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901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별점 7개짜리.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문승숙 (지은이) | 이현정 (옮긴이) | 또하나의문화 | 2007-02-01 으으으... 이런 책은 별점을 마구마구 더줘야 하는데... 아주 속이 시원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모두 이 책을 한번씩 읽어봤음 좋겠다. 올 하반기 읽은 책들 중에 정말이지! 맘에 드는 책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만들어지고 군사독재, 다른 말로 ‘개발독재’가 시작된 이래 남성성과 여성성을 어떻게 차별해서 ‘나라만들기/국민만들기’에 동원했는지를 파헤친다. 저자는 1960년대부터 1987년 이전까지를 ‘군사화된 근대성과 성별적 대중동원’의 시기로 규정하고, 그 이후 2002년까지를 ‘군사화된 근대성의 쇠퇴와 성별화된 시민성의 대두’로 정리한다. 말하자면 이 책의 핵심 개념은 ‘군사화된 근대성’이다. 귤이 ..

딸기네 책방 2007.07.21

서경식, 디아스포라 기행

디아스포라 기행 ディアスボラ紀行-追放された者のまなざし (2005)서경식 (지은이) | 김혜신 (옮긴이) | 돌베개 | 2006-01-16 "‘나는 재일조선인’이라고 나서는 사람만이 재일조선인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름을 말하지 못하고, 늘 자신은 누구인가 자문하는 존재가 재일조선인이다. 재일조선인이 자기 이름을 말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그들을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로 만드는 온갖 식민주의적 관계를 고려하면 이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을 포함한 전체야말로 재일조선인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128쪽) 1992년 서경식의 ‘나의 서양미술 순례’를 읽을 때 너무 슬프고 마음 아프고 두렵고 충격적이었던,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외로운 떠돌이가 이번엔 세계화 시대의 제1 화두가 된 ‘디아스포라’라는 담론으로..

딸기네 책방 2007.07.17

포스트휴먼과의 만남 -미래인간 가이드북

포스트휴먼과의 만남 Manuel d‘usage et d’entretien du Post-Humain (2004)도미니크 바뱅 (지은이) | 양영란 (옮긴이) | 궁리 | 2007-01-22 포스트휴먼이란 개념도 요즘 유행하는 모양이다. 인간 그 다음의 인간. 우리가 ‘인간성’이라고 부르는 것이 오랜 세월의 진화를 거쳐 형성된 것이었다고 한다면, 지금까지 우리 머릿속에 뿌리를 내린 인간의 속성들을 뛰어넘는 ‘갑작스런 진화’의 결과물은 분명 기존의 상상과는 다른 존재일 것이다. 그 변화가 과연 얼마나 갑작스런 것일지는 알 수 없지만. 엄지손가락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엄지족 세대와 기성세대는 다른 종류의 인간들일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문제는 양질 전화에 있으니, 양적인 변화들이 쌓이고..

딸기네 책방 2007.07.16

밀턴 프리드먼, '자본주의와 자유'

자본주의와 자유 Capitalism and Freedom밀턴 프리드먼 (지은이) | 심준보 | 변동열 (옮긴이) | 청어람미디어 | 2007-04-02 늘 이름만 듣고 정작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밀턴 프리드먼의 책을 올여름 읽었다. 유명한 책이라고 한다. “를 읽지 않고서는 현대 경제학을 논할수 없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100권의 책 중 하나”. 분량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320쪽 정도) 에세이풍이길래 한번 읽어봐야지 하고 도전해봤다. 책이 처음 나온 것은 1962년. 1982년에 한번 다시 냈고, 그 다음에 2002년 다시 펴냈다고 한다. 내가 본 책에는 이 세 버전의 저자 서문이 모두 붙어 있다. 저자가 2002년판 서문에서 밝혔듯, 1962년과 이후 20년, 또 그 뒤의 ..

딸기네 책방 2007.07.15

기로에 선 미국 -똑똑한 학자의 못돼먹은 책

기로에 선 미국 America at the crossroads프랜시스 후쿠야마 (지은이) | 유강은 (옮긴이)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11-17 이번 여름에 몇 권의 굵직한 책들을 읽었다. 두께나 분량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내용의 무거움 측면에서 읽은 보람이 있다 싶어 뿌듯한 그런 책들이다. 그 중 가장 탁월했던 것은 파리드 자카리아의 ‘자유의 미래’였고 나머지는 밀턴 프리드먼의 ‘자본주의와 자유’, 브레진스키 ‘제국의 미래’, 문승숙 ‘군사주의에 갇힌 근대’, 그리고 이 책, 후쿠야마의 ‘기로에 선 미국’이었다. 모두 무게가 적잖은 것들인데, 읽고 나서 정리를 제때 제때 하지 않은 탓에 머리 속에서 뒤죽박죽이 되어 두통을 안겨줬던 책들이다. 후쿠야마는 설명할 필요 없이 ‘역사의 종언’의 그..

