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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제이 굴드, '판다의 엄지'

이번 휴가는 도킨스, 굴드와 함께 보냈다. 오랫동안 쟁여두고만 있었던 도킨스의 돌베개만한 책 . 말해 무엇하리. 그리고 스티븐 제이 굴드의 (김동광 옮김. 사이언스북스). 이 책은 그동안 마음 속에(^^;;) 남겨두고만 있다가 몇달 전 결국 샀다. 교보문고를 지나가다가 매대에 올라있는 판다의 엄지를 보니...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굴드의 글을 읽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먼저 굴드, 한동안 도킨스, 그 다음엔 에드워드 윌슨에 빠져 있었고 심지어 제임스 왓슨과 르원틴의 책도 읽었건만 언제부터인가, 왜인지, 굴드를 잊고 지냈다고나 할까. 따지고 보면 이유를 모를 것도 없다. 2002년 굴드아저씨가 세상을 뜬 뒤로 어쩐지 마음의 상처를 받은 기분이었으니. 샤르트르 대성당의 남쪽 수랑에는 중세에 만들어진 가장 ..

리처드 도킨스, '지상 최대의 쇼'

도킨스에 대한 애정을 더 이상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의 책을 읽으면 늘 속이 시원하고 즐겁고 유쾌하고 통쾌하다. 와 , , 에 이어 도킨스의 책을 읽는 것은 다섯권째인 듯. 하지만 사실 정확히 기억은 안 남. 칼 세이건의 은 분명 읽은 것 같은데, 도킨스의 을 읽었는지는 가물가물하다 -.-a 휴가 때 벽돌베개 만한 부피를 자랑하는 (김명남 옮김. 김영사)를 들고 갔다. 여행에 가지고 다니기엔 버거운 크기이지만 읽는 즐거움이 무게와 두께를 상쇄해주고도 남는다. 여담이지만 이번 휴가에는 도킨스와 함께 굴드의 도 가져갔다. 2002년 이미 세상을 떠난 굴드의 책은 오래 전, 그러니까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옛 글들을 모은 것이다.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굴드의 비판은 신랄하다. 반면에 신랄하기..

살바도르 아옌데: 혁명적 민주주의자

살바도르 아옌데: 혁명적 민주주의자빅터 피게로아 클라크 지음. 정인환 옮김. 서해문집. 아옌데의 연설이나 일화 정도만 읽었지, 인물 전체를 다룬 책은 처음이다. 스크랩을 열심히 해두려고 했는데... 중간에 덮어두고 휴가를 다녀오니 책이 없어졌다. 아옌데를 아는 사람(즉 상당한 연식이 있는 사람), 그러나 남의 책을 책상 위에서 과감히 훔쳐갈 용기가 있는 사람의 소행이다. 젠장. 칠레인들은 일종의 섬나라 사람 같은 정서를 갖고 있다. 지리적 고립과 세계적인 사건들로부터 떨어져 있는 거리감 탓에 칠레인들은 스스로 조금은 촌스럽다고 의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자국 출신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사람에 대해서는 대단한 자부심을 느낀다,원주민인 아라우칸 마푸체족은 300여 년 동안이나 독립을 위해 치열하게 ..

딸기네 책방 2016.08.08

“포켓몬 잡을 때 저도 구해주세요” 시리아 아이들의 눈물호소

“내 이름은 카프르 나블, 이들리브에 살고 있어요. 와서 나를 잡아보세요.” 세계 사람들이 게임에 열중하는 사이,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잊혀진다. 시리아 독재정권에 맞서온 ‘시리아혁명군 미디어사무실’(RFS)이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에는 포켓몬 그림을 들고 관심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담겨 있다. 아이들이 손에 든 종이에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과 이름, 포켓몬 아이콘과 함께 “찾아와 나를 잡아보라”는 글이 쓰여 있다. 비참한 현실보다 게임 아이콘이 더 관심을 끄는 현실 속에서 좌절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는 지적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는 2011년 3월 내전이 시작된 이래 28만~4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 등은..

이안 부루마. '0년-현대의 탄생, 1945년의 세계사'

0년-현대의 탄생, 1945년의 세계사 이안 부루마. 신보영 옮김. 글항아리 우리에게 낯익은 ‘현대’의 틀이 만들어진 1945년의 풍경들. 2차 세계대전과 나치즘을 경험한 아버지의 기억이라는 개인적인 ‘사건’에서부터 시작해, 그라운드 제로에 비견될 ‘이어 제로(YEAR ZERO)’에 일어난 일들을 여러 사람의 글과 증언과 보도를 통해 펼쳐 보인다. 교과서에는 처칠과 루즈벨트와 스탈린이라는 ‘빅3’만 등장하지만, 그 시기를 온전히 살아내야 했던 것은 폐허에서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 했던 세상 모든 사람들이었다. 전쟁의 상처가 ‘성(性)’ 혹은 젠더에는 어떤 식으로 투영됐으며, 전후의 보복과 숙청과 단죄는 어떤 의식 속에서 이뤄졌으며, ‘희망의 아침’을 맞아 미국과 영국 등 승전국들은 어떻게 패전국들을..

