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61

이집트 군부 키우고 쿠데타 묵인한 미국의 ‘원죄’

이집트 군부쿠데타를 사실상 묵인,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미국이 이집트와의 합동군사훈련을 취소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이집트 군부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전례없이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오바마는 이날 휴가지인 매사추세츠주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특별성명을 발표, “이집트 폭력사태를 강력 규탄한다”면서 “이집트는 더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다음달 실시될 예정이던 이집트와의 정례 합동군사훈련 ‘브라이트 스타(Bright Star)’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집트 군부와 민주적인 정권 이양을 위해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정부가 지난달 초 벌어진 이집트의 모함마드 무르시 정권 축출..

간디 손자 "네루는 지금의 인도를 수치스러워했을 것"

“네루가 지금의 인도를 봤다면, 탐욕과 부패를 몹시 수치스러워했을 것이다.”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였던 마하트마 간디의 손자인 고팔크리슈나 간디(67)가 15일 인도 일간지 ‘더힌두’에 정치권의 부패를 통탄하는 기고를 실었다. 8월 15일은 한국 뿐 아니라 인도에게도 영국 식민통치로부터 벗어난 독립 기념일이다. 고팔크리슈나는 독립된 인도의 초대 총리를 맡은 자와할랄 네루가 1947년 이 날 뉴델리의 랄킬라(붉은 궁전) 앞에서 국민들에게 연설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만일 네루가 지금 레드포트 앞에 서서 다시 연설한다면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며 질타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하트마 간디의 손자 고팔 크리슈나. 사진 www.topnews.in 그는 이 기고에서 네루의 연설을 패러디한 ‘2013년의 가상 ..

삼성, ‘브라질 공장 노동자 혹사’ 1200억원 소송 당해

삼성전자가 브라질의 아마존에 있는 공장에서 노동자들을 혹사시킨 혐의로 1200억원의 거액 소송을 당했다.BBC방송, AFP통신 등은 브라질 당국이 내륙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의 삼성전자 공장이 노동법을 위반했다며 노동자들에게 2억5000만헤알(약 1200억원)을 배상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삼성전자 마나우스 공장. 사진 http://reporterbrasil.org.br 노동고용부의 요청에 따라 마나우스 공장을 조사한 검찰은 지난 9일 제출한 기소장에서 삼성전자가 “조립라인에서 무리한 작업 속도를 요구해 노동자들을 건강 상의 위험에 빠뜨렸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배상으로 2억5000만헤알의 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검찰은 노동자들이 휴대전화 1개를 32초에, TV세트 한 대를 6..

[공감] 버리는 것들, 버려지는 곳들

요즘 내 관심사는 ‘쓰레기들’이다. 쓰레기라 하니 너무 험하고 지저분한 느낌이 들지만 ‘남겨지고 버려진 것들’은 생각보다 그렇게 험하지 않다. 지금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이 버려지고 잊히는지 구글링을 해보고, 이미지들을 보며 그것들이 ‘살아 있던 시절’을 상상한다. 날마다 내가 버리는 것들에 대한 느낌이 색다르면서도 서글프게 다가온다. 어느 틈에 그것이 취미 아닌 취미가 됐다. 주로 서핑하는 것들은 이를테면 버려진 물건들, 자동차들, 배들, 집들, 빌딩들, 테마파크들, 무덤들, 항구들, 유적들, 도시들 같은 것들이다. 그 중 인상적인 것은 우리가 지구의 이곳저곳에 버리고 있는 전자쓰레기의 이미지들이다. 키보드 더미, 컴퓨터 메인보드 더미, CD 더미들이 꼭 설치미술 작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독성 ..

페트병 전구, 깡통 라디오, 항아리 냉장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현대의 에디슨들

대낮에도 어두운 슬럼가의 판잣집. 전기가 들어오지 않거나, 전기요금 낼 돈도 없는 빈민촌이 환하게 밝아진다. 전기가 아닌 햇빛으로 반짝이는 물병, 1.5ℓ짜리 페트병으로 만든 등불이다. 최소한 낮동안이라도 천정을 뚫고 박아넣은 물이 든 페트병을 통해 햇빛을 끌어들일 수 있다. 이 간단한 페트병은 각도를 잘 맞춰 설치하면 55와트 전구 만큼의 빛을 낸다. 전기요금도 필요없고 제작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데다 한번 설치하면 5년은 간다. 이 장치의 아이디어를 낸 것은 브라질의 기술자 알프레두 모세르였다. 정전이 잦은 브라질에서, 더군다나 대도시 곳곳에 넘쳐나는 판잣집에서 지붕을 살짝 뚫고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자연광 전구를 2002년 개발한 것이다. 지붕에 요렇게 물병을 박아넣으면 실내는 이렇게 빛이 들어오고 ..

