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880

전지구적 변환 -지구화를 다룬 최대의 역작

전지구적 변환 Global Transformations데이비드 헬드 | 앤터니 맥그루 | 데이비드 골드블라트 | 조너선 페라턴 (지은이) |조효제 (옮긴이) | 창비(창작과비평사) | 2002-12-02 책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몇 달 걸렸는지 기억도 안 난다. 익숙하지 않은 경제 용어들이 나오긴 하지만 책 내용이 난해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읽는 데에 그렇게 오래 걸린 것은, 책이 두껍기 때문이다. 무려 170쪽에 이르는 기나긴 부록과 주석, 찾아보기를 제외하더라도 710여 쪽 분량. 각종 표에 그래프에, 눈 아프게 만드는 장치들도 많다. 온갖 사료를 동원한 알찬 글 내용과 훌륭한 번역 덕에 머리 아프진 않았다. 지구화(글로벌라이제이션을 ‘지구화’로 번역했는데 통상 쓰이는 ‘세계화’와 개념..

딸기네 책방 2007.04.27

정치생태학 -전반적으로 공허하고 간혹 재미있는 책

정치생태학 Political Ecology: Global and Local (1998)데이비드 벨아미 (엮은이) | 정규호 (옮긴이) | 당대 | 2005-02-05 ‘정치경제학’에서 파생되어 나온 듯한 제목에서 보이듯, 통상의 ‘환경론자들’보다 더 ‘좌파적’인 관점에서 생태위기를 바라보고 대안을 모색한 책. 캐나다 학자들 위주로 되어있는 탓인지 캐나다 사례가 많은데, 좌파들 으레 그렇듯 붕 뜬 얘기가 없지 않았다. 옮긴이는 ‘생태적 상상력과 급진적 실천의 결합’이라고 추켜올렸는데 읽는 중간중간, 그리고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좌우 가르지 말고 구체적으로 알고 앞장서서 실천하는 것이 생태위기에 맞서는 방법 아닌가” 하는 것이다. 환경 위기는 글로벌 자본주의 때문이니깐 착취에 맞서는 것과 생태위기에 ..

딸기네 책방 2007.04.18

눈먼 시계공 -당연히 재미있다. 도킨스니까.

눈먼 시계공 The Blind Watchmaker (1986) | 사이언스 클래식 3리처드 도킨스 (지은이) | 이용철 (옮긴이) | 사이언스북스 | 2004-08-09 당연히 재미있다. 도킨스니까. 유머러스하면서 정곡을 콕콕 찌른다. 이 책은, 진화론을 비판하는 작자들이 하는 말이 왜 개소리인지를 까발리는 책이다(도킨스의 책에 대한 느낌은, 언제나 그렇듯이 ‘점잖은 말’로는 잘 표현이 되지 않는다. 도킨스는 대단히 인텔리전트하면서도 점잖지 않은 사람이니까). 자연선택은 점진적, 누적적인 과정이다. 어느날 갑자기 인간이 튀어나올수 있냐고, 박테리아가 어떻게 인간이 되냐고 묻는 ‘무식한 창조론자들’에게 도킨스는 점진성과 누적성을 무기로 반격을 가한다. 오랜 시간 점진적으로, 그리고 먼젓번 진화의 누적된 성..

진화하는 세계화- 동네마다 다른 '세계화', 구체적으로 보는 방법

Many Globalization (2002) 진화하는 세계화 타모츠 아오키 | 앤 번스타인 | 아르투로 폰테인 탈라베라 | 신-후앙 마이클 시아오| 제임스 데이비슨 헌터 | 한스프리트 켈너 | E. 푸앗 케이만 | 야노시 마차시 코바치 | 에르군 외츠부둔 | 한스-게오르그 쇠프너 | 툴라시 스리니바스 | 윤시앙 얀 | 조슈아 예이츠 (지은이) | 새뮤얼 헌팅턴 | 피터 L. 버거 (엮은이) | 김한영 (옮긴이) | 아이필드 | 2005-12-10 편저자 이름은 유명한데 제목은 어째 번역해 내는 출판사에서 꿔다붙인 것 같고 출판사도 통 모르는 곳이고 해서, 알라딘에서 이 책 보관함에 넣어놓고 몇 번을 클릭했다 놓았다 반복했다. 인터넷에서 잘 모른채 책 샀다가는 실패하는 수가 있기 때문에, 인터넷 서점 애..

딸기네 책방 2007.04.11

조지프 스티글리츠, '세계화와 그 불만'

세계화와 그 불만 Globalization and Its Discontents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은이) | 송철복 (옮긴이) | 세종연구원 | 2002-10-15 26세에 예일대 교수가 된 것을 시작으로 프린스턴, 옥스퍼드, 스탠퍼드 등등 미국과 영국의 ‘명문대’ 교수 자리를 돌았던 조지프 스티글리츠. 클린턴 때에는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냈고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정말 쟁쟁한 경력이지만, 스티글리츠는 어찌 보면 경제학자로서보다는 ‘IMF(국제통화기금) 비판가’로 더 평판이 높다. 세계은행 부총재 겸 수석 경제학자로서 스티글리츠가 주로 했던 일은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같은 금융시스템 문제에 대응했던 IMF의 조치를 비판하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 I..