딸기네 책방 2016.07.22

미국서 또 경찰 3명 괴한들에 사살...이번엔 루이지애나 배턴루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들을 사살하는 사건이 일어난 지 열흘 만에, 다시 경찰들이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루이지애나 주의 주도 배턴루지에서였다. 댈러스 사건의 원인이 된 백인 경찰의 흑인 사살 사건이 일어난 곳이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17일(현지시간) 오전 9시쯤 배턴루지 도심의 해먼드에어플라자 쇼핑센터 부근에서 경찰관 3명이 총격을 당해 숨졌고, 3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킵 홀든 배턴루지 시장은 경찰 본부 인근에서 총격이 발생했다며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숨진 사람은 배턴루지 경찰관 2명과 지역 보안관이라고 지역언론인 WBRZ-TV는 전했다. 총격을 가한 남성 1명은 경찰에 사살됐다. 한 목격자는 이 방송에 검은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린 남..

[아침을 열며]테러의 유비쿼터스 시대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남부의 그랑바상은 대서양에 면한 고즈넉한 해안 도시다. 말이 좋아 도시이지 프랑스 식민 시절의 건물들과 벽화가 그려진 담장, 바닷가에서 공 차는 아이들 외에는 별반 눈에 띄는 것 없는 작은 마을이다. 그곳에서도 지난 3월 이슬람국가(IS) 연계 조직이 테러를 저질렀다. 터키 이스탄불의 술탄아흐메트 광장은 세계의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그곳에서도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는 어떤가. 남프랑스의 니스는, 방글라데시 다카의 고급 빵집은, 튀니지의 지중해 리조트는 또 어떤가. 10여년 전만 해도 이런 곳들에서 테러가 나리라고는 상상 못했을 것이다. 9·11 테러 뒤 마드리드의 통근열차가 폭발하고 런던 지하철역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발리의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자폭테러가..

터키, 군부 쿠데타로 유혈사태...'술탄' 에르도안 축출되나

터키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 ‘술탄’이라 불리며 권력을 휘둘러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군부 내 소수 집단의 소행”이라며 국민들에게 거리로 나와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미 군부가 방송을 비롯해 권력을 장악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군이 시민들에게 발포했으며, 경찰 등 17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앙카라의 의사당에서 수 차례 폭발이 일어나기도 했다. 세속주의를 바탕으로 한 헌법을 무시하고 이슬람주의를 강화하면서 국민들을 통제하려 해온 에르도안은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았다. 난민 문제 등에서 터키와 밀접한 관련을 맺어온 유럽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부, “권력 장악” 선언 터키 군인들은 15일 밤(현지시간) 국영 TRT TV 방송을 통해 수도 앙카라와 최..

이번엔 니스 테러... ‘테러다발 국가’ 된 프랑스, IS 추종자 많고 미국보다 공격 쉬워

지난해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만평잡지 샤를리에브도를 공격했을 때 세계는 ‘나는 샤를리다’라는 구호 아래 애도와 연대를 표했다. 11월 파리 축구장과 공연장, 식당 등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일어나자 다시 세계의 이목이 파리로 쏠렸고 ‘나는 파리다’라는 해시태그가 소셜미디어에서 줄을 이었다. 그리고 다시 프랑스. 남부의 휴양지 니스에서 14일(현지시간) 트럭을 이용한 테러가 발생했고, ‘나는 니스다’라는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는 1년 반 사이에 3차례 대규모 공격을 당하면서 ‘테러다발국가’가 돼버렸다. 남부 아비뇽을 방문하고 있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급히 파리로 올라가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사건 발생 5시간 반뒤인 새벽 4시에 TV로 중계된 연설을 했다. [니스 테러] 바스티유..

원맨팀, '원맨'이 빠진 뒤 '팀'이 되다...유로 2016 결승전, 프랑스-포르투갈

2004년 그리스의 분투는 박수를 쳐줄만 했지만 그리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때 포르투갈이 우승을 했어도 역시 대단한 감동은 없었을 것이다. 그때 포르투갈팀에는 루이스 피구와 루이 코스타(피구도 피구이지만 코스타 정말 좋아했는데 지금은 어드메서 무얼 하고 있을까)를 비롯한 황금세대들이 총출동했다. 2002년 한국과의 경기에서 심판을 쳐서 선수자격 박탈당한 후안 핀투만 빼고. 하지만 오늘 포르투갈의 우승은 감동적이었다. 호날두가 빠진 포르투갈이라니(나니는 늘 톱으로 나오지만 눈부신 플레이를 본 적이 없다). 연장 후반 에데르의 골은 환상적이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기사다. ▶At the end, Cristiano Ronaldo was in tears, just as he had been a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