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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지구 상의 7가지 위험한 것들

잘 가꿔진 도심 공원, 콘크리트로 덮인 도시 속에서 유일하게 녹색을 볼 수 있는 공간. 애완견을 끌고 나온 이들이 공원길을 산책하고, 아이폰으로 구글 검색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 속에 지구의 기상이변을 가속화하고 땅과 물을 오염시키는 ‘은밀한 위험’들이 숨어있다면. 과학전문 온라인뉴스인 미국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이 ‘지구의 날’인 22일 그동안의 과학연구들을 모아 “알려지지 않은 지구 상의 7가지 위험한 것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휴대전화, 콘크리트, 바이오연료, 배터리, 도심 공원, 인터넷, 애완동물이 그것들이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지구환경의 적들 중 첫손 꼽힌 것은 휴대전화다. 대부분의 전자기기들도 유독성 화학물질이나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긴 하지만, 휴대전화의 경우는 크기에 비해 유독성..

드디어 읽었다, '악마의 시'!

악마의 시 (상.하) 살만 루시디. 김진준 옮김. 문학세계사 소설의 배경은 인도와 영국과 아라비아의 어느 사막을 오간다. 공간적 배경만큼이나 주인공들의 성격과 문화적 배경도 다양하다. 천사 지브릴(영어로는 가브리엘)을 상징하는 인도의 영화스타 지브릴, 반대로 자의와 상관 없이 악의 화신으로 변해가는 성우 살라딘. 지브릴은 서구적인 것, 인도적이지 않은 것을 경멸하지만 정작 그의 애인은 ‘히말라야의 만년설처럼 흰 피부를 지닌’ 알렐루야라는 이름의 유대인 여성이다. 반면 런던에서 주로 활동하는 살라딘은 인도 출신임을 한탄하며 오로지 영국, 런던만을 숭상하고 옛 식민종주국의 시민이 되기 위해 애쓴다. 또 다른 주인공은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7세기 메카와 메디나의 사막에 살았던 ‘예언자 마훈드’다. 개에 비유..

딸기네 책방 2010.04.23

항공대란 '세계로 불똥'

항공대란 파장이 끝이 없네요. 우리 부서 후배는 르완다 갔다가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케냐항공 비행기가 나이로비에서 트랜짓을 하거든요. 그런데 나이로비가 동아프리카의 허브공항이다보니 유럽행 항공편이 밀려서, 남아공 가는 비행기가 2시간 늦어졌답니다. 근데 울 후배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도착하자마자 케이프타운으로 국내선 타고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국내선 항공권은 꼼짝없이 날렸죠. 또다른 후배는 지난 주말에 독일로 출발을 했어야 하는데 기다리고 기다리다 결국 오늘 출발했고요. 아시다시피 우리 라불리는 제네바를 헤매다가.. 지금은 비행기 탔으려나. 암튼, 유럽 하늘길은 열리기 시작했지만 엿새 동안 계속된 항공대란의 파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갑작스런 물류 중단사태..

[코트디부아르]시골 진료소에서

망고나무 밑 작은 테이블에 항생제와 붕대를 올려 놓은 간이 진료소. 통나무 의자에 걸터앉은 코피 셀레스텐(11)이 흰 가운을 입은 남성에게 왼쪽 팔을 내민다. 상처에 엉겨붙은 붕대를 물에 축여 떼어내니 피부조직이 사라져 벌건 근육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피 냄새를 맡은 파리떼가 코피의 상처로 순식간에 몰려든다. 피가 줄줄 흐르는 팔뚝을 항생제로 닦아내고 다시 붕대를 감는 동안, 소년은 끔찍한 고통을 참아낸다. 울지도 않고 소리도 내지 않는다. 꽈꾸꽈꾸 미카엘(15)은 발바닥 쪽에 비슷한 상처가 나있다. 이미 피부와 근육이 손상돼 걸을 수 없는 발을 절룩거리며 끌고 다닌다. 다시 파리떼가 날아든다. 상처가 아물더라도 저대로 둘 수는 없고, 수술을 해서 발목을 절단한 뒤 의족을 달아야 한다. 서아프리카의 코..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

덕혜옹주(德惠翁主)는 고종이 예순이 되던 해에 1912년 후궁인 귀인 양씨에게서 얻은 고명딸이다. 경술국치(1910년) 뒤 2년이 지난 때라 시국이 몹시 어수선했지만 고종은 외동 딸을 몹시 사랑해, 양씨에게 복녕(福寧)이라는 당호(堂號)를 내리고 즉조당에 유치원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옹주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일본 총독부가 양씨의 신분을 문제삼아 옹주를 조선 왕실의 일원으로 인정하지 않았기에 어릴 적에는 이름도 없이 ‘복녕당 아기’로만 불렸다. 고종이 서거한 뒤인 21년에야 옹주에 봉해지고 덕혜라는 이름을 얻었다. 오라버니 영친왕처럼 인질 격으로 일본에 억지 유학을 하게 된 덕혜옹주는 도쿄 가쿠슈인(學習院) 대학에 들어갔지만 적응하지 못했다. 30년 어머니인 귀인 양씨가 숨을 거뒀는데도 돌아와..

