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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히르

우리 꼼꼼이 데리러 학교에 갔는데, 담임선생님께서 독서토론 준비(헐~ 초딩 1학년이 웬 독서토론~)를 시키신다고 해서 도서실에 앉아 기다렸다. 시골분교처럼 조그만 학교이지만, 나름 도서실은 잘 되어있다. 책 구경하다가 파울로 코엘료의 를 발견했다. 코엘료 좋다, 싫다, 한심하다, 뭥미 하는 사람들 많지만 나는 를 엄청 재밌게 읽었다. 가슴 두근거리며... 난 책 읽던 중간에 어디론가 날아가서 사막을 달리게 되었다. 그 때의 느낌이 잊혀지지 않는다. 나의 보물은 무엇일까, 그러다가 는 진부한 결론으로 가게되었지만. 자히르에 대한 설명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보르헤스의 이 생각났다. 나는 10여년 전 보르헤스를 접하고 나서 좀 헤맸다. 마음이 붕 떠서 몽환의 도서관들을 떠다녔었다. 다른 것도 다 그랬지만, 별..

딸기네 책방 2008.09.21

금융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결국 문제는 '사람들'이지요. 주가가 떨어졌네, 환율이 어쩌네.. 당장 사람들에게 들이닥칠 일은 '일자리' '물가' 이런 것들이겠지요. 미국의 금융위기가 ‘일자리 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초대형 금융기관들의 잇단 파산과 인수·합병은 가뜩이나 안 좋은 미국 내 고용사정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계를 넘어 정보통신(IT) 분야와 제조업까지, 산업 전반에 감원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구조조정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19일 보도했습니다. 가장 큰 폭풍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물론 월가입니다. 투자은행 메릴린치를 인수해 미국 최대 금융그룹의 하나로 떠오르게 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앞서 6월 모기지회사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을 인수한..

금융위기 이해하기

금융위기, 금융위기 하는데 대체 왜 저모양 저꼴이 됐는지, 경제전문가가 아니고서야 이해하기가 쉽지 않지요. 한번 차근차근 볼까요. 소로스의 책과 외신기사들을 참고해서, 지금까지 제가 나름으로 이해한 수준에서 정리를 해볼께요. # ‘시장’의 위기, ‘미국’의 위기 우선 지금 현재 어떤 상황인지부터.미 금융당국이 파산 위기에 몰린 보험회사 AIG를 살리기로 결정했지만 시장의 불안은 오히려 가중되는 분위기입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신뢰의 위기’에 있기 때문에 개별 기업에 대한 구제조치로 시장 시스템 전체를 구해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금융자본주의의 축인 ‘자유시장’과 그 뒷받침이 됐던 ‘미국’ 자체가 불신의 대상이 된 상황이라는 겁니다.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한지 사흘째인 17일, AIG에 이어 골드먼삭..

그레이트 게임- 머가 그레이트야 -_-

그레이트 게임 : 중앙아시아를 둘러싼 숨겨진 전쟁 피터 홉커크 저/정영목 역 | 사계절 | 원서 : The Great Game: On Secret Service in High Asia 사계절에서 나온 책치고는 편집이 그래도 그럴듯하다. 이 출판사의 책들은 아직도 ‘운동권 책’ 스타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혐의를 갖고 있었는데, 이 책은 지도도 많고 중간에 사진도 있고... 원본이 충실하기 때문이겠지만 아무튼 내 선입견을 좀 깨뜨려준 것은 사실이다. 옮긴이의 실력이야 정평이 나 있는 바이고. 중앙아시아, 오늘날로 따지면 아프가니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인도 북부-파키스탄-중국 서부(얼마전 테러가 발생했던 신장위구르 지역)로 이어지는 지역들을 먹으려고 영국과 러시아가 얼마나 박 터지게 고심했던가를..

딸기네 책방 2008.09.17

미국발 금융위기에 세계 시장 패닉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세계 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었습니다. 난리가 났네요.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것은 역설적이지만 미국에 맞서 목소리를 높였던 러시아인 듯합니다. 유럽, 아시아 증시도 초토화되는 분위기... 미국이 '좋은 것' 좀 퍼뜨려줬음 좋겠는데 말이죠... 오일달러 투자가 넘치면서 흥청였던 러시아 모스크바 증권거래소(MICEX)는 16일 오전 한때 주가가 17.45%나 떨어진 881.17을 기록하자 거래를 일시 중단시켰습니다. 이날 낙폭은 2001년 5월 이래 최대치였다고 합니다. 러시아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증시가 요동을 치고는 있지만 러시아 경제는 튼튼하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긴급조치를 곧 내놓겠다고 말했다고 리아노..

