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디아스포라 영화제에서 상영된 '오마르'를 봤다. 영화 한 편을 보기가 내겐 왜 그렇게 힘겨운지. 시간이 없거나 돈이 없어서;; 영화를 보지 못한다는 게 아니다. 나는 영화 한 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일'이 몹시 힘들고 부담스럽다. '진지한 영화'를 보고, 눈 앞에서 펼쳐지는 시각적 효과에 집중하고, 그 내용과 메시지를 곱씹는 일이 고되다. 영화보다 더 힘들고 무거운 현실이 넘쳐나는 판에... 라고 핑계를 대본다. 이 영화가 아랍영화제에서 상영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오마르'를 만났으니, 이 또한 '피할 수 없는 숙제'였던 것일까. 영화는 '장벽'에서부터 시작된다. 아마도 (끝났다고 하지만 끝나지 않은)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 속에,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어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