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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깊이보기] 미 대통령 '적과의 만남', 트럼프-로하니가 마침표 찍을까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을 찾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를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세 번이나 만났다. 지난 세기의 적들과 미국의 관계가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지만 정상들의 대화 속에 모두 몇 걸음씩이라도 진전을 이뤘다. 하지만 40년 전 이슬람혁명으로 냉전 시기의 세계질서에 충격타를 안긴 이란과의 관계는 그렇지 못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남으로써,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지 않은 적대국 정상은 이란 대통령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이란 정상의 회담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긴 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산유시설 공격 같은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미국과 이란 사이는 오히려 더 악화됐다. 공식적인 단독 정상..

'레이저' 쏜 툰베리, 조롱한 트럼프

“저는 여기가 아닌 학교에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당신들이 내 어린 시절과 꿈을 앗아갔습니다. 당신들은 우리를 실망시켰습니다. 미래 세대의 눈이 당신들을 향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실망시킨다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의 주인공은 단연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였다. 세계에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며 ‘미래 세대 시위’의 불을 붙인 16살 툰베리는 이날 유엔 연단에 올라 각국 정상들을 향해 “당신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돈과 경제성장이라는 동화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계획과 달리 회의장에 잠시 모습을 나타냈지만 14분만에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떠났다. 그 뒤 트럼프가 기자들과 유엔본부에서 만나 얘기하는..

[구정은의 '수상한 GPS']스위스도 ‘빙하 장례식’...세계 빙하들 얼마나 녹았나

스위스 북동부, 알프스 산맥 기슭에 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모였다. 해발고도 2700m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추모객들이 기린 것은 사람이 아닌 빙하였다. 알프스의 피졸 빙하가 사라지게 된 것을 추모하는 상징적인 의식이었다. “빙하를 추모합니다” 피졸 빙하는 2006년 이후로 원래 크기의 80~90%를 잃어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다. 이날 장례식은 스위스기후보호연합(SACP) 주최로 열렸고 지역 주민들과 환경운동가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고 AFP통신 등은 보도했다. 추모객들은 쪼그라든 빙하 앞에서 전통 악기 알펜호른을 연주하고 꽃을 놓았다. 취리히연방공과대학(ETH)의 빙하학자 마티아스 후스는 추도사에서 “스위스에서 1850년 이후 빙하 500개 이상이 사라졌다”며 추도사를 했다. ETH 연구자들은 알프스 ..

아이오와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제친 워런...‘승기’ 잡을까

내년 미국 대선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을까. 아이오와에서 워런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이오와는 미국 50개 주들 중에 가장 먼저 ‘코커스’ 형식의 투표로 후보를 결정하기 때문에 대선 후보 경선의 풍향계로 불린다. 아이오와 지역 언론인 데모인레지스터는 CNN, 미디어콤과 함께 지역 내 민주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2%가 워런을 지지한다고 밝혀, 20%를 차지한 바이든을 눌렀다고 21일 보도했다. 지난 대선 때 선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11%의 지지를 얻는 데에 그쳤다. 나머지 후보들은 한 자릿수% 지지율을 보였다. 데모인레지스터 여론조사에서 워런이 1위가 된 것은 처음이다. 여론조..

'여성 출입금지' 40년 만에...FIFA 회장 "이란, 축구장 여성 입장 약속했다"

이란 영화 에는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스타디움으로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소녀들의 모습이 유머러스하게 묘사된다. 남성 관객들이 있다는 이유로 여성들의 축구장 입장을 불허하는 이란의 방침 때문에 실제로 일어나는 웃지못할 코미디이기도 하다. 이제는 이런 일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22일 “이란 당국이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허용하겠다고 확약했다”라고 말했다고 알자지라방송 등이 보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여성축구 관련 회의에서 “이란 당국이 여성도 축구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하면서, 다음달 월드컵 지역예선전 때부터 새 방침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뒤 남녀를 구분하는 종교..

