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20

[구정은의 '수상한 GPS']플로이드 사망에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 내는 아프리카

백인 경찰의 폭력에 숨진 미국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가 유엔에 미국 경찰의 인종차별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필로니스는 1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 인권이사회 긴급회의에서 화상 증언을 하며 “형이 숨지던 모습이 미국에서 경찰이 흑인을 다루는 방식”이라며 경찰의 흑인 살해와 폭력적인 시위 진압을 조사할 독립적인 위원회를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의 인종차별’을 인권이사회의 안건으로 부각시킨 것은 아프리카 국가들이었다. 지난달 25일 미국에서 플로이드가 숨지고 항의 시위가 일어나자 아프리카연합(AU)의 무사 파키 마하마트 의장은 29일 성명을 내고 인종주의 철폐를 촉구했다. 파키 의장은 성명에서 AU의 전신인 아프리카연합기구(OAU)의 1964년 결의안을 언급했다. ..

[월드피플]미세먼지 전문가 베이징 시장, '코로나19 시험대' 통과할까

천지닝(陳吉寧) 중국 베이징 시장(56)은 환경전문가다. 영국 런던 임페리얼컬리지에서 수학했고 퀸엘리자베스 공학상을 받은 과학자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칭화대 총장을 지냈다. 이후 리커창(李克强) 내각의 ‘최연소 장관’으로 생태환경부장을 지냈으며 2017년 베이징 시장에 발탁됐다. 대기오염이 경제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수준에 이르고 한국 등 이웃나라에서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수도 베이징 시장에 환경공학자를 배치, 중국 당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천 시장은 취임 뒤 실제 미세먼지를 줄이는 성과를 거뒀고, 극심한 오염에 시달리는 인도 등에서 ‘베이징 따라 배우기’ 움직임이 일어났다. 그런데 난데 없는 코로나19 때문에 천 시장이 정치적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지난 2월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후베이..

[구정은의 '수상한 GPS']미국 경찰은 정말로 흑인들을 많이 사살할까

미국에서 조지 플로이드에 이어 또다시 백인 경찰관에 의해 흑인이 숨지는 일이 일어났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지난 12일(현지시간)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레이샤드 브룩스(27) 사건은 진정되는 듯했던 항의시위에 기름을 부었다. 많은 이들은 ‘백인 경찰의 흑인 살해’가 미국의 구조적 인종차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경찰·사법제도 개혁을 요구한다. 반면 한쪽에선 ‘흑인들의 범죄가 실제로 더 많다’며 경찰시스템에 인종주의는 없다고 주장한다. 통계회사 스태티스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경찰에 사살된 백인은 370명, 흑인은 235명, 히스패닉은 158명이었다. 2017년 이후 경찰에 의한 전체 사망자 수는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미국 인구 중 백인이 76%이고 흑인이 13%인 것과 비교하면 불균형이 확실하다. 이에 대해..

[월드피플]"흑인 부모도 자식 걱정 않기를" 베이조스가 백인 고객에 보낸 답변

6.7 “나는 아들이 경찰에 목 졸려 숨질까 걱정하지 않는다. 흑인 부모들도 그럴까.” 세계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미국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구매자에게 한 말이다. 베이조스는 5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고객으로부터 이런 이메일을 받았다”며, 보낸 이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이메일 내용과 자신의 답변을 공유했다. 아마존 구매자라는 이 발신인은 메일에 “수백만 명에게 서비스를 공급하는 당신의 회사가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는 구호를 내건 것은 내게는 매우 공격적인 일”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문구를 대문자로 강조해 적었다.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 눌려 질식사한 뒤 미국 전역..

[구정은의 '수상한 GPS']식량가격 떨어졌는데 유엔은 왜 '코로나19 식량위기' 걱정할까

공중보건 비상사태 다음은 ‘식량 비상사태’가 오는 것일까.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8일 ‘50년 만의 최악 식량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식량 부족 사태에 대한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다. 세계 식량가격은 코로나19 때문에 급락했지만 수급 차질 때문에 올해 안에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유엔은 코로나19로 세계에서 극빈곤층이 5000만명 늘어날 것으로 본다. 5세 이하 아이들 다섯 명 중 한 명은 성장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막시모 토레로 수석경제학자는 최근 영국 가디언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봉쇄로 사람들이 추수하고 식량을 사고팔 수 없게 됐다면서 “세계 식량 시스템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 열릴 식량정상회의를 ..