딸기네 책방 2007.04.05

세계화의 윤리

세계화의 윤리 One World: The Ethics of Globalization (2002) 피터 싱어 (지은이) | 김희정 (옮긴이) | 아카넷 | 2003-12-30 국제뉴스를 다루다 보면 생기는 의문들이 있다. 인권, 윤리와 관련해 가장 큰 난제는 ‘개입’에 관한 것. 개입은 언제, 얼마만큼 필요하며 그 필요성은 누가 판단하는가. 두 번째, 지구 반대편 가난한 아이보다는 내 이웃을 도와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세계화의 윤리는 어떤 답변을 내줄 수 있는가. 보편적 인권이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 지구화된 시대에 ‘책임’은 어떻게 규정되고 지켜져야 하는가. 국제관계에서 윤리란 현실적, 실리적으로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되며, 특히 세계화 시대의 국제관계에서는 그 모든 맥락이 과거와 비교해 어떻게 달라지..

딸기네 책방 2007.03.31

빈곤의 종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제학자가 말하는 빈곤과의 싸움

빈곤의 종말 The End of Poverty: Economic Possibilities for Our Time (2005) 제프리 삭스 (지은이) | 김현구 (옮긴이) | 21세기북스(북이십일) | 2006-07-05 현존하는 인물 중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하버드대학교 최우등 졸업, 하버드대학교 최연소 정교수, 현재 프린스턴대학교 지구연구소 소장. 볼리비아 정부 자문위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자문위원을 지냈지만 미국과 IMF와 세계은행을 누구보다 비판하는 사람. “절대 빈곤은 없앨 수 있다, 그것이 부국의 책무이며 우리 시대 모든 사람의 의무이다”라고 외치는 사람.책 표지 앞날개에 제프리 삭스의 프로필과 흑백 사진이 나와 있다. 책의 편집이 깔끔한 것에 비해 사진..

딸기네 책방 2007.03.30

파티는 끝났다- 석유시대의 종말과 현대 문명의 미래

파티는 끝났다 The Party‘s Over: Oil, War and the Fate of Industrial Societies (2003, 2005)리처드 하인버그 (지은이) | 신현승 (옮긴이) | 시공사 | 2006-07-15 2003년 이라크전 앞뒤로 국제유가가 대략 배럴당 22~28달러였고, 사우디아라비아도 유가 밴드(적정가격대)를 25달러 정도로 잡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를 밝혔었다. 그러던 것이 이라크전 뒤에 배럴당 30달러대로 오르더니 40달러, 50달러, 60달러, 급기야 작년 재작년 70달러까지 갔다. 그동안 석유 위기를 경고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목소리를 높여도 들은체 만체 하던 세계가 화들짝 놀라 너나없이 석유 얘기를 하고 대체 에너지를 찾아야 하네, 재생가능 에너지로 가야 하네 소란..

딸기네 책방 2007.03.30

아메리칸 버티고 - 역겨운 명품 기행문

아메리칸 버티고 American Vertigo (2006)베르나르 앙리 레비 (지은이) | 김병욱 (옮긴이) | 황금부엉이 | 2006-12-25 1831년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미국 여행을 좇아 베르나르 앙리 레비가 애틀랜틱 먼슬리 후원으로 미국을 돌아다닌 뒤 생각나는 것들을 적었다. ‘유럽에서 태어나 유럽을 내리누르고 그러면서도 유럽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집나간 자식 미국’을 바라보는 유럽인의 시선이 책 전체에 깔려 있다. 저자 스스로 밝힌대로 책은 유럽인과 미국인 사이의 이야기이고, 양쪽의 차이와 관계와 변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모티브나 저자나, 구색 잘 갖춘, 명품지향 브랜드지향 기행문이다. 프랑스식 말장난 겸 말꼬기로 우아한 척 한껏 폼을 잡았다. 바락 오바마, 워렌 비티 등에 대한 인물..

딸기네 책방 2007.03.26

베네수엘라엔 뭔가가 있다

우고 차베스라는 인물, 보수적인 신문들에 나오는 것처럼 정말 ‘또라이’인가. 그렇게 또라이라면 영국의 ‘내놓은 좌파’ 켄 리빙스턴 런던 시장은 왜 차베스가 런던에 찾아오자 버선발로 환영하면서 차베스의 에너지 공급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던 걸까. 왜 남미에서는 차베스의 말발이 여기저기 먹히는 걸까. 볼리비아, 니카라과 등의 ‘좌파 대통령’들이 차베스와 나란히 어깨걸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그쪽 동네에서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보이는데 말이다. 차베스라는 사람에 대한 반응은, 요즘 들어선, 거의 카스트로 못잖게 갈리는 것 같다. 스스로 “예수와 카스트로가 나의 모델”이라 말하는 차베스, “이제는 21세기 새로운 사회주의 혁명의 시대”라면서 시간의 흐름을 거꾸로 돌리려는 듯 좌충우돌하는 이단..

딸기네 책방 2007.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