아랍 청년에게 혁명이란...살림 하다드의 '구아파'

혁명은 때론, 아니 거의 언제나 사람들을 배반한다. 아랍의 봄도 그랬다. 피 흘리며 힘겹게 독재정권을 몰아냈더니 군복만 벗은 장군이 민간인인 양 유사 독재정권을 만들기도 하고(이집트), 야당 정치세력이 탄탄하게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권력의 공백이 생기자 내전이 벌어지기도 하고(리비아), 민주화를 위한 싸움에 극단세력에 끼어들어 전선이 흐려진 뒤 독재정권만 살아남는(시리아) 상황이 되기도 했다. 독재정권에 대한 환멸과 민주주의를 향한 기대를 품고 거리로 나섰던 젊은이들이 새로운 종류의 억압에 맞닥뜨리게 되는 상황. 살림 하다드의 소설 (조은아 옮김. 훗)는 물리적인 폭력에 대한 두려움에 떨면서, 정체성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되물어야 하는 아랍 젊은이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서양과 동양 사이, 종교와 세속 사..

딸기네 책방 2019.09.22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

7월 한 달 동안 기계, 인공지능, 자율주행, 나노기술 등에 대한 책을 몰아서 읽었다. 아무래도 이 부분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또 당장 주어진 미션(언제 달성할지 모르지만)이 있기도 했고. 첫번째로 잡은 것이 스웨덴 태생의 미 MIT 물리학교수 맥스 테그마크의 (백우진 옮김. 동아시아)이었다. 집에 쟁여둔 지는 좀 됐는데 게으름피우고 있다가 끄집어냈다. 손에 잡자마자 순식간에 읽었다. 아주 재미있었다. 저자는 생명을 1.0, 2.0, 3.0으로 구분한다. 1단계는 박테리아이고 2단계는 인간이다. 3단계는 진화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몸과 의식)를 학습하고 설계해나가는 단계, 즉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이 인류를 대체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이기도 하다. 대체할..

[뉴스 깊이보기]외교전으로 넘어가는 이란-예멘 이슈...‘문제는 사우디’

예멘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일단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산유시설 공습’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엄포를 놨지만, 군사행동과는 거리를 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우디 산유시설이 공격을 받으면서 가열된 중동의 위기는 유엔 외교전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하지만 모든 사태의 근원인 예멘 공격을 사우디가 그만두지 않는 한 불안정은 가실 수 없다. 반군도 미국도 ‘잠시 멈춤’ ‘안사랄라(알라의 지원군)’라고 스스로를 부르는 예멘의 친이란계 후티 반군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사우디에 “군사행위를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반군 지도조직의 마흐디 알마샤트 의장은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방송을 통해 “사우디에 대한 드론·미사일 공격 등 모든 종류의 공격을 중단하겠다”면서 “사우디도 호응하기를 기다..

관광객 많은 도시, 돈 많이 쓰는 도시...세계의 인기 관광지는

세계여행기구(UNWTO)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을 여행한 사람은 연인원 14억명이었습니다. 전년보다 6% 늘어난 숫자입니다. 최근 10년 새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권 여행자들이 크게 늘어났지만, 지난해에는 중동과 아프리카의 관광객 증가추이도 눈에 띄었습니다. 중동 국가에서 외국을 방문한 사람은 전년 대비 10% 늘었고, 아프리카인들은 7% 증가했습니다. 세계의 여행자들은 어디를 많이 방문했을까요. 이달 초 마스터카드가 분석한 인기 도시 1위는 태국 방콕이었습니다. 마스터카드는 해마다 자사 카드 회원들의 여행데이터를 통해 방문자 숫자와 돈 씀씀이를 분석한 ‘GDCI(Global Destination Cities Index)’를 발표합니다. 방콕은 이 지수에서 4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2280..

[구정은의 '수상한 GPS'] 러시아 가스프롬이 중앙아시아에 학교를 지은 까닭은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 9월 2일 중학교가 문을 열었다. 잘 꾸며진 교실 33개에 컴퓨터실, 멀티미디어 도서관과 실험실과 강당, 350명이 앉을 수 있는 카페테리아, 체육관 2개와 실내수영장 2개를 갖췄다. 학교 부지가 3.5㏊에 이르고, 아스팔트 진입로가 깔렸다. 중앙아시아의 최빈국인 키르기스에서 보기 힘든 호화로운 학교다. 개교식에는 수론바이 진베코프 대통령과 아지즈 수라크마토프 시장도 참석했다. 하지만 이 학교가 눈길을 끄는 것은 현대식 시설이어서가 아니다. 학교를 지어준 것이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가스프롬이기 때문이다. 학교 이름도 ‘가스프롬 학교’다. 2017년 8월 착공식 때에는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최고경영자가 직접 참석했다. 그 때 밀러는 “세계적인 수준의 학교를 지어 키르기스 젊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