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한 세계를 탐구한다
요네자와 후미코, 다치바나 다카시. 배우철 옮김. 청어람미디어
다치바나의 시사비평 ‘멸망하는 국가’를 먼저 읽고, 꽤 괜찮다는 느낌과 함께 어쩐지 찝찝한 느낌 같은 게 좀 있다 하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냥 과학에 대한 것이다. 다치바나는 유명 저널리스트이고, 요네자와는 유명 과학자다. 특히 요네자와는 여성 과학자인데, 도쿄대 과학부에 여학생이 많지 않던 시절 공부를 시작해서 여성과학자의 대모처럼 돼 있는 인물인 모양이다.
책은 재미있었다. 원자가 불규칙하게 배열돼 있는 고체 혹은 그런 상태를 아몰퍼스 amorphous 라고 하는데 요네자와는 이 물질의 전문가다. 다치바나가 질문을 던지고 요네자와가 대답하는 방식을 통해 두 사람은 아몰퍼스와 현대 물리학, 현대 물리학과 현대의 과학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현대의 과학과 현대의 세상’ 혹은 ‘미래의 과학과 미래의 세상’쪽으로 좀더 이야기를 진행해나갔다면 더 좋았을지 모르지만.
책의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제목이 멋지다. 책이 부실하다는 것이 아니라, 랜덤한 세계라는 말 자체가, 저 두 사람의 대화에서는 좀 가려진, ‘미래의 과학과 미래의 세상’에 대한 시사점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전문적인 내용이 좀 많이 나오는데, 밑의 주(註)들만 읽어도 소득이 된다. 읽고 나서 다 까먹어서 문제지.
인상 깊었던 요네자와의 말 한 구절...
“유치원 시절부터 삼각형의 내각의 합 같은 문제를 풀어보았습니다. 기하학을 좋아해서 더 가르쳐달라고 어머니께 떼를 쓰곤 했지요.”
대단한 꼬맹이... 천재로 타고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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