딸기네 책방 2007.07.14

진보와 야만 -20세기를 정리해주는 뿌듯한 역사책

진보와 야만 Progress and Barbarism: the World in the 20th Century (1998)클라이브 폰팅 (지은이) | 김현구 (옮긴이) | 돌베개 | 2007-03-13 벌써 한 10년은 된 것 같은데, 클라이브 폰팅의 ‘녹색세계사’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COLLAPSE)’ 같은 책들보다 훨씬 선구자적으로 역사를 환경적 관점에서 설명한 저술로 기억하고 있다. 폰팅의 새 책이 나왔다고 해서, 그것도 무려 ‘진보와 야만- 20세기의 역사’라는 거창한 제목의 책이라고 해서 잔뜩 기대를 했다. 각설하고, 기대에 부응해주는 책이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밑줄을 쳐가며 읽고, 기억에 남는 구절이나 기록해둬야겠다 싶은 부분이 있으면 책장 귀퉁이를 접..

딸기네 책방 2007.07.12

야만의 역사- 아우슈비츠를 만든 것은 당신들이다

야만의 역사 Exterminate All The Brutes (1996) 스벤 린드크비스트 (지은이) | 김남섭 (옮긴이) | 한겨레출판 | 2003-04-25 ‘폭격의 역사’에서 20세기의 가공할 폭격들 뒤에 숨겨진 인종주의의 얼굴을 보여주며 묵시록과 같은 어두운 미래상을 그려보였던 스벤 린드크비스트가, 이번엔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과거로의 여행을 치른다. 이 여행은 즐기며 구경하며 가는 것이 아니라 상처를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상처내며 치러내야하는 그런 여행이다. 알제리 내륙에서 남쪽으로 접경한 니제르 북단까지 이어지는 북아프리카 ‘사막의 길’이 린드크비스트의 경로다. 조셉 콘라드의 ‘어둠의 한가운데’를 화두 삼아 린드크비스트는 19세기, 20세기 유럽의 아프리카 식민지 점령이 어떻게 철저한 야만을 ..

딸기네 책방 2007.07.09

재밌게 읽고 다 까먹은 '장자크 루소'

장 자크 루소와 국제정치 김용구 (지은이) | 원(이보란) | 2004-08-30 이 모든 것이 평화스럽게 그리고 아무런 저항도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은 외눈거인 Cyelope 의 지하실에 감금된 채 삼켜지기만을 기다리는 율리시즈 친우들의 평온함이다. 신음을 하면서도 침묵을 지켜야 한다. 이 공포의 대상 위에 씌워진 영원한 베일을 벗겨 보자. 눈을 들어 먼 곳을 응시한다. 화염에 쌓인 불길, 황폐한 촌락, 노략질 당한 도시들을 본다. 이 잔인한 인간들아! 이 불행한 군중들을 어디로 이끌고 가는 것이냐? (95쪽) 결국 국민 전체에 의한 약속은 최후의 구성원 보존에 대해서도 그 밖의 모든 구성원 보존을 위한 것과 같은 배려를 제공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또한 단 한 시민의 행복이라도 그것이 국가의 그..

딸기네 책방 2007.06.22

너무 간단한 이라크의 역사

이라크의 역사공일주 (지은이) | 살림 | 2006-12-30 ‘살림지식총서’를 읽은 것은 처음인데, 이것만 그런지 다른 것들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엉성하다. 고유명사가 전혀 통일돼있지 않고 표기법도 제각각인데다가 문법상 맞지 않는 구절들도 그대로 들어가 있어서 편집자가 대체 존재하기나 했었는지 의심스럽다. 책 내용은, 작은 책 안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한 까닭에 어지간히 이라크 문제에 관심 갖고 있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면 이해하기가 좀 힘들 것 같다. 고유명사가 이렇게 줄줄이 나오는데 한국 독자들 귀에 익은 이름도 아니고, 그나마도 표기가 한 페이지 안에서조차 다르니. 너무 개괄적이어서 오히려 이해하기 힘들게 만들어놓은 것 아닐까. 저자인 요르단의 공일주 박사는 만나본 적이 있는데, 짧은 만남에..

딸기네 책방 2007.06.22

스피박의 대담 -마이너리티는 누구의 입을 통해 이야기하나

인도 캘커타에서 찍힌 소인 The Post-Colonial Critic 스피박의 대담 가야트리 스피박 (지은이) | 새러 하라쉼 (엮은이) | 이경순 (옮긴이) | 갈무리 스피박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 나와서 무모한 용기를 내어 주문했고, 꾸역꾸역 읽어치우긴 했는데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것도 같다가, 너무 어려운 소리들만 해서 또 하나도 이해를 못하겠다 싶기도 하다가... 번역도 너무 직역이어서 문장이 아주 꼬여있어서 나하고는 영 안 맞는 스타일의 책이었다. 그래도 생각하게 만드는 것들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나는 외국에 가서 ‘제3세계 여성 지식인’이 돼본 경험은 없지만 유추를 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 내가 마이너리티적인 요인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여성’이라는 점일 것이다...

딸기네 책방 2007.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