쿠바 추기경의 '스탈린체제 비판'

“지금 우리나라는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 “스탈린 스타일의 관료체제 때문에 노동자들은 무감각해지고 생산성은 떨어졌다.” 쿠바 최고위 성직자가 라울 카스트로 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쿠바 가톨릭을 대표하는 하이메 오르테가 추기경(73·사진)이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당국을 비판하고 나섰다고 AP통신 등이 20일 보도했다. 아바나 대주교인 오르테가 추기경은 가톨릭 신문인 팔라브라 누에바(‘새로운 언어’)와의 인터뷰에서 현 쿠바 정부를 ‘스탈린 스타일의 관료체제’라고 비판하고, “쿠바는 지금 21세기 들어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오르테가 추기경은 지난 2월 옥중 단식투쟁을 하다 숨진 반체제 인사 올란도 사파타 타마요 등을 언급하면서 정부가 “모든 정치범들을 석방하고 필요한..

유럽 항공대란... 그리고, '비행기 없는 세상'에 대한 알랭 드 보통의 상상

유럽 항공대란이 닷새째로 접어들면서, 남부와 동부 유럽 일부 국가들이 항공기 운항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부·북부 유럽은 발이 묶여있는 상태이고 그나마 개방된 공항으로는 여행객들이 몰려들어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항공사들은 화산재 위험이 잦아들었다면서 각국 항공당국에 운항허가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세계 공항 ‘혼란 도미노’ 19일 태국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 사흘째 항공기를 기다리던 벨기에인 여행객 더크 마에텐스(52) 가족은 항공편이 취소되자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라면 무엇이든 타겠다”면서 목적지를 이탈리아로 바꿨다. 이탈리아는 전날 로마를 비롯한 중·남부 공항들의 가동시키기 시작했다. 스페인·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하늘길이 열리자 이곳들을 통해 유럽으로 이동하려는..

스티브 매커리

며칠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스티브 매커리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 꼭 가서 보세요. 오래전 사진들을 디지털 인화한 것이라 화질이 아주 좋지는 않지만, 매그넘의 대표 사진기자 중 한 명인 매커리의 울림 있는 사진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위에 올려놓은 아프간 소녀의 사진은 1984년인가 파키스탄의 난민촌에서 찍은 것이라는데 20여년 뒤에 저 소녀를 다시 찾아내(우연한 만남은 물론 아니었지만) '소녀의 그후'를 찍음으로써 더욱 유명해졌지요. 전시회 못 가보시는 분들을 위해, 매커리 공식 사이트 링크시켜놓습니다. http://www.stevemccurry.com

장자일기/ 사생존망이 일체임을 터득한 네 벗

아프리카 다녀온 것들 정리하고 낼 넘길 원고 준비하고 한동안 밀어두었던 번역도 다시 시작해야 하고. 밀린 책 리뷰도 해놔야 하고... 할 일은 많은데 머리 속이 멍~~ 하다. 그냥 놀고만 싶다. 이럴 때 좋은 게 장자를 하염없이 두드리고 있는 것. 사생존망이 일체임을 터득한 네 벗 22. 자사(제사 선생), 자여(가마 선생), 자려(쟁기 선생), 자래(오심 선생) 네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했습니다. "누가 없음으로 머리를 삼고, 삶으로 척추를 삼고, 죽음으로 꽁무니를 삼을 수 있을까? 누가 죽음과 삶, 있음과 없음이 모두 한 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나는 이런 사람과 벗하고 싶네." 네 사람은 서로 쳐다보고 웃었습니다. 마음에 막히는 것이 없어 결국 모두 벗이 되었습니다. 23. 자여에게 갑자기 병..

킬리만자로

킬리만자로 역 암보셀리 평원에선 사자도 우리라고 생각했다 아침이면 오래된 가구 같은 구릉들 사이에서 아무렇게나 깨어나도 수數가 고스란했다 강에 대한 기억으로 오지 않는 강을 기다릴 때조차 태평스레 코가 길어지고 해 떨어지듯 가만히 코를 내려 사자 등을 토닥거려주었다 해발 육백 미터 이상은 코끼리가 없다는데 그 보다 조금 높은 슬픔이면 어때 새끼 하나에 하나씩 코를 꾸려 자꾸 자꾸 산 위로 오르면 사냥꾼이 코끼리를 찾아오는 입구는 낙일 落日 옆에 있으리라 녹은 눈 두둘두둘 내려오는 산등성에 은신한 코끼리 하산 못하는 마음을 아는 우리만 모여 산등성에 서면 발의 슬픔은 평지를 달리는 기분에 젖고 귀의 슬픔은 산 아래까지 먹먹하게 날개를 퍼덕이고 눈의 슬픔은 긴 계곡의 도면을 펼치지 그러니 초원에 대한 기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