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자원부국 카타르는 성인병 천국

딸기21 2010. 4. 28. 09:24
728x90
중동의 자원부국 카타르가 국민들의 ‘성인병’ 때문에 고민에 빠졌습니다. 자원 수입으로 먹고 살며 육체노동은 이주노동자들에 맡기다보니 국민들이 뚱뚱해져 성인병 천국이 되고 있는 겁니다.

뉴욕타임스가 27일 비만 경보가 울린 카타르의 모습을 전했습니다.


 



‘알자지라 방송’과 ‘도하개발어젠다(DDA)’ 등으로 유명한 카타르는 아라비아 반도의 한귀퉁이에 달린 조그만 나라입니다. '반도 속의 반도'랄까요.
넓이는 1만1600㎢로 경기도 면적과 비슷하지만 1인당 연간 국내총생산(GDP)은 12만1700달러(구매력 기준·2009년)로 리히텐슈타인에 이어 세계 2위랍니다. 자원이 많기 때문이죠. 석유매장량은 155억배럴로 세계14위, 천연가스 매장량은 25조2600억㎥로 러시아·이란에 이어 세계 3위입니다.

두바이 못잖게 고층빌딩이 많고 고급 아파트들이 즐비하지만, 건설현장이나 항만에서 일하는 이들 중 카타르 국민들은 거의 없습니다. 현재 카타르에 거주하는 사람 160만명 중에 본토박이는 25만명 뿐이고, 나머지는 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지에서 건너온 이주노동자들이라고 합니다.
 

카타르인들은 막대한 자원수입과 남의 노동에 기대어 특권층처럼 살고 있습니다. 돈이 넘쳐나다보니 도시는 온통 에어컨 씽씽 나오는 초현대식 건물로 덮였습니다. 수천년 유목생활의 자취는 고속 개발 수십년만에 사라졌고 집집마다 아시아 출신 가사도우미에, 길모퉁이마다 패스트푸드점이 들어서 있다는군요.

그 결과는 비만과 당뇨, 온갖 성인병이랍니다. 외지 인력을 부리며 특권층처럼 살아온 것이 비만으로 나타난 거죠. 현지 신문인 알 와탄은 최근 “비만인구가 급증하고 있어, 앞으로 5년 뒤엔 전체 여성의 73%와 남성의 69%가 비만으로 분류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10대 이하 소년들의 비만은 중동·북아프리카에서 가장 심각하다고 합니다. 20~79세 성인층 당뇨병 환자 비율은 세계5위, 비만 인구 비율은 세계 6위이고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주변 산유국들도 사정은 비슷하지만 카타르인들의 ‘비만화’가 가장 심각하다네요.
 

무더운 기후 때문에 사람들은 운동은커녕 잘 걷지도 않습니다. 특히 이 나라의 경우 국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은 현대화됐는데 혼인 풍습은 전통 그대로인 것이 문제라고 합니다. 족내혼 또는 사촌간 결혼이 많아 시각장애·정신장애 등의 유전질환을 안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많다는 거죠.
 

국민 건강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가 나서서 건강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왕실 기금으로 운영되는 카타르재단의 건강캠페인 책임자 압둘라 알 나이미는 “우리의 사교행사는 모두 먹는 일 뿐”이라면서 문화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작 나이미 자신도 비만에 운동부족입니다. 그는 뉴욕타임스에 “함께 모여 진탕 먹는 것이 미덕이다보니 집안식구 절반이 비만에 당뇨병 환자들”이라고 털어놨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