'권력을 이긴 사람들'- 하워드 진의 새로운 역사에세이

권력을 이긴 사람들. A POWER GOVERNMENTS CANNOT SUPPRESS.하워드 진의 새로운 역사에세이. 문강형준 옮김. 난장 손에 잡자마자 순식간에 읽었다. 하워드 진의 책은 벌써 몇 권 째 읽지만 이번에도 역시 감동적이다. 역사에 대한 낙관, 정의와 평화에 대한 신념. 특히나 2MB 시대라는 황당무계한 시대를 살고 있는 한국인들 들으라고 하는 얘기 같기도 하다. 노학자이자 실천가의 굽힘 없는 태도와 강건한 메시지는 항상 마음을 울린다. 이 울림이 나의 움직임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 우리나라에는 대통령도, 군대의 지휘관도, 월스트리트의 마법사도 아니지만, 불의와 전쟁에 저항하는 정신을 살리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수많은 영웅적인 사람들이 있다. 나는 연방법에 저항해 경제 제재 아래에..

딸기네 책방 2008.09.16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금융위기에 읽는 소로스, 달인은 달인

조지 소로스,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조지 소로스 저 | 위즈덤하우스 | 원제 The New Paradigm for Financial Markets 가 워낙 재미있어서 이 책도 사서 봤는데, 경제지식을 늘려준다는 점에서는(나같은 금융분야 문외한에게 소로스 같은 거물 투자가는 그리 ‘친절한 선생님’은 아니지만) 도움이 됐다. 특히 책을 읽자마자 공교롭게도 미국에서 발생한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메릴린치 매각, AIG 위기, 그로 인한 세계 증시의 패닉을 보게 되니 아찔하다. 소로스가 예측한 ‘사상누각의 붕괴’가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기 때문이다. 잘 알지도 못하는 ‘금융공학’ 용어들을 보면서 “이렇게 파생금융상품들로 엮어뒀으니 안 무너지고 배기겠나” “이거야말로 허공의 자산, 사상누각이 아니면 무엇일까..

딸기네 책방 2008.09.16

월스트리트 지각변동

미국 금융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최대 산매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세계 최대규모의 투자은행 메릴린치를 인수하기로 했다. 반면 유동성 위기에 빠진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매각 협상은 결렬됐으며 리먼은 파산신청을 앞두고 있다. 미국 최대 보험회사 AIG가 정부에 긴급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등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서 출발한 월가의 위기는 더욱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위기의 메릴린치, BOA에 매각 미국 최대 소매은행인 BOA가 15일 투자은행 메릴린치를 5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케네스 루이스 BOA 최고경영자는 “메릴린치를 인수하면 시너지효과를 통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약했던 투자중개부문에서도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이로써 BOA..

시린 에바디, 'IRAN AWAKENING' -배신당한 혁명과 이란 여성의 투쟁

IRAN AWAKENING- One Woman‘s Journey to Reclaim Her Life and CountryShirin Ebadi. RANDOM HOUSE 2003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란의 여성 인권변호사 시린 에바디의 자서전이다. 국내 번역본에는 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또 아자데 모아베니라는 ‘공저자’의 이름이 표기돼있는 것을 보면 편집이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다. 나는 랜덤하우스에서 나온 영어판으로 읽었는데, 한국어판 책 제목으로 보면 번역자와 기획자의 소양이 조금 부족하지나 않았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 책을 한번 보지도 않고 이런 지적을 하긴 좀 뭣하지만, ‘히잡을 벗고’라는 표현을 버젓이 써놓은 것을 보니 의아스럽다. 히잡이 이슬람 여성들의 머리 쓰개를 가리키는 일반적인 ..

딸기네 책방 2008.09.15

미군, 파키스탄으로 '전선 확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전선을 파키스탄 쪽으로 확대하고 있다. 개전 7년 만에 아프간에서 최악의 국면을 맞게 된 미군이 어쩔 수 없이 대테러전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폭격과 지상군 작전을 병행한 미국의 ‘파키스탄 확전’은 더욱 큰 저항과 인명피해만 불러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군은 이달 들어 잇달아 파키스탄 산악지대에서 군사작전을 벌여왔다. 지난 10일 미 프레데터 무인전투기가 아프간과 접한 파키스탄 와지리스탄 산악지대에 다섯 차례 폭탄을 투하했다.미군의 표적은 탈레반 지도자 잘랄루딘 하카니였지만 그는 달아났고, 미군이 ‘하카니의 아내와 처제’라고 주장한 두 여성과 게릴라 4명, 어린이 8명이 숨졌다. 미군은 이날 지상군도 투입해 하카니 체포작전을 벌였으나 실패했다. 역설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