'떠다니는 전장', 항공모함 경쟁

인도 남부 케랄라주의 코치 항에서 12일 인도가 자체 기술로 제작한 첫 항공모함인 비크란트호 진수식이 열렸다. NDTV 등 인도 언론들은 “축구장 2배 크기의 갑판을 가진 이 배가 완성됨으로써 인도는 항모를 설계하고 만들 수 있는 선택받은 나라들의 클럽에 들어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진수식에서는 갑판 위 활주로에서 스키점프 등 축하 이벤트들이 열렸다. 비크란트는 길이 260m, 폭 60m, 배수량 3만7500t 규모다. 인도 해군은 미그29K 등 전투기 25~36대를 탑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보유한 10만톤급 항모들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지만, 1960년대 영국산 중고를 사들이는 것으로 시작해 오랫동안 자체 항모제작을 꿈꿔온 인도 입장에선 숙원 사업이 이뤄진 셈이다. 인도는 이 배를 반드는 데 5..

불교도들의 무슬림 공격, '종교충돌'에 휩싸인 아시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시내 중심가에 있는 이슬람 사원을 10일 불교도들이 습격해 5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불교도들은 주변 집들을 불태우며 사원을 찾은 무슬림들을 공격했다. 당국은 충돌이 거세질까 우려해 사원 주변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스리랑카에서 이슬람에 대한 불교도들의 공격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불교 승려들이 이 모스크를 다른 곳으로 옮기라며 시위를 한 적이 있었고, 한 승려가 육식을 금하는 불교 계율을 들며 이슬람식 도축에 항의하는 분신자살을 하기도 했다. 스리랑카는 인구 2000만명 중 4분의3이 싱할리족이고, 그들 대부분이 불교도다. 아시아 곳곳에서 불교도들이 무슬림을 공격하는 신종 ‘종교 간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자비와 화해, 명상과 생명존중을 가치로 내걸고 있는 불교가..

플랜테이션의 역습... 아시아 곳곳 '물 부족'

데칸 고원 서부에 있는 마하라슈트라는 인도에서 세 번째 큰 주다. 사탕수수와 목화 재배지로 유명한 이 지역에서 지난 4월 농작물이 비틀리고 사탕수수에서 신맛이 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마하라슈트라는 올 들어 1972년 이래 최악의 물 부족을 겪었다. 극심한 가뭄이 이 일대를 초토화시킨 것도 아닌데 강물이 줄고 땅이 말랐다. 사태를 악화시킨 것은 역설적으로 주민들의 목숨줄인 사탕수수 자체였다. 사탕수수는 다른 작물보다 15~20배나 물을 더 필요로 한다. 목화도 마찬가지로 지질에 미치는 ‘물 스트레스’ 정도가 높은 작물이다. 하지만 대지주들 대부분이 환금작물을 키우는 플랜테이션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땅 없는 가난한 소작농들은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 인도의 대표적인 농업지역인데도 먹을거리 생산은..

스티븐 로런스와 짐머먼 사건, '제도적 인종주의'

스티븐 로런스는 18세의 흑인 학생이었는데, 1993년 4월 22일 저녁 영국 런던 남부 엘덤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백인 젊은이 5명에게 흉기로 찔려 숨졌다. 경찰은 범인들을 모두 붙잡았지만 아무도 기소하지 않았다. 나중에 기소가 됐지만 2명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다. 로런스의 죽음은 영국에서 인종차별을 둘러싼 논란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오랜 기간 식민지를 운용하고 그 결과 수많은 유색인종을 국민으로 받아들이게 된 영국에서, 인종차별은 해묵은 주제였다. 영국은 전세계에 흑인 ‘노예’들을 퍼뜨린 주범이지만 동시에 인종차별이나 노예 매매를 옛 열강 중 가장 먼저 종식시킨 나라라는 자부심 또한 갖고 있었다. 로런스 사건은 식민통치가 끝난 지 반세기도 더 지나 벌어진 일이었기에 영국 사회에서 큰 파장을 ..

백혈병 어린이 도우려 삭발한 부시 전 미국대통령

백혈병에 걸린 아이를 위해 삭발을 한 전직 대통령, 이를 트위터에 소개하며 전임자에게 찬사를 보내는 전직 대통령, 숱한 위험 속에서 세계의 분쟁지역을 찾아다니며 평화를 설파하는 전직 대통령. 숨겨둔 재산 때문에 수색당하는 한국의 전직 대통령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미국 전직 대통령들의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는 머리카락을 모두 밀어버린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89)이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이 일제히 실렸다. 아이의 이름은 패트릭, 두살배기 사내아이인데 역시 머리카락이 없다. 부시 전대통령 경호원의 아들인데 백혈병을 앓고 있다. 패트릭의 부모는 병에 걸린 아들의 치료비를 모금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사연을 들은 부시는 패트릭처럼 삭발을 하고 모금운동을 돕기 위해 나섰다. ..