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는 하되 대결은 피한다.” 미국과 러시아가 인권문제를 들먹이며 서로 상대국 관리들 이름을 적은 ‘블랙리스트’를 발표했다. 그런데 드러난 싸움보다는 이면의 외교가 더 눈길을 끈다. 먼저 깃발을 올린 쪽은 미국이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2월 제정된 러시아인권법, 일명 ‘마그니츠키법’에 따라 미국 입국이 금지되고 경제제재를 받을 18명의 명단을 12일 발표했다. 이법은 2009년 경찰의 부패를 고발했다가 체포돼 가혹행위를 당하고 숨진 러시아 변호사세르게이 마그니츠키 사건에서 비롯됐다. 마그니츠키의 죽음은 체첸 반군탄압과 함께 러시아의 인권탄압을 상징하는 국제적인 이슈가 됐고,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인권법을 제정하면서 러시아 인권 문제를 부각시켰다. 세르게이 마그니츠키의 무덤. 경향신문 자료사진블랙리스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