시진핑 국빈방문 기다리던 아베, 뒤늦게 "G7 홍콩 성명 일본이 주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주요 7개국(G7)의 홍콩 관련 성명을 일본이 주도하고 싶다고 밝히자 중국이 발끈했다. 아베 총리는 10일 의회에서 “G7은 국제사회의 여론을 이끌 임무가 있으며, 일본이 홍콩의 일국양제에 대한 성명 발표를 주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러자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미 일본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며 홍콩보안법은 “중국의 내정에 속하는 것으로 어떤 나라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일본을 향해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준칙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일본은 지난달 28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보안법 제정을 결정하자 성명을 내고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고, 쿵쉬안유(孔鉉佑) 주일 ..

34년만에 결론 없이 ‘수사종결’된 올로프 팔메 스웨덴 총리 암살사건  

1986년 2월 28일 스웨덴 스톡홀롬. 도심의 극장에서 부인, 아들과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던 남성에게 등 뒤에서 누군가가 총격을 가했다. 남성은 총을 맞고 쓰러져 사망했다. 숱한 용의자가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골목길로 도주한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이 사건은 스웨덴 뿐 아니라 세계를 뒤흔들었다. 숨진 사람이 당시 스웨덴 총리였던 올로프 팔메였기 때문이다. 총리가 경호원도 없이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며 도심을 돌아다닐 수 있을만큼 평화로운 나라였던 스웨덴의 이미지는 뿌리 째 흔들렸다. 그 후 34년이 지나도록 ‘누가 팔메를 살해했나’는 스웨덴의 미스터리였다. 사회민주당 소속의 팔메 총리는 정치인생 내내 ‘평등’을 외쳤고, 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부의 개입에 적극적이었고, 소외..

[구정은의 '수상한 GPS']미군 빼내 폴란드로? '기지국가 독일'과 트럼프 정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독일 주둔 미군을 대거 감축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을 압박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방침에 독일 측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 미국 내에서 오히려 반발이 나오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독일 주둔 미군을 감축하라는 지시가 미 국방부에는 전달되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앞서 5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트럼프 정부가 “독일 내 미군 규모의 상한선을 2만5000명으로 정하고, 현재 3만4500명인 미군 병력을 9월까지 9500명 줄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측근’ 마크 밀리 합참의장과 이 문제를 논의한 뒤 이런 방침을 담은 메모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잇단 보도들을 보면 국방부와 긴밀히 의..

[정동길에서] 바이러스는 인종주의자가 아니다

미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을 계기로 항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폭력사태로 나아가면 어쩌나 했는데 플로이드의 추도식을 거치며 분위기는 한결 차분해졌고, 동시에 인종주의에 대한 고민들은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 몇 년에 한번씩 이렇게 미국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을 살해하고 흑인들의 시위가 일어나곤 한다. 갈등이 몹시 격화됐던 2014년 ‘퍼거슨 사태’ 때나 지금이나 미국은 달라진 게 뭐가 있나 싶지만, 현지 언론들로 전해지는 소식만 보자면 이번에는 곧바로 구조적·제도적 인종주의 이야기가 나오고 경찰 개혁이 논의되는 모양이다. 인종주의에 항의하는 시위는 다른 나라들로도 퍼졌다. 미국 흑인들에게 연대를 표명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짊어져야 했을 그들만의 고통을 상상하게 된다. 시크시카잇시타피. 영..

[뉴스 깊이보기]마약갱들의 살인극과 멕시코의 '신자유주의' 논쟁

마약갱과 신자유주의는 관계가 있을까, 없을까. 멕시코에서 때아닌 ‘신자유주의 논쟁’이 벌어졌다. 발단은 지난 6일(현지시간) 과나후아토 주의 이라푸아토에서 벌어진 살인극이었다. 마약갱들이 마약중독자 재활센터를 공격해 10명을 살해하는 등, 주말 내내 이 지역에서 34명이 폭력사태로 목숨을 잃었다. 과나후아토는 최근 몇 년 새 외국 자동차공장들이 대거 들어서면서 멕시코 중부의 공업생산 기지가 되고 있다. 하지만 공장들이 늘어나고 돈이 몰리는 것과 함께 마약갱 조직들도 기승을 부린다.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이라는 이름의 전국 조직과, 지역을 기반으로 한 산타로사 데 리마 조직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논쟁이 벌어진 것은 주말 살인극이 벌어진 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