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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엄마, 노는 딸] 모로코 페스, 비오는 모스크와 태너리(가죽 염색장)

10월 29일, 계속 이어서 아타린 메데르사에 이어 우리가 들른 곳은 9세기에 지어진 뒤 계속 증축됐다는 카이라윈 모스크다. 몇번이나 언급했지만, 변방의 보수파인 모로코에서는 무슬림이 아닌 사람들이 모스크에 들어갈 수가 없다. 그들의 룰을 존중하기 싫다는 게 아니라, 솔직히 이해가 안 가는 조치다. 순니 무슬림의 본원 격인 이집트의 그 유명한 알아즈하르조차도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데, 대체 모로코의 사원들은 왜! 왜! 모스크는 다리 아픈 이들 잠시 들어가 쉬면서 고즈넉이 마음 다듬고 나오는 곳이 아니냐는 말이다... 아타린 메데르사 메디나를 돌다가 일본인 단체관광객을 안내하던 모로코인 가이드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됐는데, 카사블랑카의 모스크가 정말 멋있단다. 그래서 “그건 새거라면서요”라고 해줬다. 카..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의 '운전 시위', 압둘라 국왕의 개혁 시험대

두 아이의 엄마인 마이 알사위얀(32)은 26일 차를 몰고 시내에 나갔습니다. 옆자리에는 지역방송의 여성 리포터가 앉아 있었습니다. 리포터는 운전하는 알사위얀의 모습을 찍어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무사히 운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알사위얀의 가족들은 환호습니했다. 다행히도 ‘아무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알사위얀이 살고 있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 공식적으로 여성들의 운전은 물론이고 ‘남성 보호자와 동행하지 않은’ 여성들의 외출조차 허용되지 않는 곳입니다. ‘운전할 권리’를 향한 사우디 여성들의 싸움에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여성운동가이자 대학교수인 아지자 유세프 등의 주도 아래 60여명의 여성들이 이날 리야드와 제다 등 대도시에서 거리에 차를 몰고 나갔으며, 유튜브와 트위터 등에 자신들의..

일본 법원, “한국 사는 피폭자들에게도 의료비 모두 줘라”

일본 법원이 24일 일본 내에 살고 있지 않은 ‘재외 피폭자’들에 대해서도 의료비를 전액 지급해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오사카(大阪) 지방법원이 이날 한국에 거주하는 피폭자와 유적 3명이 오사카부(府)의 치료비 지급거부가 부당하다며 오사카부와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지급신청 기각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 기각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히로시마에서 태내 피폭(태아 상태에서의 피폭)을 당한 이홍현(67)씨와 피폭자 유족 등 3명은 간암 등을 앓아 한국에서 치료비 총 1700만원을 자비 부담했다. 2011년 1월 오사카부에 자비 부담액만큼을 지급해달라고 신청했으나 오사카부가 같은 해 3월 “재외 피폭자에 대한 의료비 지급을 인정하는 규정이 없다”..

삼성, 대만서 알바 고용해 라이벌 비방글 올려 벌금 처분

삼성전자가 아르바이트 인력을 고용, 대만 업체의 스마트폰을 비방하는 온라인 글을 올리다가 적발돼 대만 당국으로부터 벌금 처분을 받았다고 대만 CNA통신과 AFP 등이 24일 보도했다. 대만 당국은 삼성이 현지 블로거들에게 돈을 주고 대만 기업인 HTC의 스마트폰 제품에 대한 비방 글을 온라인에 쓰게 했다며 1000만 대만달러(약 3억6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대만 공평교역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삼성의 현지 서비스업체 오픈타이드가 블로거들을 고용해 HTC 스마트폰을 깎아내리고 삼성 제품을 추천하는 글을 올리게 했다. 고용된 블로거들은 삼성 직원들과 함께 신분을 숨기고 HTC의 대표 상품인 ‘원(One)’을 폄하하는 글을 썼다. 이들은 HTC의 부품들에 흠이 있다고 강조하고, 반대로 ..

호주 산불 '기후변화 논란'에 앨 고어도 가세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숲들을 초토화시키고 있는 대형산불을 놓고 ‘기후변화 관련성 논쟁’이 벌어졌다. 발단은 지난 21일 유엔 기후변화협약(FCCC)의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사무국장의 발언이었다. 피게레스는 미국 CNN방송에 출연해 유명 저널리스트 크리스티안 아만포어와 대담하면서 호주 산불이 지구온난화와 관련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유럽, 호주에서 열파(熱波)가 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또 잦아질 것임을 과학을 통해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23일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멜버른에서 3AW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피게레스가 “터무니없는 소리를 한다(talking through her hat)”고 비난했다. 애벗은 “산불은 호주에서는 (늘..

