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세계사

데니스 티토 첫 민간 우주여행

딸기21 2010. 4. 2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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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 다녀온 기분이었다.”

2001년 4월 28일 미국인 억만장자 기업가 데니스 티토(아래 사진)가 인류 역사상 첫 ‘우주관광’길에 올랐다.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당시 갓 출범한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방문, 7일 22시간 4분 동안 우주에 머물며 지구를 128바퀴 돈 뒤 귀환한 것. 1940년 뉴욕에서 태어난 티토는 뉴욕대 등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로,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일하다가 72년 독립해 투자회사를 차렸다. 그의 회사는 시장의 리스크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기법을 통해 급성장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상무부에서 일했던 제프리 맨버는 특이한 경력을 가진 인물이었다. 우주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상무부를 설득해 ‘우주상업과’를 만들도록 했다. 90년대 옛소련이 무너진뒤 출범한 러시아는 우주과학 분야를 비롯해 국가가 갖고 있던 여러 분야를 민영화했다. 소유스 우주선을 만들던 국영 항공우주개발회사도 NPO에네르기아라는 이름의 민간기업으로 바뀌었다. 맨버는 미국 관리들 중 앞서서 신생 러시아와의 관계를 트는 역할을 했다. 99년 맨버는 상업 우주개발회사인 미르코프의 경영자가 되어 미-러 등 7개국이 공동제작한 국제우주정거장의 상업적 이용권을 따냈다. 그동안 쌓아둔 관계를 바탕으로, 소유스 우주선을 상업적 우주여행에 이용할 수 있도록 러시아의 허가도 받았다.




티토에겐 ‘우주여행’이라는 어릴 적부터의 꿈이 있었다. 첨단기술산업 분야 투자컨설팅으로 갑부가 된 티토가 머리 좋은 사업가 맨버를 만나 사상 첫 민간 우주여행 계약을 체결한 것은 2000년이었다. 티토가 미르코프의 ‘개인 우주관광’ 상품을 구매한 첫 손님이 된 것이다. 티토는 러시아 우주항공청에서 우주 체류 훈련을 받고 소유스를 이용해 여행을 했다. 우주를 방문하고 돌아온 티토는 “어릴 때부터의 꿈을 이뤘다”며 천국에 다녀온 기분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티토가 이 관광에 들인 돈이 2000만 달러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 NASA는 티토의 계획에 반대하며 미국 내 우주센터에서 훈련을 하게 해달라는 요청에도 협력을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중에 미 의회는 티토를 불러 청문회를 열면서 민간 우주여행의 상세한 내용을 물었고, 미국에서도 뒤늦게 우주관광 붐이 일었다. 티토를 시작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업가 마크 셔틀워스, 미국 사업가 그레고리 올슨, 이란계 미국인 아누셰 안사리, 헝가리계 미국인 찰스 시모니 등 우주여행가들이 잇달아 탄생했다.

여행상품 가격을 200만달러 선으로 낮춘 ‘간이 우주관광’ 상품들도 등장했다. 우주정거장에 체류하는 대신 우주선을 타고 대기권 밖으로 나가 무중력상태를 경험해보는 ‘저가 상품’들이다.
미국에는 서부 사막지대에 ‘민간 우주기지’들이 여러 곳 생겨났다. 모험가 겸 박애주의자로 유명한 영국 기업가 리처드 브랜슨이 운영하는 버진 갤럭틱은 지난해 말 사상 최초의 민간 우주선인 ‘스페이스쉽 2’를 공개했다. 이 비행기는 이르면 내년부터 여행객들을 우주로 실어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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