 한다. 인터넷에 CNN 틀어놓고 이어폰 꽂고 퍼즐 풀면 최고. 아무것에도 집중하지 않으면서 뉴런들을 다방면으로 동원할 수 있는... 저녁에 보신탕 먹으러 가기로 했다. 원래 알바뛰는 곳..

2007, 허망한 가을

가을 타니? 난 그런거 안 타. 그래서 올가을엔 분위기 한번 잡아볼까, 나도 가을 한번 타볼까 했는데 날씨가 안 받쳐준다. 얇은 카디건 따위 입을 시간도 없이 더웠다 추웠다 요동을 치네. 올가을의 스케치를 몇장이라도 건져보려고 했는데, 영 그저그렇다. 난 감성 같은게 없어서, 멋대가리가 없다. 내 감정은 느낌이 아닌 물건 같다. 그나마 내가 갖고 있는, 물건 같지 않은 느낌들은, 별로 표현할만한 것들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9월의 어느 주말, 정동 시립미술관 앞에 놀러갔다. 저녁 지나 밤이 되니 분위기가 괜찮았다. 좋아한다고 할수는 없지만 지리적 여건 때문에 그나마 자주 가게 되는 덕수궁. 고궁의 밤은 색다르다. 낮과는 전혀 다르다. 근데 사진 찍어놓고 보니, 기술 탓인지 감성 탓인지 그 느낌이 안 산다...

우주로 우주로

①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23일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발사되고 있다. ② 러시아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의 우주기지에서 정기적으로 소유즈호를 발사시켜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내고 있다. ③ 24일 오후에는 중국 최초의 달탐사위성인 창어1호가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된다. 사진은 창어1호를 우주로 띄워보낼 3A장거리로켓. 미국 우주항공국(NASA)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23일 예정대로 발사됐다. 승무원 7명을 태우고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를 출발한 디스커버리는 국제우주정거장(ISS)와 도킹해 10일간 우주에 머물게 된다. 체류기간 디스커버리호 승무원들은 5차례 유영을 통해 ISS의 동력원인 태양광 집적패널 수리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 ISS에 방(모듈..

아프간 아저씨

"한국인 피랍사건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의회를 대신해서 위로를 전하고 싶습니다. 아프간은 한국을 모델 삼아 힘겨운 전후 재건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프간인들은 한국을 통해 배우고, 한국과 두터운 우의를 쌓고 싶어합니다." 아프가니스탄 울레시지르가(하원)의 호지 할릴 무하마드 무하키(52ㆍ사진) 부의장이 안상수 인천시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한국과 아프간 간 이해를 넓히고 우의를 다지기 위해 사흘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 한국의 경제발전과 교육제도 등을 돌아본 무하키 부의장을 23일 밤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만났다. 무하키 부의장은 "한국의 경제발전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전쟁 이후 50년만에 이렇게 놀라운 발전을 이뤄냈을줄은 몰랐다"며 감탄을 표시했다. 그는 인천자유무역지대, ..

이란 핵협상 '얼굴' 교체

유럽과 핵 협상을 벌이고 있는 이란이 갑자기 협상 대표를 교체했다. 서방과 그나마 `이야기'가 통했던 온건파 알리 라리자니 대표가 밀려나고, 서방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사이드 잘릴리(42.사진) 전 외무차관이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갈수록 강경론으로 치닫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핵 외교에 대해 이란 내부에서도 비판이 고조되고 있어 주목된다. 2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재개되는 핵 협상에서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안보담당 고위대표와 첫 대면하게 될 잘릴리는 북부 마슈하드 출신으로 테헤란의 이맘 사덱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가까운 친구로 2005년 대선 때 지근거리에서 보좌를 했다. 이란 `라디오 자마네' 방송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