미국 외교안보 관리, 정부 인사들 비난 트윗 올렸다 해고

미국 백악관 고위 관리가 2년 넘게 익명으로 트위터에 정부 인사들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적발돼 해고됐다. 미국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22일(현지시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핵확산 방지 담당자 조피 조지프(40)가 2년 이상 실명을 숨기고 @NatSecWonk라는 아이디로 트위터에서 백악관과 의회 관계자들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올린 사실이 드러나 지난주 해고됐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조지프가 해고된 사실은 확인했으나 해고 사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조지프가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들. 이 계정은 지금은 삭제됐다. 사진 데일리비스트(thedailybeast.com) 조지프는 현재는 삭제된 트위터 계정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대변인인 벤 로즈 NSC 부보좌관, 힐러리 클린턴 전..

북한산 태블릿PC '삼지연' 써본 오스트리아 교수의 후기

애플과 노키아가 나란히 태블릿PC 신모델을 선보였다. 세계 시장에서는 애플, 삼성, 노키아 등이 태블릿PC의 강자로 알려져 있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의외의 생산자가 또 있다. 북한이다. 북한의 컴퓨터제조회사 ‘조선콤퓨터중심’이 만들었다는 태블릿PC ‘삼지연’의 사용후기들이 북한 관련 사이트와 홍콩 사이트 등에 잇달아 올라오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산 태블릿PC ‘삼지연’의 포장과 케이블. 사진 38north.org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38north.org)에는 22일 오스트리아 빈 대학 동아시아 전문가이자 북한 전문가인 뤼디거 프랑크 교수의 삼지연 사용후기가 올라왔다. 프랑크 교수는 16쪽 분량의 상세한 사용후기에서 삼지연이 “뜻밖에도 가격대비 좋은 성능을 가진 장비였다”고 호평했다. ..

후쿠시마 오염수 농도 또 사상최고치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성물질 유출이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두달 전 오염수 300t이 유출됐던 저장탱크 부근 배수구에서 22일 물을 채취해 분석해보니 스트론튬 등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물질이 리터당 최대 5만9000베크렐에 이르렀다고 23일 발표했다. 앞서 21일 채취했을 때에는 농도가 5000베크렐이었는데 하루 새 10배 이상 올라간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측정된 방사성물질 농도로는 최고치다. 도쿄전력의 로고 도쿄전력 측은 집중호우 뒤 원전 주위에 퍼져있던 방사성물질이 배수구로 흘러들면서 농도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도쿄전력 측은 ‘일시적인 현상’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미 원전 상황은 통제불능으로 치닫고 있다. 8월의 오염수 누출은 우연한 현상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서로 다른 에너지 정치학

지금껏 개발하지 못했던 바다밑 거대 유전, 남극에 가까운 파타고니아 사막의 셰일가스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각기 막대한 잠재력이 있는 유전과 가스전의 개발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브라질이 여러 규정을 우겨넣어 국영기업에 최대한의 몫을 준 반면, 아르헨티나는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 기업과 손을 잡았네요. 리브라 유전은 브라질 남동부 에스피리투산투주 해안에서 800km 떨어진 바다 속에 있는 심해 유전입니다. 바다밑 2000~3000m 깊이의 암염층 밑에 있어 ‘암염하층(pre-salt) 유전’이라 불리는데, 기존 채굴기술로는 원유를 캐내기 힘들고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가지만 잠재성은 크다고 합니다. 룰라 다 실바 대통령 시절 잇달아 발견됐는데, 그 중 가장 큰 유전인 투피 유전은 나중에 아예 '룰라..

룩셈부르크라는 나라

20일 실시된 룩셈부르크 총선에서 장클로드 융커(58·아래사진)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사회인민당(CSV)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로써 민주선거로 뽑힌 국가지도자 중 현존 최장기 집권자인 융커는 18년간 차지해온 총리직을 더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현지 일간 룩셈부르커보르트 등은 융커가 이끄는 기독사회인민당이 33.7%를 득표, 전체 의석 60석 중 23석을 얻게 됐다고 21일 보도했습니다. 이는 2009년 총선 때 얻었던 26석보다는 줄어든 것이지만, 제1당 자리는 지켰네요. 이로써 융커는 향후 이뤄질 연정 구성 협상에서 우선권을 얻게 됐습니다. 철강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28세의 젊은 나이에 내각에 입성한 융커는 재무장관을 거쳐 40세이던 1995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